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이하 한국시간) 토고전 2:1역전승에 이어 19일 프랑스전 짜릿한 1:1 무승부까지.
후반전의 명장 아드보카트 감독은 패색이 짙었던 경기를 후반들어 극적인 무승부로 되돌린 공을 태극전사들에게 돌렸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19일 라이프치히 첸트랄 슈타디온에서 벌어진 한국-프랑전을 1-1로 마친 뒤 컨퍼런스룸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전반 실점에도 불구하고 결코 포기하지 않고 끝내 동점골을 뽑아낸 우리 팀 선수들이 자랑스럽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또 "세개 최고의 팀 가운데 하나인 프랑스와 비긴 것에 만족하며 강팀을 상대로 좋은 결과를 얻어 기쁘다"고 드라마같은 무승부를 이끌어낸 것에 대한 소감을 밝혔다. 그는 "전반에 프랑스의 개인기와 압박에 밀려 고전을 했는데 후반부터 공격이 좋아지고 경기를 컨트롤하기 시작하면서 비길 수 있었다"며 "조 1위를 유지할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오늘은 무승부에 대해 조금쯤 스스로 축하를 하겠지만 내일부터는 이를 잠시 접어둔 채 24일 스위스전을 준비할 것"이라며 16강 진출에 대한 의지를 불태웠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이어 "2002년 4강 신화를 재현할 자신이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 우리는 매 경기마다 기회를 만들고 있으며 이를 위해 토고전과 프랑스전처럼 스위스전도 중요한 경기가 될 것"이라고 밝혀 완곡하게 자신의 야심을 내비쳤다.
외국 언론, 한국 무승부에 경탄!
'한국이 우승후보 프랑스와 극적으로 비겼다' 해외 통신사들과 세계 유수 언론들이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이 19일 열린 G조 조별리그 2차전에서 독일월드컵 우승 후보 프랑스와 1-1로 비기자 한결같이 극적인 무승부였다며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프랑스 통신사인 AFP를 비롯한 외신들은 한국이 박지성의 극적인 동점골로 `멋진' 무승부를 기록하며, 16강 진출에 한 발 다가섰다고 보도했다.
AFP는 `한국, 프랑스와 극적 무승부를 낚다'란 제목의 기사에서 한국이 `더듬거 리는' 프랑스와 G조 예선 경기에서 `영웅적인' 1-1 무승부를 엮어내고 16강 진출 에 한걸음 다가섰다고 전했다.
AP통신은 박지성이 경기 81분만에 동점골을 넣어 한국이 프랑스와 무승부를 이루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며 박지성의 득점 상황을 자세히 설명했다.
로이터통신은 프랑스가 한국과의 경기에서 오랜 월드컵 골 가뭄을 끝내고 선제 골을 얻었으나 `불굴의(dogged)' 한국팀은 박지성의 득점으로 무승부를 일궈냈다고 보도했다.
외신들은 한국이 이날 어느 때보다도 활력이 있었으나 1차전 상대인 토고보다 훨씬 어려운 상대인 프랑스를 맞아 세련미가 떨어지고 위력적이지 못한 경기를 펼 친 반면, 프랑스는 스위스와의 1차전 때보다 생기있고 공격적인 면모를 보였다고 평가했다.
반면 한국에 패한 프랑스 언론들은 이날 무승부에 대해 강한 아쉬움을 나타냈다.
프랑스 유력 스포츠 전문매체 '스포츠24'는 "티에리 앙리(29.아스날)의 선제골 에도 마지막 10분을 버티지 못했다"면서 "프랑스에 이날 경기는 상당히 '꼬인' 게임"이라고 전했다.
'르 피가로'도 "앙리의 선제골에도 마지막 10분을 버티지 못하고 '레 블뢰'가 무너졌다"면서 "프랑스의 앞길이 점점 안개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고 말했다.
'르 피가로'는 이어 "후반에 투입된 프랑크 리베리(23.올랭피크 드 마르세유)도 몇 차례 찬스를 맞았지만 이를 살리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개최국 독일 언론은 한국이 프랑스가 마땅히 거둬야 했던 승리를 마지막 순간에 망쳐놨다고 평가했다.
독일 일간지 디 벨트는 프랑스는 우승후 8년만에 처음으로 골을 터뜨리는 등 스위스와의 1차전에서보다 선전했고, 앙리와 말루다를 투톱으로 지속적으로 골 기회를 얻어내는 등 경기를 시종일관 이끌었다고 말했다.
한국 대표팀은 하지만 후반전에 유일하게 온 득점 기회에 박지성이 슛을 성공시켜 프랑스와 비기는 행운을 안았다고 신문은 말했다.
특히 박지성의 플레이에 대해 영국의 스포츠전문 웹사이트인 '스카이스포츠'는 박지성에게 한국대표팀 선수 가운데 최고인 평점 7점을 매겼고 영국의 공영방송 BBC 인터넷판도 팬들의 의견을 받아 조사한 결과 박지성이 양팀 선수 중 최고 점수인 8.81점을 받았다고 전했다.
프랑스에 선제골을 안긴 스트라이커 티에리 앙리는 7.94점을 얻었다고 BBC는 덧붙였다.
일본 언론도 일본 축구대표팀이 하루 앞서 열린 F조 조별리그 2차전에서 크로아티아와 0-0으로 승부를 가리지 못한 반면 한국이 강호 프랑스와 무승부를 기록하자 놀랍다는 반응을 나타냈다.
일본의 유력지인 '요미우리'는 '한국, 집념의 동점골..프랑스와 무승부'라는 제하로 "프랑스는 초반부터 우위를 점했지만 한국이 후반에 활발히 패스를 하고 크로스를 올린 끝에 동점을 만들었다"고 전하며 특히 박지성의 활약상을 비중있게 다뤘다.
일본 최대 스포츠지 중 하나인 '닛칸스포츠'도 "한국이 우승후보 프랑스와 극적으로 비기면서 승점 1점을 추가했다"면서 "19일 스위스-토고전이 있지만 한국은 G조에서 1위 자리를 지켰다"고 은근히 부러움을 나타냈다.
한편 이날 경기 전반 31분 프랑스 파트리크 비에라가 날린 헤딩슛을 한국 골키퍼 이운재가 쳐낸 것에 대해 심판이 '노골'로 선언한 것에 대해서는 외국 언론도오심 논란을 제기했다.
로이터통신은 이번 판정을 두고 "레몽 도메네크 프랑스 월드컵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비에라의 헤딩슛에 대한 판정에 몹시 화났다"고 라이프치히발로 보도했 다.
프랑스 스포츠 전문매체 '스포츠24'도 앙리의 말을 인용, "파트리크가 날린 헤딩슛은 최소 골라인에서 골대 안쪽으로 들어간 것이 확실하다"면서 "만약 그 골이 인정돼 2-0으로 앞서 갔다면 이날 경기는 완전히 다른 경기가 됐을 것"이라고 강하게 불만을 표출했다.
독일 일간지 디 벨트도 이운재는 비에라의 헤딩슛이 골 라인 안으로 들어간 뒤에야 쳐냈으나 심판은 이 골을 프랑스의 득점으로 인정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출처: 라이프치히=CBS월드컵특별취재팀 정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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