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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봉사활동 결코 어려운 것이 아니예요”2005-08-02
작성자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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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정한 봉사를 실천하는 도봉고 1학년 심혜림양

“남는 시간에 보람 있는 일을 하고 싶어서 하는 거예요.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남던데요.”

방학을 맞은 청소년들이 봉사활동 시간을 채우기 위해 공공기관 및 보육원과 양로원등에서 봉사활동을 한다. 그러나 진정 봉사를 위한 것이 아닌 시간을 채우기 위한 성격이 더 강해 이미 그 의미가 퇴색된 지 오래다.

30일, 서울 노원구 홍파복지원 쉼터 요양원에서 정신지체 장애인의 목욕을 도우는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 심혜림(도봉고1,16)양은 봉사활동 시간을 받지 않는다. 그는 봉사시간 보다 한 주간 자신을 기다렸을 장애인들을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3때부터 봉사활동을 하고 싶었어요. 특히 장애인을 돕는 일을 하고 싶었는데 나이가 어리다는 이유로 하지 못하고 있다가 고등학교에 입학하고 나서 이 일을 알게 되었어요.”

그가 봉사활동을 시작한지는 3달 남짓 밖에 되질 않았다. 그러나 매주 토요일 오후 3시면 어김없이 이 곳을 찾아 장애인을 목욕 시키는 일을 돕는다. 이 일은 자원봉사자들이 가장 꺼려하는 일이다. 왜냐하면 다른 일보다 몇 배 힘이 들고 장애인에 대한 배려 없이는 가능하지 않기 때문이다.


“한 번 일을 하면 땀을 홀딱 쏟곤 해요. 2시간 정도 꼬박해야 일이 끝나는데 요즘 날도 더워서 많이 애를 먹죠. 그래도 하고 나면 참 보람 되요.”


학교에서는 매우 활발한 성격의 소유자, 친구들 사이에서 붙임성도 좋아 인기도 많단다. 평소에는 봉사에 대한 생각보다는 평범하게 학교에 다니는 학생이다. 그러나 시간이 조금 생기면 바로 봉사활동을 하고픈 생각이 든다고 한다. 이런 그에게 처음으로 봉사의 의미를 깨우쳐 준 사람이 있다. 바로 그 사람은 ‘오체불만족’을 쓴 일본인 오토다케 히로타다 이다.


“책을 접하고 많은 것을 깨달았어요. 오토다케 히로타다가 만약 한국에 살았다면 과연 지금처럼 살수 있을까 생각도 해보고요. 그의 친구들을 통해서 배웠던 것은 바로 장애인을 정말 평범한 사람으로 대하는 것이었어요.”


그는 봉사라는 말을 떠올려보면 의례 특별하고 어렵고 큰 결심이 필요한 것 마냥 느끼는 경향이 크다고 말했다. 그러나 봉사는 평범하고 당연한 것으로 생각하면 된다고 딱 잘라 말했다. 봉사한다는 것을 어렵게 만드는 것은 이와 같은 생각이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일을 하고 나면 너무 힘들어 다음에는 오지 말아야지 생각을 하기도 해요, 그렇지만 마음에 자꾸 남아서 오고 있어요. 한 주에 한 번 이 일을 그나마 하니까 한 주가 보람되고 더 힘이 생기는 것 같아요.”

그는 진정 봉사활동을 하면서 느끼는 감정들은 몇 마디의 말 보다 바로 직접 경험을 해야 한다면서 꼭 이런 봉사활동을 하면 좋을 것 같다고 권했다. 그는 봉사활동을 하면서 이런 생각에 잠긴다고 전했다.

“저는 먹고 싶은 것을 마음대로 먹을 수 있고 씻고 싶은 마음이 들 때 바로 씻을 수 있어요. 그런데 이 친구들은 그렇지 않잖아요. 한편으로 이렇게 건강하게 태어난 것에 대해 감사하고 또한 이 친구들에게 제가 건강한 만큼 조금 더 나눠주고 싶어요.”

남은 여름 방학 그도 다른 친구들과 마찬가지로 학교 보충수업을 가고 학원에도 다닌다. 주말에는 교회수련회가 잡혀 있다고 말했다. 이런 와중에도 토요일이면 어김없이 그는 홍파복지원으로 달려갈 태세다. 그에게 봉사활동은 이미 삶의 일부분이었다.

“앞으로 더욱 진실 된 삶을 살고 싶어요. 구체적인 직업에 대해서는 생각해 보지는 않았어요. 그래서 아직 구체적인 꿈은 없어요. 그렇지만 분명 제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아가고 싶어요.”

그는 한번쯤은 봉사시간을 받기 위해 봉사활동을 가지 말고 편하게 마음먹고 봉사활동을 가봤으면 좋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분명 더 많은 것을 느끼고 큰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이다.

“학교에서 봉사활동을 통해 시간을 채워오라 하지만 사실 그것은 진정한 봉사의 의미를 오히려 더 왜곡시키는 일이예요. 진정 제대로 된 봉사활동은 많은 시간 했다고 해서 좋은 것이 아니예요. 어떤 의미로 했는지가 더욱 중요한 것이죠.”

10명 정도의 정신지체 장애인을 목욕시키기 위해 욕실로 들어가는 그의 모습은 유난히도 아름답게 빛났다. 흘리는 땀방울이 이렇게 아름답다는 것 또한 그를 통해 보게 되었다.

출처 : 한겨레 (인터넷뉴스 바이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