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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리프트는 장애인에게 살인기계”2005-08-07
작성자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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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승강기미설치역 복지부 차원에서 재조사 계획

휠체어 리프트가 장애인의 안전한 편의시설인지 아닌지는 주관에 의해 판단될 수 없다. 99년 6월 혜화역 이규식씨, 10월 천호역 이흥호씨, 2001년 1월 오이도역 박소엽씨, 7월 영등포구청역 이동석씨, 9월 고속버스터미널역 노판석씨, 2002년 5월 발산역 윤재봉씨, 2003년 9월 종로3가역 김숙자씨, 2004년 9월 이광섭씨. 언론을 통해 보도된 지하철 리프트 사고만 10건 가까이 된다. 이 정도면 리프트가 안전한 시설인지 생각할 필요가 있다.

리프트, 장애인에게 살인기계

“리프트는 단지 조금 더 불편한 편의시설이 아니라, 장애인의 목숨을 앗아가는 살인기계입니다. 또한 리프트는 휠체어 장애인만을 대상으로 하는 시설이지만, 엘리베이터는 장애인뿐만 아니라 노약자, 임산부, 어린이 등 모든 교통약자가 함께 이용할 수 있는 편의시설입니다.”

27일 오후 2시 장애인과 비장애인 40여명이 모인 가운데 서울역에서는 서울시 지하철 46개 역사 엘리베이터 설치 촉구 지하철 타기 행사가 열렸다. 지난 2002년 서울시가 2004년까지 모든 역사에 승강기를 설치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최근 46개 역사에 대해서는 승강기 설치가 불가능하다고 통보해왔기 때문이다.

장애인이동권연대는 “‘교통약자의 이동편의증진법’이 제정되어 교통약자가 안전하고 자유롭게 이동할 권리가 있는 상황에서 서울시는 이러한 흐름에 역행하고 있다”며 모든 역사의 승강기 설치를 요구했다.

장애인들이 승강기 설치를 요구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리프트가 위험하고, 느리다는 것.

지난해 가을 서울역 1-4호선 환승리프트에서 추락사고로 전치 6주 진단을 받고 입원치료를 한 이광섭씨는 이날 집회에 참석하기 위해 같은 리프트를 다시 이용했다. 자신을 추락하게 한 리프트를 다시 이용한다는 것은 당사자에게 공포일 수밖에 없다.

또 계단이 길게 설치되어 있을 경우 이동에 있어 긴 시간이 소요된다. 장애여성공감 빅영희 대표는 “동대문운동장역 2-5호선으로 환승하기 위해서 리프트를 타고 올라가는데 7분, 내려가는데 7분, 공익요원이라도 부르면 20분이 걸린다”고 말한다.

보건복지부, 승강기 미설치역 재조사한다


△ 장애여성공감 박영희 대표가 2002년 8월 이명박 시장이 밝힌 지하철 전역사 엘리베이터 설치 약속을 지킬 것을 요구하고 있다. ⓒ 프로메테우스 양희석
장애인이동권연대의 주장은 서울시가 리프트 설치를 즉각 중단하고, 46개 역사에 대하여 장애인당사자와 전문가가 참여하는 재조사를 실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서울시지하철건설본부 측은 보도폭과 승강장폭이 협소해 승강기 설치가 기술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편 국회장애인특별위원회 소속 국회의원들은 지난 7월 5일 열린 전체회의에서 보건복지부에 승강기 미설치 46개 역사에 대해서 재조사할 것을 요구했다. 이 소식을 접한 장애인이동권연대는 보건복지부에 승강기 미설치역 재조사 계획과 장애인당사자 참여 가능 여부를 문의, 장애인이동권연대 관계자 2인이 조사에 함께 참여하게 됐다. 이와 관련 8월 2일 첫 회의가 개최될 예정이다.

서울시지하철역 중 46개 역사에 대해 승강기가 설치되지 않는다. (외부 승강기 미설치 17역사, 내부 승강기 미설치 26역사, 내ㆍ외부 승강기 미설치 3역사) 대신 97개 리프트가 설치될 계획이다.

리프트를 이용해보지 못한 비장애인은 ‘도로폭과 승강장폭이 좁으니 불편하더라도 리프트를 이용하라’고 말할 수 있겠다. 그러나 휠체어 장애인인 광진장애인자립생활센터 박홍구씨는 이렇게 말한다. “인천을 가려고 지하철을 탔는데 부평역에서 환승을 하려고 하니 5~6개의 리프트를 이용해야만 했습니다.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리프트를 이용하는 것은 무서운 일입니다. 그래서 갔던 길을 다시 돌아왔습니다. 장애인도 지하철을 편리하고 안전하게 이용하고 싶습니다.”

출처 : [프로메테우스 강서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