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예산처, 공동협력사업으로 변경 주장
J의원, 오히려 여성가족위원회 결정 지지
2006년도 여성가족부의 장애여성지원사업 예산 배분을 놓고 한나라당 장애인위원회와 열린우리당 장애인위원회가 충돌하고 있다.
한나라당 장애인위원회측은 “‘내일을 여는 멋진 여성’이 열린우리당의 J의원에게 잘못 보였다는 이유로 여당은 일방적으로 장애여성지원사업 예산을 전액 삭감했다. 열린우리당이 국정을 감정으로 대처했다”고 비판했으며, 열린우리당 장애인위원회측은 “한나라당 장애인위원회가 허위사실 유포와 명예훼손 등을 통해 장애계를 분열로 몰아가고 있다”고 맞섰다.
과연 진실은 무엇일까? 에이블뉴스는 국회 여성가족위원회(2005년 11월 9일, 10일, 11일)와 예산결산특별위원회(2005년 12월 21일)의 속기록을 들춰봤다.
2005년 11월 9일, 제2차 여성가족위원회
한나라당 김영숙 의원이 예산지원 첫 언급
지난해 11월 9일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소속 한나라당 김영숙 의원은 전체회의에서 “내일을 여는 멋진 여성에 장애여성 역량강화 사업 예산 1억5천만원과 자주모임 발굴·지원사업 예산 5천만원, 총 2억원을 지원하는 것이 어떻겠냐”고 제안했다. ‘내일을 여는 멋진 여성’ 예산 지원 논란은 여기서부터 시작됐다.
이에 대해 장하진 여성가족부 장관은 “사단법인의 사업을 직접 지원하는 것은 가능하지 않으므로 기금사업이나 공동협력사업에서 그 사업에 대한 지원이 적절하다고 판단될 때 지원하겠다”며 “단체 자체를 지원하기 보다는 공동협력사업으로 평가하도록 하겠다”고 답변했다.
민주당 손봉숙 의원은 “보건복지부에 등록된 모든 장애인 관련 단체들이 경상비 보조를 받고 있으니 여성가족부에 등록된 장애인단체에 대해서도 법적 근거를 가지고 일정 비용의 경상비를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 김영숙 의원 제안에 대해 지지했다.
하지만 장하진 여성가족부 장관은 “여성가족부에서는 그런 선례가 없고, 다른 단체와의 형평성 문제가 제기된다”고 재차 ‘예산지원 불가’의 뜻을 밝혔다.
이에 대해 민주당 손봉숙 의원은 “다른 단체와의 형평성 문제가 아니라 장애여성과 비장애여성 간의 차별성을 인정해야 하기 때문에 법적 근거와 다른 부처의 선례를 검토 후 적정선에서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했으며, 장하진 여성가족부 장관은 “그렇게 하겠다”고 답변했다.
2005년 11월 10일, 제1차 여성가족소위원회
경상비 아닌 사업비로 1억원 범위 지원 논의
다음 날인 11월 10일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1차 소위원회에서는 ‘내일을 여는 멋진 여성’ 예산 지원에 대한 공방이 이어졌다.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주영진 수석전문위원은 “장애여성들은 활동 경비 조달이 어려우므로 최소한의 경상경비를 지원해야 한다”며 “여성가족부에서는 장애여성단체와 다른 여성단체간의 특수성을 인정하느냐, 보편성을 모든 단체에 적용하느냐 하는 판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여성가족부 정봉협 권익증진국장은 “장애여성단체가 사단법인으로 등록하면서 재정적으로 독립해서 운영할 수 있는 요건을 갖췄다고 해서 허가를 해줬는데, 다시 재정이 부족하니 경상비를 달라고 하는 것은 말이 맞지 않는다”고 맞섰다.
특히 정 국장은 “경상경비를 주기 시작하면 굉장히 많은 장애여성단체들이 등록 허가나 사단법인 허가를 해 올 가능성이 있어서 재정소요가 상당히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홍미영(열린우리당 국회의원) 소위원장 대리가 “단체에서 올린 금액대로 1억이든 2억이든 거기에 맞춰 주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고 밝히자, 주영진 수석전문위원은 “경상비 지원은 대체적으로 다른 단체와 형평성 문제가 많이 제기가 되는 것 같으니, 경상비보다는 장애인여성단체사업 지원에 한 1억원 범위 내에서 결정을 해 달라”고 요청했다.
주영진 수석전문위원은 “경상비는 추후에 논의하고 장애여성사업 지원 시 경상비가 아닌 사업을 수행할 때 신청을 받아서 심사를 하되, 예산은 1억 정도로 해놓는 것이 좋겠다”고 덧붙였다.
최초 예산지원을 주장했던 한나라당 김영숙 의원이 “복지부에서 경상비를 타다 주듯이 여성가족위원회에서도 경상비로 여기에 한 6천만원을 지원했으면 좋겠다”고 제안하자, 주영진 수석전문위원은 “내년도에 1억원 정도를 갖고 사업을 수행하는 능력 등을 봐서 추후에 검토하는 것으로 하고, 이번에는 1억만 우선 지원하자”고 밝혔다.
2005년 11월 11일, 제3차 여성가족위원회
장애여성지원사업 명목으로 1억원 신규 배정
여성가족부 2006년도 예산 심의를 위한 1차 소위원회를 마친 다음 날인 11월 11일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제3차 전체회의에서는 장애여성의 권익을 보다 보호, 강화하기 위해 장애여성지원사업에 1억원을 신규로 계상하기로 결정, ‘내일을 여는 멋진 여성’ 예산 지원에 대한 국회 여성가족위원회에서의 논란은 모두 끝이 났다.
2005년 12월 21일, 제4차 예산결산특별소위원회
J의원은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결정대로 지원 주장
한나라당 장애인위원회 윤석용 위원장이 ‘잘못 보였다는 이유로 예산을 삭감했다’고 주장하며 지목한 열린우리당 J의원은 지난해 12월 21일 여성가족부 2006년도 예산심의를 하는 자리인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4차 예산결산특별소위원회에 참석했다.
이날 J의원은 “결혼이민자지원센터 이것하고, 여기 문밖에 와서 만날 서 있던 여성장애인들 있지요. 그것이 ‘장애여성사업지원’ 해가지고, 1억원 올라와 있잖아요. 이것을 좀 반영해주세요”라고 말했다. 이는 장애여성지원사업과 관련해 원안대로 통과시켜달라는 주장이었다.
열린우리당 서갑원 의원이 “매년 1억원 씩 지원하는 것이냐”고 묻자, J의원은 “그렇게 되겠지요. 그런데 그 단체에다 주는 것이 아니고 프로그램화시켜서 반영해서 주도록 한다”라고 답변했다.
서 의원은 이어 ‘단체에 대한 지원인지’를 묻자, J의원은 “여성장애인 단체를 지원하는 것이 아니고 여성장애인 프로그램으로서 능력 있게 따라갈 수 있도록 하는 것으로 사업을 지원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성가족부 이인식 정책홍보관리실장도 “사업을 지원하는 것”이라고 거들었다.
문제의 발언은 기획예산처에서 나왔다. 기획예산처 정해방 재정운용실장은 “사업을 이렇게 따로따로 자꾸 빼내면 좀 곤란하다. 원래 여성부에 ‘럼섬’(lump sum, 총액)으로 지원하는 프로그램이 있는데, 거기에서 배분을 해주면 된다”고 제안하자, 서갑원 의원은 “그럼 거기에 1억을 더 보태서 주면 된다”며 동의했다.
하지만 J의원은 “그렇게 하지 말고 이 예산은 주자”고 재차 제안했으나 서갑원 의원은 “기존 사업예산 20억원에 1억원 더 붙여서 21억원 주자”고 주장했고, 강봉균 소위원장은 “그렇게 하고 그 내역에다가 ‘내일을 여는 멋진 여성’이라고 붙이자”고 제시했다.
이에 대해 여성가족부 이인식 정책홍보관리실장이 “지금 20억원 들어 있는 것이 공동협력사업인데, 이것은 공모를 시키는 방식”이라고 밝히자, 서갑원 의원은 “그곳도 공모하라고 하면 된다”고 밝혔다.
기획예산처 정해방 재정운용실장은 “공모를 하는데 섹터의 배분을 따로 배분해야 한다”고 덧붙이자, J의원은 “하여튼 1억원을 배정해 줬다. 그렇게 배정해 달라”고 말했다. 이렇게 ‘내일을 여는 멋진 여성’ 예산 지원과 관련한 모든 논의는 끝이 났다.
과연 ‘내일을 여는 멋진 여성’이 열린우리당 J의원에게 잘못 보였다는 이유로 열린우리당 국회의원들은 장애여성지원사업 예산을 삭감한 것이 맞는가? 오히려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결정을 지지하고 나선 J의원이 한나라당으로부터 ‘예산 삭감의 주범’으로 몰리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예산결산특별소위원회 속기록 전문(2005년 12월 21일)
J 위원 결혼이민자 지원 센터 이것하고요, 여기 문 밖에 와서 맨날 서 있던 여성장애인들 있지요. 그것이 ‘장애여성 사업 지원’ 해가지고 1억원 올라와 있잖아요. 이것을 좀 반영해 주세요.
서갑원 위원 앞으로 매년 1억원씩 주는 것입니까?
J 위원 그렇게 되겠지요. 그런데 그 단체에다 주는 것이 아니고 프로그램화시켜서 반영해서 주도록 하는데.
서갑원 위원 이것을 정확하게 해 드려야지, 왜냐하면 우리 J 위원님이 모처럼 말씀하시니까 하기는 한데 이것이 단체 지원이라.
J 위원 단체 지원으로 하지 않고 프로그램 지원하라고 내가 여성부에다 얘기했어요.
서갑원 위원 그래서 지금 얘기를 하는거에요. 단체가 무지 많은데.
J 위원 국장님, 여성장애인 단체를 지원하는 것이 아니고 여성장애인 프로그램으로서 능력 있게 따갈 수 있도록 하는 것으로 사업을 지원하도록.
이인식 여성가족부정책홍보관리실장 사업을 지원하는 것입니다.
정해방 기획예산처재정운용실장 그런데 이것은 사업을 이렇게 따로따로 자꾸 빼내면 좀 곤란합니다. 원래 여성부에 럼섬으로 지원하는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거기에서 배분을 해 주면 됩니다.
서갑원 위원 그러면 거기다 1억원을 더 보태줘요. 그러면 되잖아요.
이인식 여성가족부정책홍보관리실장 거기다가요?
서갑원 위원 예. 거기다 1억원 보태주면 되잖아요.
J 위원 그렇게 하지 말고 이것은 줍시다.
강봉균 소위원장 단체 이름이 뭡니까?
이인식 여성가족부정책홍보관리실장 지금 구체적인 사업이 있는 것이 아니고요.
J 위원 ‘내일을 여는 멋진 여성’이라는 단체가 있어요.
강계두 기획예산처행정재정기획단장 기존 사업이 20억원 있는데요. 말씀대로 그 이름으로.
서갑원 위원 그러니까 거기 20억원 있는데다 1억원 더 붙여서 21억원을 주면 되잖아요.
강봉균 소위원장: 그래 주고 그 내역에다가 ‘내일을 여는 멋진 여성’이라고 붙이라고.
J 위원 그렇게 하세요.
이인식 여성가족부정책홍보관리실장 그런데 문제는 지금 20억원 들어 있는 것이 공동협력사업이거든요. 그래가지고 방식이, 이것은 공모를 시킵니다.
서갑원 위원 공모해서 하면 저기도 공모하라고 해 가지고 주면 되잖아요.
강봉균 소위원장 공모로 하지 말고.
정해방 기획예산처재정운용실장 공모를 하는데 섹터에 대해서 약간 그것을 해 주면 되잖아요. 섹터의 배분을 따로 해야지요.
J 위원 하여튼 1억원을 배정해 줬습니다. 그렇게 배정해 주세요.
강봉균 소위원장 예, 감사합니다.
출처:에이블뉴스 신지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