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증권사서 명퇴·정리해고
금융통합 맞물려 확산 가능성
여의도 증권가가 때아닌 구조조정 바람에 술렁이고 있다. 일부 증권사들이 명예퇴직을 실시하거나 정리해고를 추진하면서 본격적인 금융 통합에 앞서 인력 감축의 ´칼바람´이 불어닥치는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현대증권은 지난달 부장.차장급 직원 등 총 226명이 명예퇴직했다고 5일 밝혔다. 이는 당초 회사측 예상치인 100여 명의 두배를 넘는 규모다. 명퇴자들은 근속기간이 20년을 넘으면 16개월치 월급을 위로금으로 받았다. 부장급 직원들은 1억원 이상을 위로금으로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증권 관계자는 "최근 5년간 구조조정을 하지 못했다"며 "퇴직후 150여명은 2년 계약의 투자상담사로 채용해주기로 함에 따라 예상보다 명퇴신청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한국투자증권은 1월 옛 한국투신증권 직원 16명과 옛 동원증권 직원 4명을 권고 사직 형태로 정리해고했다가 노사간 갈등을 빚고 있다. 대상자들은 20년 이상 근무한 지점장급 직원들로 노동조합 소속이 아니어서 자체적으로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해 회사 측과 협상을 벌이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의 직원 수는 합병 초 2400여명 수준에서 최근 2300여명으로 줄어들었다. 이와 함께 1월 농협에 매각된 현 NH투자증권(옛 세종증권) 직원들도 구조조정설이 퍼지면서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이 같은 움직임이 업계 전반으로 확산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증권사들이 투자은행(IB).자산관리 업무에 주력하면서 그간 지점에서 약정 업무를 맡아온 직원 등을 많이 거느리고 있을 이유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게다가 최근 자산운용통합법 제정으로 본격적인 증권사간 ´짝짓기´에 앞서 인력 구조조정 가능성도 제기되는 분위기다.
출처 : 중앙일보 손해용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