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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정신지체장애인 ‘생뚱이국토원정대’ 350km도보행진2005-08-02
작성자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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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해남 땅끝 350km 도보 행진
온 나라를 밟아보고 싶어요
정신지체 장애인들이 우리 땅 곳곳을 밟으며 홀로서기에 나섰다.

충북지역 정신지체 장애인과 대학생 자원봉사자 등 24명으로 이뤄진 ‘생뚱이 국토 원정대’가 1일 오전 10시 청주체육관에서 발대식을 하고 전남 해남 땅끝마을까지 18일 동안 350.3㎞의 대장정을 시작했다.

때론 엉뚱하고, 때론 생뚱맞은 말과 행동을 하는 정신지체 장애인이지만 많은 이들과 친구가 되고 싶다는 뜻에서 생뚱이 원정대로 정했다.

둘로 나눈 팀 이름도 ‘생생팀’과 ‘뚱뚱팀’이다.

장정에는 정신지체 장애 1급 김향지(19)양 등 정신지체 1~3급 장애인 8명이 참가하고 있다.

충북 정신지체장애인 애호협회에서 참가 신청을 받고 부모들의 동의를 받았다.
이들은 한 달 전부터 하루 5~8㎞씩을 걸으며 체력을 키워 왔다.

김재호(26·정신지체 3급)씨는 “친구, 동생들과 함께 하는 걷기가 참 재미있을 것 같다”며 “땅끝까지 가는 동안 많은 사람을 만나고 싶다”고 말했다.

김씨의 어머니 김태의(56)씨는 “언젠가 홀로 서야 할 아들이기에 걱정을 뒤로하고 장정에 참여 시켰다”고 말했다.

꽃동네 현도사회복지대 학생 등 15명은 장애인 1명당 1~2명씩 짝을 지어 길동무와 말동무를 하게 된다.

공무원 시험에 합격한 뒤 짬을 내 도우미로 나선 이상국(28)씨는 “장애·비장애를 떠나 많은 사람을 만날 수 있어 참여했다”며 “즐겁고 보람있는 장정이 되도록 뒷바라지하겠다”고 말했다.

충북 청주에서 출발한 원정대는 청원-금산-공주-완주-임실-순창-담양-광주-나주-영암-강진을 거쳐 18일께 전남 해남 땅끝마을에 다다를 예정이다.

원정대는 날마다 15~28㎞를 걷게 된다.

더울 때는 밤길도 걷게 되며, 대전과 광주에서는 장애인 인식 개선을 알리는 거리 캠페인도 할 계획이다.

원정대는 많은 사람을 만나지만 폐는 끼치지 말자는 뜻에서 잠은 주로 마을 경로당 등을 이용하고 음식은 지어 먹기로 했다.

전찬근(35) 원정대장은 “장애인 스스로 울타리를 벗어나 미치도록 우리 땅과 사람을 사랑해보자는 뜻에서 장정을 시작했다”며 “세상을 안으려 나선 장애인들에게 많은 박수를 보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청주/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출처: 한겨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