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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5060대세대 취업시장 대약진2005-08-14
작성자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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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좋은 일자리 찾자” 2030세대는 구직 감소

경기도 평택에 사는 이아무개(62)씨는 지난 봄부터 인근 회사 식당 주방 일을 시작했다. 모아놓은 재산도 적지 않고, 자식들도 대부분 출가시켜 큰돈 들어갈 일이 없지만 막내아들(34)이 아직 마땅한 일자리를 잡지 못한 것이 못내 마음에 걸렸다. 시집간 딸이 “그만 두라”고 화를 내도, 이씨는 “놀면 뭐하냐”고 대꾸한다. 설거지를 해서 번 돈은 한 달에 채 100만원이 되지 않지만, 이씨는 남편 몰래 가끔 이 돈을 막내아들 주머니에 슬그머니 찔러 넣는다.

대구에 사는 김아무개(56)씨도 요즘 아파트 경비 자리를 알아보고 있다. 퇴직군인인 그는 연금 등으로 생활에 큰 지장은 없지만, 몇 년 뒤 남매를 결혼시키는 데 꽤 많은 돈이 들어가고, 대학을 졸업한 자식들 뒷바라지가 언제 끝날 지 모르기 때문이다. 아들(28)은 직장을 잡지 못한 채 고시공부를 하고 있고 딸(25)은 학원강사를 하고 있는데, 이직이 잦다.

김씨는 “나같은 사람이 많은 지 요즘 아파트 경비 자리는 ‘하늘의 별따기’ ”라고 말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은퇴연령으로 인식돼온 50~60대가 줄줄이 취업 전선에 나서고 있다. 14일 통계청의 ‘7월 고용동향’을 보면, 20~30대 젊은층 취업자 수는 줄어드는 데 반해 40대 이상 장노년층 취업자 수는 계속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취업자 수는 2318만4천명으로 지난해 7월에 견줘 43만4천명 늘어났다. 그런데 연령별로는 50대가 32만7천명 늘어나 취업자 증가율이 전년동기 대비 9.8%를 기록해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이어 60살 이상이 7.7%(17만9천명 증가), 40대가 1.8%(11만5천명)였다. 젊은층은 취업자 수가 일제히 줄어들어 대조를 보였다. 30대 취업자 수는 611만4천명으로 지난해 7월의 617만명에 견줘 0.9%, 20대는 427만7천명으로 2.9% 줄어들었다. 특히 30대 취업자 수는 올들어 3만1천명이나 줄어드는 등 지난해 10월 이후 10개월 연속 전년동기 대비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다.

장년층 일자리가 늘어나는 요인은 젊은층의 일자리를 빼앗기보다는 젊은층이 기피하는 일자리를 대신 맡거나, 가계를 위해 소규모 사업을 시작하는 형태로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산업별 취업자 증감률을 보면, 사업·개인·공공서비스 분야가 지난해 7월에 견줘 5.1%로 가장 많이 늘었는데, 이는 이발소·세탁소 등 영세자영업과 택배·파출부 등 개인서비스, 그리고 공공근로 등이 주대상이다. 또 건설업과 농림어업도 각각 4.7%, 4.2% 늘어났는데 이들 업종은 이른바 ‘노가다’로 불려지는 일용직 단순노무직이 대부분이다. 실제로 종사 지위별 취업자 증감률에서도 일용직이 5.4% 증가로 가장 높은 증가세를 보여 50~60대 신규 취업자들의 상당수가 일용직 일자리를 구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이에 반해 20~30대들이 취업할 만한 제조업 분야는 취업자 수가 1.8% 줄어들었고, 자영업의 근간인 도소매·음식숙박업도 0.8% 줄어들었다.

40대 이상 취업자 수가 늘어나는 데에도 불구하고, 40대 이상 실업률은 전년동기 대비 40대 0.2%포인트, 50대 0.1%포인트, 60살 이상 0.3%포인트 등으로 늘어나고 있다. 이는 일자리를 찾는 것을 아예 포기한 ‘구직 단념자’가 3만2천명(전년동기 29% 증가)이나 늘어나 7월 실업률이 전년과 같은 점을 감안하면, 젊은층은 각종 시험준비 등으로 아예 취업활동을 포기한 데 반해 40대 이상 장노년층 등은 취업시장에 적극 나서고 있음을 알게 해준다. 현재 구직활동을 하는 40대 이상 실업자 수는 40대가 16만4천명, 50대가 9만명, 60세 이상이 3만7천명에 이르고 있다.

통계청은 이에 대해 “30대의 경우는 더 좋은 일자리를 갖기 위해 고시나 유학 등 준비를 하려는 경향이 있어 취업자 수가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젊은 층의 취업자 증가 부진은 노령화되는 인구 구조에도 원인이 있다”고 말했다.

출처: 한겨레(http://www.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