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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30대 가장 자살, “마음 잡아도 눈앞엔 베팅머신이…”2006-08-17
작성자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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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세 보증금 날리고 1억 사채 빚 30대 가장 자살
“중독된 내 자신 싫어…성인오락실 없애야” 유서

결국 자멸하고 마는 제가 너무도 싫고 원망스럽습니다. 하지만 나를 이렇게까지 만든 이 세상의 모든 성인오락실은 없어져야 할 것입니다.”
성인오락에 중독돼 1억여원의 빚을 지고 고민하던 30대 가장이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서 남긴 유서 내용이다.

지난 13일 오전 10시께 부산 동래구 금정산 기슭에서 손아무개(38·노동)씨가 나무에 목을 매 숨져 있는 것을 등산객 박아무개(51)씨가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손씨는 지난 11일 새벽 5시40분께 “일하러 간다”며 집을 나간 뒤 연락이 끊긴 상태였다.

경찰은 손씨 부인이 사용하는 가계부에서 손씨가 가족에게 남긴 3장 분량의 유서를 발견했다. 유서에는 “몇 번이나 다시 설 수 있도록 가족들이 도와줬는데 결국 자멸하고 마는 내 스스로가 너무도 원망스럽다”며 “이 세상의 모든 성인오락실은 없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손씨 부인은 “남편이 몇해전부터 시간날 때마다 성인오락실을 출입했는데, 이 때문에 카드빚을 졌고, 나중에는 카드를 돌려막다 못해 사채까지 끌어 썼다”며 “결국은 이자가 불어나 빚이 1억원 정도까지 되면서 신용불량자가 됐으며, 빚을 갚을 길이 없어 고민하고 있었다”고 경찰에서 진술했다.

대구에서 살며 성인오락에 빠져 1억여원의 빚을 졌던 손씨는 성인오락에서 손을 끊고 새 출발을 하고자 4년 전 처가가 있는 부산으로 이사를 했다. 그는 처남 권아무개(37)씨와 함께 공사장에서 일을 하며 제2의 인생을 살기 시작했다고 한다. 하지만 부산에서 산 지 2년 만에 다시 성인오락실을 출입하게 됐다. 올 초부터는 자려고 누우면 천장에서 성인오락기가 돌아가는 모습이 보이고, 술만 마시면 자신도 모르게 성인오락실을 찾아가는 등 ‘성인오락 중독’ 증세까지 보였다.

성인오락실을 매일 가다시피하며 월 200만원 정도의 급여를 몽땅 오락실에 털어 넣었고, 월셋방 보증금까지 빼내 오락실을 찾았다. 출근한다며 집을 나가 곧바로 오락실로 가는 일도 잦았다. 주변 사람들이 타이르고 꾸짖기도 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처남 권씨는 “집을 나가기 전날 밤 함께 술을 마시며 다시 마음을 가다듬어 열심히 살라고 타일렀고, 본인도 다시는 오락실에 가지 않겠다고 다짐했는데, 결국은 성인오락의 유혹을 이길 자신이 없었던 것 같다”며 안타까워했다.

경찰은 손씨가 불어나는 빚을 감당하지 못하는데다 성인오락의 유혹을 끊지 못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손씨가 빚을 지게 된 경위와 규모 등 정확한 사망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출처 : 한계레 부산/최상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