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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신장,췌장 떼어줘 목숨구한 헌신의 사랑2006-03-21
작성자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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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뇨 합병증에 따른 만성 신부전으로 생사의 갈림길에 섰던 30대 여성이 결혼을 앞둔 남자 친구의 신장과 췌장을 이식받아 목숨을 구했다.

더욱이 이번 수술은 살아있는 사람의 신장과 췌장을 동시에 이식하는 첫 수술이어서 그 의미를 더하고 있다.

울산의대 서울아산병원 일반외과 한덕종 교수는 극심한 당뇨 합병증으로 복막투석까지 받아야 하는 처지에 있던 박춘화(32.여)씨에게 남자친구 백현국(46)씨의 신장과 췌장 일부를 떼어 내 동시에 이식하는데 성공했다고 21일 밝혔다.

지금까지 뇌사자의 신장과 췌장을 당뇨 합병증 환자에게 이식하는 수술은 있었지만 살아있는 기증자 1명에게서 신장과 췌장을 동시에 이식해 당뇨병을 치료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생체 신장ㆍ췌장 동시 이식수술'은 기증자인 남자 친구 백씨의 신장 1개를 박씨에게 이식한 다음 췌장 중 약 절반 정도를 박씨의 소장에 이식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이를 통해 당뇨 합병증으로 기능을 잃어버린 신장을 되살리는 것은 물론 이식한 남자 친구의 췌장으로부터 인슐린이 분비되도록 함으로써 박씨의 당뇨병을 완치할 수 있게 됐다고 의료진은 설명했다.

의료진은 이번 수술이 성공함에 따라 뇌사자에게만 의존하던 기존 이식수술의 범위가 크게 확대되고, 당뇨 합병증으로 신장 기능마저 멈췄으면서도 적절한 치료법이 없었던 만성 신부전 환자들에게 큰 희망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박씨의 경우 수술 전 당뇨 수치가 최고 680㎎/㎗로 정상인의 70~120㎎/㎗보다 약 7배 가량 높았으나 이식수술(1월 12일)을 한지 약 2개월이 지난 지금은 정상 수치인 110㎎/㎗을 유지해 인슐린을 끊은 상태다.

또한 이식 전 신장기능을 나타내는 크레아티닌 수치도 8.4㎎/㎗에서 지난 15일 퇴원 당시 1.6㎎/㎗로 줄어 정상적인 기능을 회복해 가고 있다.

박씨는 22년 전인 10살 때 제1형(인슐린 의존형) 당뇨병으로 진단받아 어린 나이부터 매일 같이 스스로 인슐린 주사를 맞아야 하는 고통 속에서 살아왔다.

여기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2000년 6월부터는 당뇨 합병증인 만성 신부전으로 혈액투석을 받기 시작했으며 지난 해 말부터는 복막투석을 받으며 신장이식을 받지 않으면 생명이 위험한 상태였다.

한 교수는 "지난해 신장이식을 상의하던 중 당뇨병을 근본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췌장이식도 함께 하기로 결심했다"면서 "현재는 기증자와 환자 모두 당뇨 수치와 신장 기능이 모두 정상"이라고 말했다.

기증자 백씨는 "2003년 1월 박씨를 처음 만나 고통스러운 투병생활을 지켜보던 중 지난해 말 처음으로 신장 기증을 결심했다"면서 "처음 생각했던 것보다 하나의 장기를 더 주게 됐지만 여자친구의 당뇨병까지 완치돼 기쁘다"고 말했다.

그는 "힘든 투병기간 사랑을 키워온 만큼 좋은 결실을 보고 싶다"면서 "(박씨의) 건강이 조금 더 회복되면 웨딩마치를 올릴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출처: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