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을 뒤돌아보고, 다름을 수용하고
시각장애인들의 고용창출도 이루고
자신의 손조차 보이지 않는 칠흑 같은 어둠…. 보이는 현상에만 길들어진 현대인들은 이처럼 빛과 완전히 차단된 공간에 들어서면 먼저 당혹감을 느끼게 될 것이다. 과연 시각중심적인 삶에서 입장전환이 되어 시각이 배제된 세상 속으로 던져진다면 과연 어떻게 될까?
현재 예술의 전당 디자인미술관 2층에서는 ‘DIALOGUE IN THE DARK. Seoul’(부제 : 어둠 속의 대화, 이하 DID) 두 번째 서울공연전시가 열리고 있다. DID 전시 설립자는 Dr. Andreas Heinecke(독일). 1988년 독일 함부르크에서 처음으로 기획되었으며, 19개 국가, 130개 전시장에서 매년 개최 되고 있다. 현재 8개국이 상설 전시장을 운영되고 있는 전 세계적 공연전시이다. (연내 일본은 상설전시장 준비 완료)
DID공연전시가 갖는 의미는 기획전시 주관사 보도자료에서 잘 나타나고 있다. 먼저 2006년 말 기준으로 전 세계 5백만명 이상의 관람객을 유치하였고, 그중 관람객 중 50%이상이 2~5차례 재관람할 정도로, 전체관람객의 98.9%가 만족감을 표현하였다고 한다.
이러한 이유로는 DID공연전시는 타 전시와 다른 차별화된 요소와 구조가 있다. 우선적으로 이 공연전시의 가장 핵심적 키워드를 잡고 있는 운영요원(이하_DID Guider)들이다. 이들은 전시장 내부를 속속들이 알고 있다. 마치 적외선 카메라를 달고 거리를 활보하듯이, 하지만 이 전시장 내부는 빛과 완전히 차단된 의도된 공간(The Dark)이며, 투어시간은 60분이다.
상대적으로 긴 시간을 전적으로 DID Guider의 도움으로 2개의 ‘Introduction Room’과 ‘Ending Room’에서 어둠의 소통을 배우고, 4개의 각기 다른 테마존(공원, 도심, 시장, 카페)에서 일상적인 체험을 시각을 배제한 채 오감으로 느끼는 것이다. 나를 지탱해주고, 인도해주는 그 절대적 도움의 대상(DID Guider)이 바로 중증시각장애인(전맹장애인 포함)이라는 사실에 놀라울 뿐이다.
이렇듯 DID공연전시는 요즘의 문화아이콘을 내포하고 있다. 즉, 시대성 그리고 대중성과 예술성, 교육성과 오락성 등을 골고루 갖추고 있으며, 종전의 일회성 장애체험이 아닌 유쾌한 체험을 통한 발상과 사고의 전환이 발휘되는 공익성 오감체험전시이다.(연인 고객 비중이 높다는 사실은 통상의 장애체험과는 거리가 있다. )
더욱 더 놀라운 사실은 전시 기획된 1988년 이후로 5천명 이상의 장애인 고용실적과 시각장애인 가이드 중 40% 이상이 취업을 통하여 사회진출(Job Placement)에 성공하였다는 점, 또한 중도실명 장애인들의 자기강화를 통한 자신감 회복은 그동안 다름의 차이에서 상대적 사회참여 제한과 편견을 허물게 하였다.
이번 DID 2차 서울전시에 참여하는 중증시각장애인 중 4명(1급 2명, 2급 2명)은 일산직업능력개발센터와 이번 공연전시를 기획한 ㈜다이얼로그뮤지엄과의 맞춤훈련으로 취업했다. 일산직업능력개발센터는 현재 3차 맞춤훈련을 진행 중이다. 현장교육을 마치는 대로 훈련생들을 공연전시현장으로 투입시킬 예정이다. 물론 ㈜다이얼로그뮤지엄으로 취업이 예정되어 있다.
이처럼 DID공연전시는 일상에서 접하기 힘든 ‘특정된 어둠’이라는 공간을 통해 인간의 가능성과 소중함, 풍요로운 삶을 재차 발견하고, 느끼며, 체험을 통해 소수계층에 대한 더 많은 존중과 관용의 노력 그리고 다름을 수용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주고 있다.
덧붙어 매년 9월은 장애인고용촉진 강조의 달이다.
이곳에서의 어둠은 입장전환에 관한 하나의 상징이고 다른 삶의 방식, 그것의 이해, 조건 그리고 가치를 가진 사람들 간의 소통을 위한 하나의 이상적인 매개체로 작용한다. 이제 중증시각장애인들은 사회의 당당한 능력을 갖춘 문화서비스의 안내자(주체)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아울러 ‘특정(시각)장애가 직무에 있어 이점으로 그 즉시 적용될 수 있다’라는 관점은 그동안 상대적으로 열악했던 문화예술분야에서도 당당한 장애인 적합직무를 발견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이 글은 한국장애인고용촉진공단 일산직업능력개발센터 특화훈련팀 교사 김태곤씨가 보내온 글입니다.
출처 : 에이블뉴스<기고/김태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