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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인재 찾는 인터넷업계 ‘풍요 속 빈곤’2005-11-29
작성자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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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력 입증된 기획·마케팅 인력 부족
대부분 인맥이나 수시 채용으로 뽑아

인터넷 포털 사업을 기획하고 있는 한 벤처기업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만나는 사람마다 “좋은 사람 없느냐”고 묻는다. 이 CEO는 “오는 사람은 많지만 쓸 사람이 없다”며 “특히 기획·마케팅 쪽의 핵심인재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이 회사에는 올해 공채에 수백대 1의 경쟁률로 지원자가 몰렸지만, 막상 ‘전력감’이 될 경력직 인재는 가뭄이라는 것이다.

인터넷 업계가 때아닌 인력난으로 ‘인재 사냥’에 바쁘다. KTH, SK커뮤니케이션즈 등 대기업들이 인터넷 업계에 진출한 데 이어 최근 게임업계까지 포털 사업으로 확장을 노리면서 인터넷 업계의 인력 수요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인력난의 가장 큰 원인은 업체의 수요 확대다. 기존 업체들의 사업 확장과 신규 업체들의 시장 진입이 늘고 있는 것. 게임·검색포털 등 전문화 된 분야를 갖고 있던 기존 업체들은 점차 동영상·커뮤니티 기능 등을 더하며 종합 포털로 변신하는 추세이다. 1등만이 살아남는 현 인터넷 업계의 사업 구도도 이같은 경쟁을 가열시키고 있다.

여기에 수시 채용을 선호하는 인터넷 업계의 채용 관행이 인력난을 더욱 심화시키고 있다. 벤처업계는 정형화된 시스템보다 개인의 창의성이 업무 성과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경향이 있다. 때문에 업계는 어느 정도 실력이 입증된 이른바 ‘선수’를 선호하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NHN, KTH, SK커뮤니케이션즈 등 상위권 인터넷업체들은 지난해 대부분의 채용인원을 수시 채용으로 뽑았다. KTH는 아예 공채 없이 수시 채용으로만 60여명을 뽑았다. SK커뮤니케이션즈, 엔씨소프트 등 다른 업체들도 공채의 3~4배에 달하는 인원을 수시채용으로 뽑았다.

한 인터넷 포털업체 관계자는 “새로 5명 정도의 사업팀을 꾸리려고 하는데 아는 인맥을 통해 들어올 사람을 알아보는 중”이라며 “공채를 통한 회사 내 자체 인력풀이 풍부하지 못한 만큼 아무래도 ‘믿을 만한 사람’을 관리자가 직접 찾아보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같은 수시 채용에 지원자가 없는 것은 아니다. 주요 인터넷 업체의 경력직 채용에는 오히려 대부분 수십대 1 이상의 경쟁률을 보인다. 그러나 지원자들의 경력이나 성공경험이 업체들의 요구와 맞아 떨어지는 경우는 많지 않다는 게 업계 인사 관계자들의 말이다.

한 벤처 업체 인사 관계자는 “실력이 없는 지원자는 오히려 용감하게 지원하고, 쓸만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이미 다른 업체에 자리를 굳혔거나 자신이 부족하다고 생각해 지원을 꺼린다”며 “공채 인력들이 빨리 성장해 모자란 자리를 메우기만 기다리는 중”이라고 말했다.

때문에 벤처업계는 이렇게 어렵게 들어온 인재들을 관리하기 위한 시스템을 만드는 데에도 고민이 많다. SK커뮤니케이션즈는 사장과 단 둘이 이야기할 수 있는 ‘티타임 제도’를 상설화하고, 자기 개발을 위해 2년까지 휴직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엔씨소프트도 업무 평가에 대한 성과급을 도입하고 해외 견학 혜택을 수시로 부여하는 등의 제도를 도입하고 있다.

한 게임업체 관계자는 “공채 인력을 자체적으로 육성하는 체제로 벤처 업계도 서서히 변화 중”이라며 “최근 2~3년간 공채한 인력이 중간 관리자급으로 성장할 4~5년 간은 이같은 인력난이 쉽게 해소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출처 : 조선일보 백승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