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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시키기 전에 찾아서 일해라'2005-12-16
작성자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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척벽비보, 촌음시경´(尺璧非寶, 寸陰是競).

´한 자나 되는 구슬을 보배로 여기지 말고, 대신 짧은 시간이라도 귀중히 여기라´는 뜻. 명심보감 성심(省心)편에 나오는 말이다.

유상옥(71.사진) 코리아나화장품 회장은 이 명심보감을 자신의 인생에 가장 큰 영향을 준 책으로 꼽았다.

그는 그렇게 책에 적힌 가르침대로 평생 바쁜 시간을 아껴가며 치열하게 자기 자신을 갈고 닦으며 살아왔다.

# 자기 계발

그는 1959년 고려대를 졸업하고 동아제약 공채 1기로 입사했다. "당시엔 모두가 살기 어려웠어요. 그래서 취직을 했지만 옛날 과거 보듯 국가자격시험을 봐서 내 지식의 깊이를 시험받고 싶었어요."

직장생활 틈틈히 공인회계사 시험 준비를 했다. "입사한 지 3년째 되던 1961년, 드디어 공인회계사 시험에 합격했죠. 공자 말씀에도 ´배우고 익히면 즐겁지 않은가´라고 했습니다. 전 항상 뭔가를 배우려고 노력했지요. 시간이 없어 자기계발을 못 한다는 이야기는 변명에 지나지 않는다고 봅니다."

그 노력은 그 뒤로도 계속 이어졌다. "66년 고려대 경영대학원 석사과정을 마치고 틈틈히 학교에서 강의도 했지요. 그 뒤 회사일이 너무 바빠 공부를 잠깐 미뤄 뒀다가, 나이 오십이 다 되서 박사학위도 취득했습니다. 경영자가 되기 위해선 계속 공부하며 자기를 단련시켜야 합니다."

그가 닦은 이론적 기반은 실제 회사경영에도 큰 보탬이 됐다. "제 박사논문 제목이 ´방문판매에 관한 마케팅´입니다. 전문경영인으로서 라미화장품을 운영할 당시의 경험을 살려서 쓴 것이지요. 이때 공부해 두었던 것이 나중에 코리아나화장품을 창업했을 때, 후발주자의 한계를 뛰어넘어 성장하는 데 큰 도움이 됐습니다."

그는 기존의 유통경로를 뛰어넘어 소비자를 바로 만나는 방식을 선택했다. "마케팅을 차별화하기 위해 ´화장품 직판방식´(다이렉트 세일즈 시스템)을 도입했습니다. 체계적인 ´뷰티 플래너´ 조직를 운영해 어느 경쟁업체보다도 강한 영업시스템을 구축했지요. 창업 5년만에 국내 3대 화장품업체로 도약할 수 있었던 것도 이에 힘입은 바 큽니다."

# 감성 계발

유 회장은 이미 4권의 수필집을 펴낸 수필가로도 잘 알려져 있다. 서예에도 능하다. 그러나 그가 처음부터 이런 감성을 가졌던 것은 아니었다. "젊었을 때 제 친한 지인이 제게 ´당신은 이성적이고 숫자에 강하지만 감성은 다소 모자란 것 같다´는 충고를 하더군요. 맞는 말이었습니다."

지인은 그림을 보라고 권유했다. 그는 바로 실행에 옮겼다. "당시 회사가 인사동 근처에 있었습니다. 걸어서 5분이면 갈 수 있었죠. 점심시간에 밥을 빨리 먹고 남는 40분 정도 시간에 이 화랑, 저 화랑을 다니며 그림을 구경했죠. 더러 물어보기도 하면서요."

그렇게 반 년이 흘렀다. "한국화를 보면 그 작가를 맞힐 정도의 수준이 됐어요. 대략 그림의 가격을 감정할 수도 있었구요. 직장생활 당시 돈은 별로 없었지만, 형편에 맞는 가격이 저렴한 그림이라도 사서 감상했습니다. 그렇게 그림보는 법을 점차 배워나갔습니다."

지금도 그는 시간 날 때 전시회를 즐겁게 구경하러 다닌다. 여기에 머물지 않고 서화전 등 각종 전시회도 꾸준히 열고 있다. 또 평소 장신구를 모으던 취미를 살려 아예 화장박물관을 만들었다.

"이성과 감성의 조화된 균형이 필요합니다. 특히 감성적인 측면을 잘 발달시키면 창의성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됩니다. 이는 경영자가 되려면 반드시 가져야 할 덕목 가운데 하나라고 봅니다."

# 일은 찾아서 해라

그는 직장생활에서 다양한 일을 경험해 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전 회계 구매 관리 기획 영업 등 정말 다양한 업무를 골고루 했죠. 하위직급때 다양한 업무를 해 본 것이 나중 경영자생활에 큰 도움이 됐습니다. 전문성과 다양성을 동시에 키워가야 합니다."

55세에 코리아나화장품을 창업하기 전까지, 그는 직장생활에서 항상 승승장구해왔다. "일을 시키지 않아도 늘 찾아서 일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이것이 제가 고속승진을 할 수 있었던 비결이라면 비결일겁니다."

창업한 동기도 마찬가지였다. "동아제약 본사 임원으로 일하던 중 부실했던 계열 화장품회사의 최고경영자를 맡게 됐습니다. 이를 알짜기업을 키워내며 큰 보람을 누렸지요. 그러나 노사분규의 책임을 지고 작은 계열사 사장으로 좌천되는 아픔도 겪었습니다. 일은 정말 편했지만 살아가는 의미를 찾지 못했지요. 그래서 늦은 나이에 창업에 도전하게 됐죠."

그는 영원한 기업가로 남고 싶어 했다. "늘 노력하며 도전하고 살아왔고 앞으로도 그렇게 살아갈 겁니다. 외제 화장품의 공세에서 국내 시장을 지키는 데서 벗어나, 이제 오히려 해외시장을 공략하는 일에 나설 생각입니다. 세계 여성이 함께 쓰는 명품 화장품으로 당당히 승부하고 싶습니다. "

출처 : 머니투데이 박창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