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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연말 술자리 이것만은 지켜라2005-12-05
작성자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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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을유년도 한달이 채 안 남았다. 이맘 때가 되면 많은 사람들이 한 잔 술로 지난 한 해 동안 이루지 못했던 계획에 대한 아쉬움을 달래고 안 좋았던 일들을 털어내려 한다. 그러나 번번이 한 잔으로 시작했던 술은 한 병이 되고 두 병이 돼 연말을 술로 허덕이며 보내기 일쑤다. 물론 적당한 음주는 스트레스를 씻어주는 좋은 방법이 될 수 있지만, 정도가 지나치면 독이 된다.
무엇보다도 간이 가장 큰 타격을 입는다. 간은 각종 영양분의 대사는 물론 뇌에 필요한 에너지를 공급하고 독성물질들을 해독시키는 기능을 한다. 그러나 그 해독능력을 넘어설 만큼 과음을 하게 되면 알코올 분해 과정에서 생긴 아세트알데히드라는 독성에 의해 상처를 받게 된다. 특히 장기간 과음을 하면 혈압이 높아지고 심장과 혈관 질환 등이 발생할 수 있고 남성호르몬 감퇴로 성욕이 줄어들고 발기부전을 유발할 수도 있다.


#몸 축나지 않게 술 마시기

몸무게가 60㎏인 성인의 경우 간에 무리를 주지 않는 알코올 양은 사람마다 차이가 있지만 일반적으로 하루 80g 정도이다. 이는 소주 2홉들이 1병, 맥주 2,000 포도주 600㎖ 기준 1병, 양주 750㎖ 기준 1/4병에 해당한다. 술을 마시는 횟수는 1주일에 2회를 넘지 않는 것이 좋다. 섭취한 알코올을 해독하고 간이 제 기능을 회복하는데 적어도 2~3일이 걸리기 때문이다.

술자리는 대개 속이 빈 상태에서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공복에 술을 마시면 알코올 흡수속도가 빨라지고 혈중 알코올 농도도 급격히 상승한다. 뿐만 아니라 직접 위 점막을 자극하므로 급·만성 위염이나 위출혈을 유발할 수도 있다. 따라서 가벼운 식사나 담백한 안주를 먹으면서 술을 마시는 것이 위를 덜 상하게 하는 방법일 수 있다.

술은 되도록 천천히 마시는 것이 좋은데, 소주 한 병을 30분 동안 마시는 것이 소주 두 병을 2시간 동안 마시는 것보다 더 해롭다. 술 마시는 속도를 늦추면 늦출수록 뇌세포에 전달되는 알코올 양이 적어지므로 간이 알코올 성분을 소화시킬 수 있는 충분한 여유를 부릴 수 있다.

술은 섞어 마시면 좋지 않다. 술은 각 종류마다 알코올 농도와 흡수율, 대사 및 배설의 특성이 다르기 때문에 섞어 마실 경우 술끼리 상호 반응을 일으켜 더 취하게 만든다. 또 사이다나 콜라 같은 탄산음료수와 섞어 마시는 것도 삼가야 한다. 술과 탄산음료수를 섞어 마시면 술의 쓴맛이 없어지고 알코올 도수가 낮아져 마시기는 쉽지만 이는 위 속의 염산과 작용, 탄산수소가 발생하면서 위 점막을 자극해 위산 분비를 촉진시켜 결국 탄산수 자극으로 위산 과다를 발생시킨다.


#술과 함께 먹는 음식, 내장과 간에 그래도 쌓여

술에 의해 얻어지는 에너지는 축적되지 않으므로 우리 몸의 대사과정에 필요한 모든 에너지를 술에서 얻어지는 에너지로 쓰게 된다. 따라서 함께 먹게 되는 음식은 대부분 지방 형태로 전환되어 주로 내장과 간, 혈액 내에 축적됨으로써 복부비만과 지방간, 고중성지방혈증과 같은 고지혈증을 유발하게 된다.

을지대학병원 가정의학과 최희정 교수는 “술과 함께 먹는 음식이나 안주는 대부분 칼로리가 높으며 늦은 시간 술자리가 끝날 때까지 먹고 마시게 되므로 위장질환이나 간질환이 생기기 쉽고 복부비만의 원인이 된다”며 “주 3~4회 음주를 하다보면 운동을 하지 못하게 되고 충분한 휴식이나 수면을 취할 수 없으므로 생활 리듬이 깨지면서 만성피로를 유발하게 된다”고 조언한다.


#당뇨병, 고혈압, 관절염 환자 특히 조심

만성질환이 있는 환자들은 되도록 술자리를 피하는 것이 좋겠으나, 피치 못할 경우 보다 세심한 주의가 요구된다.

약물치료를 하지 않는 당뇨환자의 경우 과음과 과식은 혈당 상승으로 이어지며, 혈당강하제를 복용하는 당뇨환자의 경우에는 간에서 글리코겐을 분해하거나 포도당을 생성하는 과정이 저하되므로 저혈당이 발생하기 쉽다.

고혈압이 있는 환자는 다음날 혈압이 상승하는 것을 흔히 볼 수 있으며, 약물치료로 혈압 조절이 잘 되던 환자도 지속적으로 음주를 하는 경우 약물의 용량을 올리거나 다른 약을 추가해야 할 정도로 혈압이 상승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관절염 환자의 경우는 소주 한 병 이상을 마실 경우 65%가 관절에 통증과 함께 부종이 생기고 28%는 아파서 걷기조차 힘들게 된다. 아세트알데히드가 관절로 가는 피의 흐름을 방해하고 그로 인해서 관절염이 더욱 심하게 된다. 특히 장기간 과음을 하게 되면 뼈를 만드는 세포가 파괴되고 칼슘 흡수가 저하되어 관절뿐 아니라 골다공증의 위험도 증가하게 된다.


#숙취 계속되면 지방간, 간경화로 이어져

많은 사람들이 과음한 다음날까지 구토를 하고, 머리가 무겁고 식욕이 떨어지는 것을 한번쯤은 경험한다. 이는 알코올이 대사되는 중에 생긴 산화물인 아세트알데히드라는 독성 물질이 혈액 내에 축적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숙취 해소에 가장 좋은 방법은 보리차나 생수를 마셔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과 섭씨 38~39도 정도의 온수욕을 하거나 땀이 날 정도의 운동을 통해 알코올 대사산물을 빨리 몸밖으로 배출시키는 것이다.

따뜻한 물에서 목욕을 하면 혈액 순환이 좋아지므로 해독 작용을 하는 간의 기능이 활발해진다. 그리고 그 이후 잠깐이라도 시간을 내어 숙면을 취할 수만 있다면 더욱 좋다. 간장은 잠을 자는 동안에 가장 활발하게 술 찌꺼기를 처리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과음 후에 사우나를 찾아서 섭씨 40도 이상의 뜨거운 물에 목욕을 하는 것은 문제가 될 수 있으며 오히려 해로울 수도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술을 많이 마시게 되면 탈수 현상이 생기게 될 가능성이 있는데 특히 사우나를 하거나 너무 뜨거운 물에 목욕을 하게 되면 알코올 배출이 조금 빠를 수는 있겠지만 과도하게 땀을 흘림으로써 탈수 상태가 더 심해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출처 : 경향신문 이준규 의학전문기자·보건학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