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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반기문 유엔총장 사실상 확정2006-10-10
작성자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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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이 9일 유엔 사무총장에 단일 후보로 추천됐다. 북한의 핵실험 강행으로 세계가 어수선한 이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전체회의를 열고 만장일치로 반 장관을 별도의 표결 절차 없이 코피 아난 총장 후임에 공식 확정한 뒤 총회에 추천했다. 형식적 절차인 총회 결의를 거치면 반 장관은 내년 1월부터 정식 임기에 들어간다.

반 장관 개인은 물론 한국의 영광이긴 하지만 북한이 핵 불장난을 계속하는 한 분단국 출신 유엔 사무총장의 길이 순탄치만은 않을 전망이다. 당장 북한이 하필이면 반 장관의 후보 선출이 확실시되는 날을 기해 핵실험을 강행한 배경에도 꺼림칙한 그림자가 보이지 않는 게 아니다. 지난 3일 북한이 핵실험 계획을 발표할 때도 공교롭게 유엔 안보리가 반 장관을 4차 예비투표를 통해 반대자 없는 압도적 지지를 보였던 것이다. 이는 북한이 반 장관의 유엔 진출 시기와 맞물려 국제적 관심을 끌려는 의도라는 게 안보리 의장국인 오시마 겐조 일본 유엔대사 등 일부 외교관들의 진단이기도 하다.

시작부터 반 장관의 여로가 만만치 않아 보이는 것이다. 그러나 그만치 해볼 만한 자리임에 틀림없다. 반 장관 개인 꿈이 고교 시절부터 외교관이었고 그 꿈이 한국의 외교부 수장을 넘어 국제 무대인 유엔 사무총장에까지 뻗쳐갔다면 한 인생으로서 부족함이 없게 된 셈이다. 이제 누구 눈치 보고 구부정한 자세로 분명치 않은 전형적 외교관의 모습은 탈피하고 그야말로 세계 평화와 분단국인 한국의 안보위기를 치유하는 데 앞장서야 한다.

초강대국 미국이 주도하는 팍스 아메리카나 시대가 앞으로 몇십년 간 계속된다면 이들의 비위를 구태여 거스를 이유도 없지만 세계가 한마당으로 좁아지는 처지에 다른 선진국, 개도국들의 의견을 집약, 미국과의 호혜관계를 유지시키는 역할에도 소홀해선 안 된다. 무엇보다 그 동안 소원해진 한미동맹 관계를 유엔 사무총장 입장에서 조율하고 복원하는 데 총력으로 나서기 바란다.

어차피 임기가 연임 포함해 10년까지 가능하다면 노무현 정권과 내년 들어설 새 정권의 눈치 볼 이유가 없다. 미국의 조야를 달래 전시작전통제권 환수 문제 등을 완화하고 한ㆍ미 FTA 체결 등 경제적 유대관계를 강화, 북한의 핵위협을 사전 차단하는 일에 적극 기여해야 할 것이다.


출처 : 헤럴드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