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월드컵 출전 52년만에 첫 원정경기 승리'
'새 역사를 창조 중'
대한민국이 오랜 시간을 기다려온 토고와의 월드컵 본선 첫 경기에서 고대했던 승리를 쟁취했다. 한국은 13일 밤 10시(한국 시간), 프랑크푸르트에서 펼쳐진 토고와의 `FIFA월드컵 독일 2006` G조 1차전 경기에서 2-1의 짜릿한 역전승을 기록하며 승점 3점을 얻었다.
전반 31분에 모하메드 카데르 쿠바자에게 선제골을 내준 한국은 후반 9분에 이천수의 프리킥과 27분에 안정환의 중거리슛이 연이어 시원하게 골망을 흔들었다. 결승골의 주인공 안정환은 이날 FIFA기술연구그룹으로 부터 최우수 선수로 선정되기도 했고, 이천수 역시 화려한 프리킥으로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하지만 한국 축구의 승리를 온몸으로 이끌어낸 것은 `습격자` 박지성(25·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었다. 박지성은 이날 비록 공격포인트를 기록하지는 못했지만 그가 없이 한국 축구의 승리를 존재할 수 없다고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결정적이며 절대적인 활약을 펼쳤다.
그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도 지난 2005/2006 시즌에 1골 6어시스트로 다소 저조한 공격포인트를 보였지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팬들은 그가 있는 경기와 없는 경기가 보이는 현격한 차이에 대해 잘알고 있다.
스타선수가 즐비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보다 한국에서 박지성이 차지하는 비중은 더욱 크다. 히딩크 감독은 박지성이 한국축구 전력의 50%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그리고 박지성은 이날 히딩크 감독의 말이 과장이 아니었음을 증명했다.
한국의 공격은 박지성을 거쳐서 박지성의 발끝에서 연결됐다. 후반전에는 아예 노골적으로 모든 공이 박지성에게로 집중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박지성은 토고선수들을 포함해 그라운드에 섰던 22명의 선수들 가운데 단연 돋보였고, 차원이 다른 플레이를 펼쳤다.
한국은 토고와의 경기에서 전반 내내 무기력한 공격을 보였고, 후반전에도 기대만큼 화끈한 공격을 펼치지 못했다. 측면에서 적극적인 수비 가담으로 특유의 전방위 압박을 펼친 박지성은 완벽한 볼트래핑 기술로 볼을 소유하고 전진했고, 패스를 연결했다. 박지성은 파울이 아닌 이상 볼을 차단당하는 일이 거의 없었다. 한국이 얻어낸 결정적인 프리킥 기회는 모두 박지성의 돌진이 얻어낸 성과였다.
전반 16분과 37분에 조재진이 얻은 슈팅 기회도 박지성이 볼을 이끌고 수비를 벗겨낸 뒤 스루패스를 시도한 결과였다. 전반 21분에 이천수에게 시도한 예리한 스루패스도 토고수비를 놀라게했다. 24분에 김진규의 프리킥도 박지성의 돌파가 얻어낸 기회였다. 전반 종료 직전에는 토고 수비가 따라올 수 없는 순간스피드로 돌파에 성공했지만 그의 유일한 단점인 마무리 슈팅의 세기와 정확도가 아쉬웠다.
후반전에 들어서면서 안정환의 투입으로 상대 밀집 수비로부터의 견제가 덜해지자 박지성의 플레이가 본격적으로 탄력받기 시작했다. 후반 2분, 좌측에서 이어진 드로인을 이어받아 개인 돌파로 페널티 박스까지 침투한 박지성의 슛이 아쉽게 무산됐다. 그리고 박지성은 끝내 대역전극의 발판을 자신의 힘으로 만들어냈다.
후반 8분 중원에서부터 적극적인 돌파로 페널티 박스로 파고든 박지성, 토고 수비는 골키퍼와 마주하려던 박지성을 거친 파울로 저지해야했고, 이미 전반 23분에 박지성을 거칠게 걷어차며 옐로 카드를 받았던 아발로는 두번째 경고와 함께 퇴장당하고 말았다. 그리고 이 위치에서 얻은 이천수의 프리킥이 동점골로 이어졌다. 숫적 우위와 동점골. 박지성이 이끌어낸 작품이었다.
박지성은 중원에서 적극적임 몸놀림과 볼소유력으로 볼을 운반하며 토고의 압박을 흐트러놨다. 후반 16분에는 이영표로 부터 패스를 이어받아 좌측에서 날카로운 크로스로 토고 수비를 흔들었다. 경기 내내 정확도가 떨어지는 크로스의 연발로 답답했던 한국 측면에서 박지서의 크로스는 상대 골키퍼와 수비 사이의 애매한 위치를 정확히 노려 프리미어급 클래스를 유감없이 보여줬다.
이후에도 경기가 끝나는 시점까지 한국의 모든 공격은 박지성을 통해서 이어졌다. 박지성의 능력 가운데 가장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공이 없을 때의 움직임`은 한국의 결승골을 만들어냈다.
후반 27분 후방에서 이어진 볼을 향해 박지성이 토고 수비를 달고 달려들었고, 박지성은 볼을 쥐지 않았지만 토고 수비로 부터 볼을 지켰다. 반대편에서 안정환이 이 볼을 잡았을 때 토고 수비는 모두 박지성에 둘러싸여있었다. 안정환은 완전히 열린 전방 공간을 향해 시원스럽게 중거리슛을 시도할 수 있었고 골이 터져나왔다.
박지성의 돌파, 박지성의 움직임, 박지성의 운반, 박지성의 패스가 없었다면 한국의 공격는 없었을 것이라고 말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박지성 한 명이 보여준 파괴력은 상상을 초월했다.
토고를 상대로 답답한 모습을 보여준 한국의 플레이는 과거 세계의 벽에 가로막혔던 당시의 장면을 떠오르게 했다. 이러한 상황을 타게하고 공세에 불을 지핀 박지성의 역할은 단지 숫자와 기록에 불과한 공격포인트로는 설명할 수 없는 막대한 것이었다.
박지성은 프리미어십에서 얻은 `습격자`라는 별명이 어떤 연유에서 주어진 것인지를 이날 경기를 통해 확실히 알게 했다. 승리를 부르는 공간의 파괴자. 한국 축구의 자존심 박지성의 향후 행보에 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출처 : 스포탈코리아 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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