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부장님... 지금요? 여보, 나오라는데…”
지루한 회의 도중 휴대폰이 울리면 반갑다. 괴로운 자리를 잠시라도 혹은 핑계를 대고 아예 빠져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미국의 뉴욕대 대학원생 제니 차우드허리와 코리 포시스가 만든 인터넷 서비스가 ‘가짜 전화 걸어주기’다.
이들의 웹사이트(www.popularitydialer.com)에서 신청하면, 몇시 몇분까지 정확히 원하는 시각에 내 전화기가 울린다. 그리고 저쪽에서 녹음된 소리가 나온다. “여보세요? 잘 지내? 잘 안 들려, 좀 크게 말해봐. 오늘 저녁 어때?” 운운. 한 사람이 말할 수 있는 흔한 통화 내용을 녹음해 놓았다.
‘가짜 전화 걸어주기’ 서비스가 인기라고 보스턴닷컴을 비롯한 외신들이 7일 전했다. 심지어는 단순히 전화가 많이 걸려올 정도로 ‘인기가 있다고 보이기 위해’ 이 가짜 전화를 신청하는 사람들도 꽤 있단다.
가짜 전화의 통화내용은 다섯 가지. “오늘 저녁에 다들 모이기로 했다. 너도 올 거냐”라는 내용이 남녀 목소리로 하나씩이고, “지금 빨리 사무실로 오라”는 직장 상사 목소리, “50달러만 빌려달라”는 조카 전화 등에서 고를 수 있다.
공짜로 걸어주는 전화지만, 원하는 이는 2달러 이상의 기부를 할 수 있다. 운영비 때문에 한 사람당 다섯 통까지만 신청 가능하다. 더 이상 사용을 원하면 자신들과 접촉하라고 되어 있다. 미국 전화번호만 된다. 이들은 홈페이지에서 “세계 전역에 서비스하고 싶다”고 밝히고 있다.
출처 : 조선일보 한현우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