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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구직자 두번 울리는 ‘닫힌 채용’ 사라져야2005-12-20
작성자상담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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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생존 여부,가족 월수입,아파트 평수,가족들의 출신학교와 현재 직위….

열린 채용이 확산되고 있다지만 여전히 입사지원서에는 이런 사항들이 줄줄이 열거돼 있다. 학력과 연령 제한을 철폐하고,블라인드 면접을 실시하는 등 열린 채용을 기업들이 부르짖지만 대다수 기업은 여전히 지원자 개인의 실력보다 배경을 보는 ‘닫힌 채용’을 되풀이하고 있는 것. 하지만 개인의 능력과 무관한 주변 상황을 일일이 체크하는 것은 차별적 관행으로,철폐돼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19일 국민일보가 지난 6일부터 2주간 인터넷 채용 포털의 대기업 채용 현황을 조사한 결과 120개 기업 가운데 83개 기업이 지원자의 실력과 무관한 정보들을 입사지원서에 기재토록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항목별로는 가족들의 출신학교와 현재 근무처 직위 등 가족사항 기재를 의무화하는 기업이 78곳으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신장·체중(58곳),종교(40곳),자가·전세 등 주거 사항(34곳),미혼·기혼 여부(33곳),동산·부동산(20곳),가족 월수입(15곳) 등이 뒤를 이었다. 이밖에 혈액형과 부모생존 여부,가족별 출신지,학비 지급자,생활비 부담자,고교 석차,추천인 또는 지인(유력인사),결혼일 등도 몇몇 기업의 이력서 양식에 포함돼 있었다.

기업별로는 보령제약 크라운제과 오뚜기 SH케미칼 메가마트(농심 계열) 삼성리빙프라자와 썬스타그룹 6개 기업이 지원자의 기본적인 정보 외에 신장,체중,결혼 여부부터 가족의 출신교,직장명과 직위,자택 또는 전세·월세 여부,동산과 부동산,가족 월수입까지 입사지원서에 기재토록 하고 있다.

업종별로는 금융권(카드,보험사 포함)과 식·유통부문에서 이 같은 행태가 두드러졌다. 대우증권의 입사지원서 양식은 신장과 체중,결혼 여부,가족사항은 물론 가족별 월수입까지 입력하도록 돼 있다. 동양선물은 가족사항과 동산·부동산과 가족 월수입을,메리츠화재는 주거 형태와 동산·부동산을,공기업인 한국주택금융공사는 가족사항과 주거사항을 기재해야 한다. 이밖에 우리증권 기업은행 하나은행 LG화재 교보생명 동화홀딩스 등이 가족관계나 결혼 여부 등을 항목에 포함시켰다.

식·유통부문에서는 SPC그룹은 최종학력과 직업 직위를 묻고 있으며,오뚜기의 경우 주거 형태에 평수까지 기입토록 하고 있다. 신세계푸드시스템은 신장과 체중,가족별 학력과 직위,주거 형태,가족 월수입,학비 지급자,부모생존 여부 등을 입사지원 항목에 넣었다.

면접에서도 마찬가지다. 내년 2월 졸업예정인 이모(23)씨는 “얼마 전 롯데캐논 면접장에서 한 구직자에게 부모가 왜 안 계신지 캐묻는 면접관들을 보고 놀랐다”면서 “아무리 면접이라지만 묻지 말아야 할 사안도 있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와 관련,S사 인사 담당자는 “구직자에 대한 정보를 많이 알면 알수록 제대로 된 채용을 할 수 있기 때문”이라며 “관련 서류는 채용시에만 활용하고 폐기하기 때문에 문제될 게 없다”고 해명했다.

한국능률협회 조가영 연구원은 “말로만 열린 채용이지 실제 열린 채용을 하는 기업은 보기 드물다”면서 “기업체에선 좋은 집안에서 자란 사람이 인성이나 능력면에서 앞서기 때문이라고 변명하는데,그러면 결손가정 등 어렵게 자란 사람은 취직도 못한다는 말이냐”고 비판했다.

출처 : 국민일보 이경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