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임 성격.진로 놓고 해석 분분
차기 대권주자중 한명인 고 건(高 建) 전 총리가 이끄는 활동조직인 ‘희망한국 국민연대’(희망연대)가 마침내 닻을 올렸다.
고 전총리는 28일 오후 대한상공회의소에서 ‘희망을 찾아서 국민 속으로’라는 캐치프레이즈를 걸고 발기인 총회를 열어 희망연대를 공식 출범시켰다.
총회에는 고 전 총리, 김수규(金守圭.전 서울YMCA 회장), 양현수(梁鉉洙.충남대 총장), 이영란(李榮蘭.숙대 교수), 이종훈(전 경실련 대표) 공동대표와 정세현(丁世鉉) 전 통일장관, 고장곤 전 제주대총장, 권동일 서울대 교수, 정희자 전 여성벤처협회장, 소설가 박범신씨 등 106명의 발기인 등이 참석했다.
희망연대는 창립취지문에서 “국민이 나서야 고장난 정치 시스템이 고쳐진다”며 “정치의 소비자이며 민주주의의 주권자인 국민이 나설 수밖에 없다”고 밝히고 “국민 스스로 자신들 속에서 희망의 불씨를 찾고 서로 연대해서 희망과 소통을 담보하는 새 정치(시스템)을 대의자들에게 항상, 당당하게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희망연대는 또 ▲중장기적 비전 도출을 위한 ‘희망한국 의제21’ ▲현장방문조사를 통해 제도적 장치를 토의하는 ‘희망한국 현장교실’ ▲국민이 자유롭게 의견을 개진하는 ‘희망한국 토론광장’ 등 3개 사업계획을 확정했다.
고 전 총리는 총회에 앞서 창립준비위원들과 함께 경기도 남양주시에 있는 다산(茶山) 정약용 선생 유적지를 찾아 다산 묘소를 참배하고 다산정신에 의한 실사구시 개혁을 천명했다.
행사 주최측은 이날 출범한 희망연대에 대해 정치권이 예상해온 정당의 전단계인 정치결사체가 아닌 순수한 시민운동 단체로 성격을 규정했다.
이종훈 공동대표는 이날 오전 KBS 라디오에 출연, “우리는 순수 시민운동 통해 국민의 삶을 밝게 하기 위한 시민운동을 하려한다”며 “지금까지 시민운동도 시민운동가가 하는데, 이번 경우는 시민속으로 들어가서 시민들의 희망을 찾는 상향식 희망운동을 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이 공동대표는 “정치인과 정당인은 완전히 (발기인) 참여를 배제했다”고 밝히고, 고 전총리의 대권도전 행보와 관련해서는 “앞으로 그렇게 한다면 정치인과 정치결사체를 통해서 할 것”이라며 “희망연대는 그것과는 무관하다”며 선을 그었다.
그러나 희망연대의 성격과 향후 진로에 대해 정치권에서 분분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일단 고 전총리서는 새로운 정치 패러다임을 구축하는 대선후보의 이미지를 꾀하기 위해 현실 정치와는 일정한 거리를 둔 시민운동을 전략적으로 택했다는 분석이다.
즉 경제적 비전을 제시하는 싱크탱크 격인 ‘미래와 경제’와 정치개혁을 주도하는 시민운동단체인 ‘희망연대’를 양대 축으로 삼아 본격 대권행보를 위한 사전 정지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정계개편 논의가 본격화되는 시점에서는 또다른 정치적 결사체를 구성할 개연성이 높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그러나 당장 유력 정치인을 끌어들이기 어려운 내외적 여건 탓에 일단 시민운동 단체로 출범시켰지만 대선국면에서는 모임의 성격이 변할 여지가 크다는 해석도 함께 나오고 있다.
이 모임이 정치적 편향성이 옅은 결사체라는 점을 부각시켜 추후 정계개편 과정에서 다양한 성향의 정파들을 끌어들이는 매개고리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이종훈 대표는 “정치적 문제는 고 전총리가 스스로 판단할 문제”라고말하면서도 “정계개편이 그렇게 쉽게 빨리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출처 : 서울=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