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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장애인정책 의정활동 우수의원들의 약속2005-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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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영 의원 “이 상은 더 열심히 하라는 채찍”
손봉숙 의원 “차별 없는 세상 위해 더욱 노력”

“이렇게 감동적인 행사인 줄은 생각지도 못했어요.”

한국장애인인권포럼과 에이블뉴스가 공동 운영한 장애인정책모니터단이 29일 오전 국회도서관 소회의실에서 개최한 2005년 국회 장애인정책 의정활동 우수의원 시상식에 축사를 하러 참석한 김덕규 국회부의장은 “감동받았다”며 얼굴에 환한 미소를 지었다.

김 부의장은 “국회와 정부가 정책적, 제도적 틀을 더 든든하게 해 나가야할 것이다. 이 과정에서 가장 필요한 것이 바로 장애인당사자 여러분들의 목소리다. 현실에서 느끼는 불편함과 어려움,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여러 문제를 허심탄회하게 풀어놓아 주어야한다. 그럴 때만이 진정한 장애인 욕구를 충족시키는 정책이 나올 것이고, 입법화돼서 현실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김 부의장은 “총 3만여 쪽에 달하는 속기록을 면밀히 검토해서 1천200개에 달하는 장애인관련 질의를 찾아내시고, 엄밀한 평가기준으로 우수 국회의원을 선정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장애인 여러분들이 직접 의정활동을 평가하는 것은 스스로 정책참여도를 높이는 실로 의미 있는 활동”이라고 격려했다.

장애인이 직접 국회 의원활동 평가

장애인당사자, 장애인가족, 장애인문제에 관심 있는 학생 및 일반인 등 총 24명으로 구성된 장애인정책모니터단은 2004년 하반기부터 올해 하반기까지 전체 국회의원들을 대상으로 국회 전반에 걸친 장애인관련 활동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활동을 벌였다.

총 3만여 쪽에 달하는 403개의 회의록을 면밀히 검토해 1천200여개의 장애인정책 질의 및 답변을 찾아내 양적인 측면과 질적인 측면에서 평가했으며, 2005년 한 해 동안 발의되거나 통과된 법안들에 대해서 양적, 질적 평가를 내렸다.

이런 평가방법을 통해 총 7명의 우수 국회의원을 뽑았다. 전체 우수의원으로 한나라당 정화원 의원, 열린우리당 장향숙 의원, 민주당 손봉숙 의원을, 상임위 우수의원으로 열린우리당 우원식 의원(환경노동위), 민주노동당 최순영 의원(교육위), 한나라당 전재희 의원(보건복지위), 열린우리당 유승희 의원(과학기술정보통신위)을 선정했다.

장애인정책모니터단은 지난 29일 오전 국회도서관 소회의실에서 시상식을 열어 이들에게 감사패를 전달하고, 내년에도 장애인정책 의정활동에 앞장서 줄 것을 당부했다. 이날 시상식에 참석한 국회의원들은 하나같이 “뜻밖의 상을 받았다”고 기뻐하며, “앞으로 더욱더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화답했다.

장향숙 의원, “더 열심히 짖겠다(?)”

수영선수 김진호씨와 어머니 유현경씨로부터 감사패를 전달받은 열린우리당 장향숙 의원은 “제가 대한장애인체육회 초대회장을 맡았다. 제가 가장 크게 해야 할 일이 대한장애인체육회와 관련해 재활과 복지뿐만이 아니라 우리의 행복과 기쁨과 감동을 위해서 김진호 같은 선수를 많이 만들어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다짐을 전했다.

특히 장 의원은 “오늘 이 상을 받은 의미를 거기에 보태서 열심히 의정생활을 하겠다. 내년이 개띠 해다. 제가 58년 개띠다. 열심히 여러분을 위해서 짖도록 하겠다”며 재치 있는 수상소감을 전해 청중의 박수를 받았다.

코미디언 박대운씨에게 감사패를 전달받은 민주당 손봉숙 의원은 “굉장히 뜻밖의 상이다. 죄송스럽기도 하고 더 열심히 할걸 그랬다는 생각도 하게 된다. 저는 장애인이든지 여성이든지 누구든지 간에 차별 없이 살 권리가 있다고 확실히 믿기 때문에 이 운동을 열심히 하고 있다. 제가 마땅히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하고, 남은 임기 동안에도 최선을 다해 장애인들이 차별받지 않는 세상을 위해서 작은 힘이나 보태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특히 손 의원은 “엄청난 양의 정책자료집을 내신 노고에 눈물날 정도로 보고 대단히 감동을 받았다”며 “저도 엔지오활동을 하면서 모니터를 해봤지만 이렇게 근사한 자료집을 내보지 못했다. 높이 평가한다”고 장애인정책모니터단을 격려했다.

보건복지위원회 우수의원으로 선정된 한나라당 전재희 의원은 “아주 좋은 자료집을 만드는 것이 국회의원 모두에게 알려지면 앞으로 국회의원들을 뽑을 때 장애인대표가 많이 올 수도 있고, 의원들도 의정활동을 하는데 있어서 장애인 정책의 중요성을 깊이 깨달을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수 있을 것 같아서 이 행사의 취지에 대해서 대단히 뜻 깊게 생각한다”고 전했다.

전 의원은 “우리 복지위에서 최우수 의원 2명이 나오니까 저 같은 말석의 의원도 받게 된 것 같다. 그러나 저의 기본적인 생각은 스스로 설 수 있는 분들은 스스로를 대변해 줄 수 있기 때문에 안 해도 되지만 어린이나 스스로 자기를 대변하기 어려운 사람들에 대해서는 누군가는 목소리를 대변해줘야 한다는 것이다. 잘 하라는 채찍으로 받아들이고, 할 수 있는 만큼 열심히 하겠다”고 약속했다.

우원식 의원, “도랑치고 가재 잡았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우수의원으로 선정된 열린우리당 우원식 의원은 “생각지 못한 상을 받았다”고 기뻐하며, 소아마비 장애를 갖고 있는 자신의 형과 관련한 일화를 들려줬다.

“어려서 저희 형이 겪은 고통을 봤다. 제가 중학교 2학년, 저희 형이 고 2때였다. 형이 소아마비를 갖고 있는데 의사를 하고 싶어 했다. 의대를 가겠다고 했다. 그런데 의대 입학 전형을 보니까 장애인이 안 된다고 하더라. 일주일은 방구석에 앉아서 우는 것을 봤다. 어려서 소아마비라고 동네 애들이 놀릴 때 같이 싸울 때는 괜찮았는데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사회 제도 때문에 못한다고 생각 하니까 무지하게 억울했던 모양이다.

그리고 내가 국회의원이 됐다. 제일 하고 싶었던 일이 장애인이 하고 싶은데 제도 때문에 하지 못하는 일, 환노위에 갔는데 거기에 그 법이 있더라. 6개월에 걸쳐서 고쳤는데, 그것을 고친 날 그날 인터넷에 오늘은 기분 좋은날, 소주 한잔해야 되겠다고 글을 썼다. 오늘 되게 기분 좋다. 이런 일을 두고 ‘도랑 치고 가재 잡았다’고 하는가 보다.”

우 의원은 “형을 통해서 깨달은 이 사회적 편견, 차별을 없애는데 국회의원이라는 직을 이용해서 한 가지 했다, 라고 생각해서 기분이 좋았는데 거기에 상까지 받으니까 정말 도랑치고 가재 잡은 격”이라고 덧붙였다.

국회 교육위원회 우수의원으로 선정된 민주노동당 최순영 의원은 “제가 무슨 일을 했길래 상을 받아야하는가 깜짝 놀랐다. 저는 민주노동당 정책을 갖고, 열심히 했을 뿐”이라고 수상소감을 전하며 장애인 교육권 확보를 위한 노력을 약속했다.

“지난해 국회 앞에서 부모님들이 흰 소복을 입고, 농성을 하는 모습을 보고 가슴이 아팠다. 자기 자식보다 하루를 더 살아야겠다는 어머님들의 말씀에 같은 자식을 가진 어머니로서 가슴이 아팠다. 이 국가가 책임을 져 주기 않기 때문에 하루를 더 살아야 된다는 이 애틋한 마음, 이제는 국가가 이런 것들을 책임을 져야한다는 각오를 다지게 됐다. 이 상은 국회 활동을 더 열심히 하라는 채찍으로 받아들이겠다.”

유승희 의원, 감사패 받고 감동의 눈물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 우수의원으로 선정된 열린우리당 유승희 의원은 “인간은 마음의 장애를 갖고 있다. 마음의 장애를 극복하는 것도 참 힘들다는 생각을 참 많이 하고 있다”고 수상소감을 전하며 눈물을 보였다.

“상을 받기보다는 훌륭하게 신체적인 장애를 넘어서 연예계에 진출하시고, 인권을 위해서 모니터를 하신 분들에게 감사하고, 상을 드려야하는데 오히려 상을 받게 돼서 영광이다. 금년에 의정활동을 하면서 가장 의미 있던 날이 첫 번째는 호주제를 폐지한 날이고, 그 다음으로 오늘이다.”

이번 조사대상 국회의원 299명 중에서 최고의 점수를 기록하며 전체 우수의원으로 선정된 한나라당 정화원 의원은 미리 잡혀있던 일정 때문에 시상식에 참석하지 못했다. 정 의원을 대신해 감사패를 전달받은 김용한 비서관은 “의원님을 도와 장애인 인권 증진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장애인정책모니터단은 국회 장애인정책 의정활동을 모니터한 결과를 집약해 550페이지 분량의 ‘2005 국회 장애인정책 의정모니터백서’를 발간했다.


출처 : 에이블뉴스 소장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