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게시판 ▶ 소식란
소식란

제목업무교육서도 차별…두번 우는 비정규직2006-03-20
작성자관리자
첨부파일1
첨부파일2
첨부파일3
첨부파일4
첨부파일5
2002년 대학 졸업 후 정부출연기관에 비정규직으로 입사한 A(36)씨는 공부를 더 하기 위해 다른 직원들이 대학원 진학 시 지원을 받고 있는 학비보조금을 신청했다. 하지만 회사 측으로부터 비정규직은 해당사항이 안 된다는 답변을 듣고 어쩔 수 없이 자비를 들여 대학원에 다닐 수밖에 없었다. 이후 회사에서 하는 직무교육 신청을 한 A씨는 다시 한번 좌절하게 됐다. 회사에서 정규직이 교육정원만큼 신청해 비정규직에게 추가로 인원배정을 할 수 없다는 얘기를 들었다. A씨는 “하는 일은 정규직과 별 차이가 나지 않지만 월급 외에도 업무와 관련된 교육 등에서도 차별을 받는 비정규직의 어쩔 수 없는 비애”라고 한탄했다.

낮은 임금과 미비한 고용안정성으로 대표되는 비정규직 100명 중 2명만이 업무능력 향상 등을 위한 교육을 받아 100명 중 15명이 교육을 받은 정규직에 비해 능력개발 교육 기회에서도 큰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조사됐다. 더욱이 교육 기회의 부족은 비정규직의 능력개발 포기로 이어져 결국 더 많은 사회적 비용을 유발하는 결과를 낳아 대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됐다.

이 같은 결과는 지난해 한국노동연구원이 전국 4257명(정규직 3090명, 비정규직 1167명)의 임금 근로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정규·비정규 근로자 간 능력개발 기회의 격차’ 보고서에서 나타났다.

학력 수준별로 보면 전문대학 이상 졸업한 비정규직 287명 중 3.4%, 고등학교는 470명 중 3%, 중학교는 206명 중 1%만 능력개발 교육을 받았다. 이는 전문대학 이상 졸업자 1577명 중 19.3%, 고등학교 1112명 중 11.6%, 중학교 254명 중 7.1%가 교육을 받은 정규직보다 훨씬 낮은 수치다.

능력개발 교육은 산업부분에서도 큰 차이를 보였는데 제조업은 정규직 867명 중 12.8%가 교육을 받았지만, 비정규직은 144명 중 0.7%만이 교육을 받았다고 답했다. 건설업에서도 정규직은 171명 중 5.8%, 비정규직은 293명 중 1%만 교육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교육 기회 배제는 비정규직의 능력개발 의지마저 떨어뜨려 조사 대상 인원 1167명 중 96%에 달하는 1120명이 ‘능력개발을 원하지 않는다’고 응답했다.

자동차 공장에서 근무하는 비정규직 권모(35)씨는 “신차종이 개발되면 정규직들은 직무 능력 교육을 통해 기술을 습득하지만 비정규직들은 어깨 너머로 배울 수밖에 없다”며 “결국 같은 조립라인에서 일을 하지만 이런 차별로 인해 소외된다고 느껴지고 의욕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노동연구원 안주엽 연구위원은 “비정규직들이 능력개발을 자포자기하게 되면 이를 떠안아야 하는 사회적 비용은 더 늘어날 수밖에 없다”며 “정부나 회사에서 비정규직들이 능력개발을 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드는 정책방안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출처 : 세계일보 이귀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