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퇴직자들 협력업체 ‘러브 콜’ 에 신바람::)
‘정년퇴직 걱정없어요. 기술이 있으니까요.”고령화 사회로 갈수록 노년층의 사회일자리 찾기가 쉽지 않지만‘나만의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는 조선소 근로자들은 정년퇴직을 해도 ‘모셔갈’ 정도로 인기가 높다.지난해 말 현대중공업에서 정년퇴임한 추수일(58)씨는 퇴임후 하루도 쉬지 않고 근로자의 신분을 유지하며 여전히 출근길에 오른다.
지난 1972년 입사한뒤 34년간 현대중공업 전기정비분야 근무를해온 추씨는 퇴직뒤 곧바로 협력업체인 정운기업에 취업했다.
추씨는 모두 8곳의 협력업체에서 스카우트 제의를 받았다.
29년동안 현대중공업에서 선박배관일을 하다 지난해 퇴직한 김창록(58)씨는 사내 협력업체 대승기업에 곧바로 취업, 선박 만드는일을 계속 이어가고 있다.
김씨는 “배관부문에 오래 근무하면서 터득한 노하우가 있다보니정년퇴직일이 다가오자 같이 일을 해보자는 업체가 많았다”며“평소 친분이 있던 업체에 들어가 일을 하고 있는데 나이를 먹어도 일을 한다는 사실에 가족들도 너무 좋아한다”고 말했다.
울산 동구 전하동 제일기업 사장 박관민(58)씨는 현대중공업 퇴직후 자신의 기술로 창업을 했다.
컨테이너선 치구부문에 33년동안 일을 해온 박씨는 퇴직한 지 4일만에 회사를 차리고 함께 정년퇴임을 맞은 4명의 동료들을 고용, 현대중공업 건조5부에서 선박건조를 하고 있다.
박씨는 “여러곳에서 스카우트 제의를 받았지만 창업을 선택했다”며 “정년퇴임을 한 다른 동료들과 함께 일을 하고 싶어 수소문 끝에 4명의 퇴직 동료들을 어렵사리 모셔왔다”고 말했다.
지난해 정년퇴임을 한 640여명중 건강상태가 양호한 대부분은 이미 재취업을 해서 일을 하고 있다는게 박씨의 설명이다.
아예 자신의 기술로 프리랜서로 전향한 퇴직자들도 많다.
울산석유화학공단내 장치산업의 개보수작업에 일용공으로 뛰는사람들이 그들. 용접과 배관 등 특수기술을 보유한 조선소 출신근로자들에게는 나이가 많고 적음을 떠나 플랜트 업계의 ‘러브콜’ 대상 1호다. 이 때문에 이들은 특정업체에 얽매이지 않고하루 20만원 안팎의 일당으로 조선소에서 닦은 기술을 석유화학업계에도 과시하고 있다.
올해말에도 현대중공업에는 700여명의 정년퇴직자들이 있지만,오랜 경험에 의해 자신만의 축적된 기술을 갖고 있는 장년 근로자들은 정년이 결코 두렵지만은 않다.
출처: 문화일보 곽시열기자(울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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