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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더 이상 골방에서 짐승처럼 살기 싫다”2006-0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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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숙농성 29일째 맞은 전장연(준) ‘삭발 시위’
박경석씨등 39명 동참…삭발식후 경찰과 충돌

“이명박 시장이 황제테니스를 즐기고 다닐 때 장애인들은 집구석 골방에 처박혀 있었다. 29일째 이곳에서 노숙농성을 하고 있지만 이 시장은 코빼기도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더 큰 좌절과 분노로 다가오는 것은 우리가 우리의 권리를 위해 활동보조 서비스를 제도화하라고 이야기하고 있는데 시혜와 동정으로 넘겨버리는 이 사회, 정부와 지자체의 모습이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준비위원회 박경석 공동준비위원장은 7년 동안 길러온 자신의 머리카락을 잘라내며 이같이 전했다.

활동보조인 서비스 제도화를 위한 전장연(준)의 서울시청 앞 노숙농성이 29일째를 맞은 17일 오후, 서울시청 정문 앞에서 중증장애인 39명의 삭발식이 진행됐다. 이날 삭발식에는 시민·사회단체, 민주노동당, 희망사회당 관계자들과 장애인야학 교사, 장애인 부모 등이 참석해 이들 39명의 머리카락을 잘랐다.

삭발에 앞서 성동장애인자립생활센터 최용기 소장은 “서울시는 지하철역에 엘리베이터를 설치하고 저상버스를 도입했으니 장애인들도 당당하게 집밖으로 나와 살라고 이야기 한다. 하지만 중증장애인들은 활동보조인 없이는 집구석에서, 시설에서 나올 수가 없다”고 밝혔다.

최 소장은 “우리는 활동보조 서비스를 제공받아 인간다운 삶을 살고 싶다. 사회통합, 기회균등 통해 지역사회에서 당당한 주체로서 자립생활을 하고 싶다”며 "서울시는 중증장애인들이 무엇을 요구하고 있는지 알아야 한다. 우리는 우리의 요구가 관철될 때까지 투쟁, 또 투쟁해 반드시 활동보조인 서비스를 쟁취해낼 것이다. 우리의 분노를 무시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지발언에 나선 장애인교육권연대 도경만 집행위원장은 “오늘 삭발식은 언론에 보이기 위한 퍼포먼스가 아니다. 시설, 골방에 갇혀 짐승으로 사육된 삶을 더 이상 지속하지 않기 위한, 인간으로 살고 싶다는 몸부림이자 절규이다. 그동안의 절규들이 삭발이라는 오늘의 투쟁으로 만들어진 것”이라고 밝혔다.

도 집행위원장은 “곧 다가오는 4월 20일은 장애인의 날이 아니라 장애인차별철폐의 날이다. 지금 이 자리에 와 있는 언론들이 계속 지켜봐줄지 모르겠지만 우리는 우리의 기본적 권리를 확보하기 위한 투쟁을 계속 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삭발식 후, 삭발에 동참한 장애인 39명은 자신의 머리카락을 종이상자에 담아 삭발식에 참석한 전장연(준) 회원 50여명과 함께 서울시청 서소문별관을 향했다. 장애인복지과를 통해 이명박 서울시장에 자신들의 머리카락을 전달하기 위한 시도였다.

하지만 경찰은 서울시청 앞 광장을 전경차로 에워싸고, 전경을 동원해 이들 행렬을 막았다. 이로 인해 약 40여분 간 심한 몸싸움이 진행됐으며, 이 과정에서 일부 참가자들이 부상을 당하기도 했다.

출처 : 에이블뉴스 김유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