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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부딪혀도 뼈가 으스러지는 '유리공주' 박수현2006-02-07
작성자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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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특기가 뭐냐고요? 음… 맑은 목소리예요. 오디션 때도 호평받았는 걸요."

소녀라고 불러야겠다. 나이는 어느덧 약관을 넘겼지만 여전히 마음만은 순수한 박수현 씨(21)는 성인이라 믿기 힘들 만큼 앳돼 보였고 또 작았다. 키는 1m가 채 될까 말까. 몸무게는 20㎏에 불과하다.

박씨는 선천성 골형성부전증이란 이름도 어려운 희귀병을 앓고 있다. 작은 충격에도 뼈가 으스러지는, 아니 가만히 앉아 있다가도 그런 일이 생기는 장애다.

박씨는 3살과 6살 때 뼈 안으로 철을 집어넣어 부서지지 않도록 지지하는 수술을 다섯 차례나 받느라 정규 학교 진학도 늦을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18살에야 중학교를 졸업했다.

특수학교를 거쳐 지금은 만학도들이 공부하는 고교에서 대학 진학의 꿈을 키우고 있지만 이 작고 귀여운 소녀의 진짜 꿈은 연예인이다.

"장애인으로 살아가야 하는 현실에 부딪히니 난 아무 것도 못하리라 생각했어요. 그러나 특수학교에 다닐 때 우연히 장애배우 모집공고를 보게 됐죠. 두려움 반 설렘 반으로 응시했는데 덜컥 합격해 버렸어요."

오디션을 통과한 그녀는 현재 학교생활과 더불어 가나엔터테인먼트라는 연예인 매니지먼트에 소속돼 있다. 같은 소속사 연기자 중에는 드라마 '대추나무 사랑 걸렸네'에 출연하는 배우 송채환 씨도 있고 지난해 개봉한 영화 '사랑해 말순씨'에서 다운증후군 소년을 열연한 장애배우 강민휘 씨도 있다.

박씨는 강민휘 씨를 비롯한 장애우 3명과 함께 매주 월ㆍ금요일 이틀 동안 연기수업을 집중적으로 받고 있다. 그리고 얼마 전에는 강씨와 함께 KBS 드라마 '안녕하세요 하느님'에 잠깐 얼굴을 내밀기도 했다.

"소속사가 보라매 공원 부근에 있어서 지금 살고 있는 상계동에서는 한참이나 멀어요. 가는 데 별 불편함은 못 느끼지만 수업이 빡빡해 힘들어요. 한 번 가면 4시간 동안 연기지도를 받아야 하거든요."

몸이 불편하지 않은 사람도 힘든 연예계 생활, 그러나 박씨는 18살 때부터 타온 전동휠체어 하나에 몸을 의지해 아무리 먼 거리라도 혼자 이동할 만큼 의지가 강하다.

박수현 씨는 결코 자신의 꿈만은 유리 속에 가두지 않았다. "정확히 가늠하긴 힘들지만 행복이란 것도 상대적이어서 자기 마음 먹기에 달렸다"고 말하는 박씨. 그녀는 이제 진짜 꿈을 향해 달려간다.

"제 강점인 목소리를 살려 라디오 DJ를 꼭 해보고 싶어요. 영화에도 도전하고 싶고요. 대학에서는 사회복지학을 전공해 저처럼 장애를 앓고 있는 사람에게 많은 도움을 주고 싶습니다."

출처:매일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