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여민회가 주는 ‘올해의 성평등 디딤돌상’
“장애여성의 몸과 성에 대한 편견깼다" 인정
지난 2004년 10월 초 “장애여성은 장애인이전에 성적 욕망을 가진 여자”라며 에이블뉴스를 통해 자신의 누드를 공개해 장애여성에 대한 성적 편견을 깨는데 일조한 이선희(32)씨가 제주여민회가 주는 ‘올해의 성평등 디딤돌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제주여민회(공동대표 김영순, 김영란)는 지난 한 해 동안 성평등한 사회와 여성권익 향상을 만드는데 디딤돌이 됐던 인물이나 단체를 추천받아 지난 6일 선정위원회를 열어 수상자로 이씨를 선정했다고 지난 7일 밝혔다.
성평등 디딤돌상은 지난 2004년 제6회 3.8제주여성축제에서 제정된 상이다. 그해 제주지역의 성평등과 여성 권익에 기여한 개인이나 단체를 찾아 수상하는 상이다. 지난해에는 제주DPI 장애여성특별위원회가 이 상을 받았다.
올해 수상자로 선정된 이선희씨는 먼저 선정위원회로부터 “중도장애인으로 삶을 포기하지 않고 ‘동료상담가’로 활동하며 장애인들에게 용기를 복 돋아 주고 자립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주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이씨는 “중증장애여성의 몸으로 장애를 바라보는 사회에 시각변화를 목적으로 처음 장애여성누드사진을 촬영해 장애인의 왜곡된 성문제와 여성도 남성도 아닌 무성적인 존재로서 비추어지는 사회적 편견에 장애여성도 장애인이기 이전에 보통의 여성처럼 성적으로 인정받아야 한다며 상처로 얼룩진 몸을 드러내 장애와 사회적 편견에 변화를 주려 했다”고 인정받았다.
이와 더불어 이씨는 “여성장애인이 성조차 얘기하기 어려운 현실에서 불편을 스스로 깨치고 여성의 몸과 성에 대해서 사회적 편견에 변화를 주었으며 장애여성도 여성이라는 것을 부각시켰다. 특히 여성장애인들이 사회적 편견과 차별로부터 벗어날 수 있도록 장애여성 복지와 권익을 위한 다양한 활동들을 통해 실천하는 삶을 살아가고 있다”고 평가를 받았다.
자신의 누드를 공개했던 당시 제주장애인자립생활센터 활동보조인 코디네이터(상담간사)로 일했던 이씨는 누드 공개 이후 건강이 좋지 않아 한동안 하던 일을 그만 둬야만 했다. 잠시 쉬고 복귀해 동료상담 활동을 해온 이씨는 지난 1월부터는 인쇄소에 취직해 수습으로 인쇄 일을 배우고 있기도 하다. 물론 동료상담 활동도 계속하고 있다.
“어제(7일) 수상 소식을 들었다. 얼떨떨하다”고 소감한 밝힌 이씨는 “누드사진 때문에 장애인의 성이라는 것을 조금은 밖으로 끄집어냈다고 본다. 그 전에는 말하는 것 자체를 이상하게 생각했었다. 지금 생각해봐도 잘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씨는 또한 “나보다 훌륭한 후보가 있다고 들었는데, 나에게로 상이 돌아왔다고 들었다. 책임감도 느껴지고, 더 열심히 활동해야겠다는 다짐도 든다. 장애여성 관련해서 더 많은 일들을 하고 싶다”고 전했다.
특히 이씨는 “장애여성과 관련한 영화가 있다면 연기도 해보고 싶다”고 바람을 전했다. “‘말아톤’이라는 영화도 있었는데, 장애여성과 관련해서 만들어지는 영화가 있다면 출연해보고 싶다. 생각하고 바라면 이뤄진다고 생각한다.”
이씨는 오는 11일 국립제주박물관에서 열리는 3·8세계여성의날 기념 제8회 제주여성축제에 참석해 ‘성평등 디딤돌상’을 받을 예정이다.
출처:에이블뉴스 소장섭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