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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핵심정리] 누가 줄기세포를 보았는가2005-12-16
작성자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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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의 발단 = PD수첩이 황 교수팀 연구와 관련해 2005년 사이언스 논문이 허위일 가능성이 있고, 2004년 논문도 금전제공 난자와 연구원 난자를 사용하는 등 연구윤리에 문제가 있다는 제보를 받은 것은 지난 6월초이다.

이 중에서 난자 부분은 PD수첩이 '황우석 1탄'을 방영하고, 황 교수가 이에 대해 지난 11월24일 기자회견을 통해 대국민 사과를 하면서 마무리됐다.

문제는 '2탄'. 노무현 대통령까지 나서 PD수첩 광고 중단 사태는 조금 지나친 것이라고 지적하고 PD수첩의 고압적 취재방식 역시 비판하면서 배아줄기세포 진위 논란은 더욱 가열됐다.

PD수첩의 취재의 초점은 사실 난자윤리문제 보다는 논문의 진실성 여부에 맞춰졌다고 볼 수 있다.

이는 최근 공개된 녹취록을 보면 알 수 있다. PD수첩은 처음 취재에 나선 후 6개월여 만인 지난 10월20일 미국 피츠버그대에 있는 황 교수팀의 K, P, 또 다른 P(여성) 연구원을 만나 배아줄기세포의 진위에 대해 집중적으로 캐물었다.

PD수첩은 뭔가 확증을 갖고 있는 듯이 K연구원에게 2, 3번 줄기세포를 가지고 다른 줄기세포의 사진을 조작한 게 아니냐, 혹시 10살 척수장애 남자아이의 체세포로 만들었다는 문제의 2번 줄기세포가 미즈메디병원에 있는 수정란에서 추출한 줄기세포가 아니냐며 집요하게 파고들었다.

PD수첩 녹취록에는 K연구원이 자신의 신원을 보호해 줄 수 있느냐는 요청을 3차례나 한 뒤 황 교수의 지시에 의해 "사진을 불렸다"고 중대 증언을 한 것으로 돼 있다. 하지만 K연구원은 이후 문제가 불거진 뒤 지난 12월초 YTN과의 인터뷰에서는 PD수첩이 그런 질문을 했지만, 자신은 논문이 허위라고 한 적이 없으며, '중대 증언'은 없었다고 말했다.

어느 쪽 진술이 맞는지는 알 수 없지만 아무튼 PD수첩은 줄기세포 자체에 대해 의혹을 갖고 있었다고 볼 수 있다.

PD수첩은 이후 11월 들어 황 교수를 정식 인터뷰해 그간의 취재내용을 밝히면서 , 의혹을 해소하기 위해 양측간의 합의아래 검증을 하기로 하고, 줄기세포 5개 라인(2,3,4,10,11번)과 동일한 환자의 모근세포를 넘겨받아 DNA검사를 실시했다.

검사결과는 11월17일에 나왔다. 유의미한 데이터 수치가 나온 유일한 2번 줄기세포가 논문에 수록된 환자의 체세포 DNA와 일치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즉, 환자 맞춤형 배아줄기세포가 아니라는 말이다.

애초 작성한 계약서 대로 재검사를 하기로 했으나, 황 교수팀은 검증 결과를 믿을 수 없고, 검사기관을 신뢰할 수 없다"는 이유로 2차 검증을 거부했다.

황 교수팀은 지금도 여전히 재검증은 없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후속 논문으로 논문의 진실성을 입증하겠다는 것이다.

◇PD수첩 무엇을 추적해 왔나 = PD수첩은 '믿을 만한 제보자'로부터 제보를 받은 뒤 전방위에 걸쳐 황 교수 연구팀 주변을 샅샅이 훑은 것으로 보인다.

PD수첩이 2탄의 가제목으로 뽑은 '누가 줄기세포를 보았는가'는 PD수첩 취재내용과 방향을 암시한다.

미국 과학저널 사이언스와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검증과정을 거쳤다고 하지만, 그 어느 쪽도 줄기세포 자체를 직접 보거나 확인하지 못했으며, 오직 황 교수팀의 몇몇 관계자만이 줄기세포를 가지고 있다고 일방적으로 '주장'하고 있을 뿐이라고 PD수첩은 의심하고 그 주장의 진위를 추적했다고 볼 수 있다.

PD수첩 관계자는 "심지어 논문의 공동저자로 돼 있는 피츠버그대 섀튼 박사 마저 환자 맞춤형 배아줄기세포를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PD수첩은 2005년 사이언스 논문과 관련된 인물들을 하나 하나 만나 환자 맞춤형 배아줄기세포가 과연 확립됐는지, 확인 검증 작업을 벌인 것으로 보인다. 그 과정에서 줄기세포의 진위 여부에 점점 더 의심을 품게 됐을 것으로 판단된다.

여기에 황 교수팀이 실용화와 상용화에 한발 가까이 다가간 연구라며 자랑했던 2005년 논문과 관련해 특허를 출원하면서 한국세포주은행에 줄기세포를 기탁하지 않은 점도 미심쩍은 요인으로 작용한 듯하다.

특허 취득을 위해서는 줄기세포를 지정 기탁기관에 맡겨야 하는데, 그러지 않았다는 것은 줄기세포가 없어서 기탁하지 못한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을 자아내기에 충분하기 때문이다.

또 PD수첩이 만나는 연구자들마다 진술이 엇갈리는데다, 녹취록에 나와 있듯이 특히 줄기세포가 생체내에서 다분화하는 능력을 가진, 즉 진짜 줄기세포인지 여부를 검사하는 테라토마 검증 절차에서 황 연구팀의 어느 누구도 속시원한 답변을 하지 못한데서 결정적인 단서를 잡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PD수첩은 이런 과정을 거쳐 나름대로 확신을 갖게 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미국피츠버그대 현지에서 K연구원을 몰아치듯 '추궁'하게 된 것도 이런 확신때문으로 보인다.

게다가 황 교수팀은 무슨 약점을 잡혔는지, PD수첩의 1차 검사 요구에 순순히 응했다는 점은 PD수첩의 취재내용이 상당한 의미를 담고 있기 때문이 아니겠느냐는 해석을 낳고 있다.

더욱이 황 교수팀은 PD수첩이 DNA검사결과를 내놓은 뒤 얼마 지나지 않은 지난 11월 29일 애초 사이언스에 논문을 발표할 때, 7개의 줄기세포(2,3,4,5,6,7,8번)가 생체내 다분화 능력을 가진 '완전한 줄기세포'라고 했던 것을 급히 수정해 2,3,4번 줄기세포만이 테라토마를 확인한 진짜 줄기세포라고 정정 보고하는 등 의혹을 자아낼 만한 행적을 보였다.


◇논문 무엇이 문제인가...해결방안은 = PD수첩이 제기한 줄기세포 진위 의혹의 불길은 네티즌 연구자들에 의해 한국과학재단 지정 생물학연구정보센터(BRIC)라는 웹사이트로 옮겨 붙어 뜨겁게 달아올랐다.

젊은 연구자들은 2005년 사이언스 논문에 실린 줄기세포 사진을 자체적으로 분석해 중복 사진을 발견하고 문제를 제기했으며, 급기야 황 교수팀은 실수에 의한 중복사진이라며 사이언스에 정정 요청을 하기에 이르렀다.

황 교수팀은 무려 두번에 걸쳐 `세계적인 논문'을 수정하는 수모를 겪은 것이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연구자 네티즌들은 논문의 줄기세포 DNA지문분석 결과도 조작 가능성이 있다고 몰아부쳤다.

동일한 사람(환자)에게서 나온 체세포와 줄기세포는 유전자 마커가 일치하지만 마커의 높이와 모양은 다르게 마련인데, 논문의 체세포와 줄기세포의 DNA지문결과는 너무나 흡사하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황 교수팀은 유전자를 증폭시킨 배율이 다르다는 사실을 간과한 주장이라며 그래프 높이가 같다고 해서 동일하다고 말하는 것은 억지 주장일 뿐이라고 반박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DNA분석가들은 황 교수팀의 이런 해명은 DNA해독과정을 모르는데서 나온 주장일 뿐이라고 말한다.

이 모든 의혹을 해소하고 불식하는 길은 결국 국내 과학계가 나서 재검사를 실시하는 것외에는 대안이 없다는 목소리가 점점 힘을 얻고 있다.

국내외에서도 이런 요구가 쏟아지고 있다.

피츠버그대가 진상 조사에 나선데 이어 사이언스도 제3의 검증기관을 통한 검증을 원하고 있다.

서울대 소장 생명공학전공 교수들도 여기에 가세하고, 정운찬 서울대 총장의 결단을 촉구했다.

황 교수팀의 연구가 국민의 세금으로 조성된 연구비가 투입된 연구인 만큼 어떤 형식으로든 과학계가 주축이 돼 객관적 검증절차를 거치는 게 의혹 해소의 지름길이라는 것이다.

출처 ;연합뉴스 서한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