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체장애 2급 오모(54)씨가 지난해 10월 서울 관악구의 한 반지하 임대주택에 입주하고 나서 지금까지 외출한 횟수는 고작 세번이다.
대문 앞에 있는 5칸짜리 계단을 혼자힘으로는 오르내릴 수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씨는 서울시의 장애인 주거환경 개선 대상가구로 선정돼 맞춤형 집수리를 받고서는 전동 휠체어를 타고 혼자 힘으로도 자유롭게 외출할 수 있게 됐다.
시는 오씨 집의 안방.현관.대문의 턱을 제거하고 계단에 전동 휠체어가 오르내릴 수 있는 경사로를 설치했다.
또한 현관문을 리모컨으로 여닫을 수 있게 하고 집안 곳곳에 보조 손잡이를 달아줬다.
오씨는 "남의 도움 없이도 안방에서 대문 밖까지 1분이면 오갈 수 있게 됐다"면서 "그동안 타지 못했던 지하철, 버스도 타보고 만나지 못했던 친구도 만나러가고 싶다"며 기뻐했다.
4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가 4월부터 10월까지 장애인 맞춤형 집수리를 해준 가구 수는 오씨의 집을 포함해 모두 100가구. 가구당 400만~600만원의 수리비가 들어갔다.
집수리 대상은 장애 정도와 유형을 고려해 전문가가 현장을 직접 둘러보고서 시설 개선이 시급한 곳을 우선 선정했다.
선정된 가구에는 장애인의 실생활에 불편함이 없도록 문턱 제거, 화장실.주방 개조, 출입구 경사로 및 편의시설 설치 등의 수리가 이뤄졌다.
시 관계자는 "장애인 주거환경 개선사업은 저소득층 장애인이 실생활에서 편리함을 느낄 수 있게 도와주고 문턱.계단 등의 장애물을 없애 장애인과 지역사회 간의 가교를 만들어 주고 있다"고 말했다.
시는 내년에도 5억원을 투입해 100개 중증장애인 가구에 맞춤형 집수리를 해줄 계획이다.
* 출처 :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