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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장기실업 지친 청년층 ‘아줌마 일’까지 넘본다2005-09-30
작성자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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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급 공무원시험을 준비중인 김모(28·서울 노량진동)씨는 최근 통계청이 지방자치단체에 모집 의뢰한 ‘2005 인구주택조사’ 아르바이트를 신청했다. 김씨는 “공부를 하면서 70만원의 급여를 받을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신청했다”며 “남자가 나 혼자면 어떻게 하나 걱정했으나 의외로 남성비율이 높아 다행”이라고 말했다.

장기 불황으로 청년실업자가 급증하면서 전업주부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산후도우미나 보육교사,콜센터 등의 영역에 청년층의 진출이 활발해지고 있다. 특히 ‘아줌마’ 일색이던 지난 2000년과 달리 올해 인구주택조사 요원 모집에 취업준비생과 고시준비생 등 젊은층이 몰려 서울 일부지역은 그 비율이 40%를 넘겼다.

서울 관악구의 경우 20∼30대 젊은층 2031명이 지원,모집정원 1271명의 1.6배가 넘었다. 최종 선발인원 중 560명이 20∼30대로 44%나 된다. 신림동 고시촌이 위치한 관악구 신림9동의 경우에도 113명 선발에 20대와 30대는 각각 15명,33명이 뽑혀 42.4%를 기록했다. 서울 동작구의 경우 모집정원 863명의 1.7배인 1517명이 지원했고 최종 선발인원 중 20∼30대는 315명으로 31.5%를 차지하고 있다.

동작구 관계자는 “인구주택조사 요원 모집의 경우 5년전만해도 전업주부들이 대부분을 차지했으나 이번에는 젊은층의 지원이 두드러졌다”며 “아줌마들만의 견고한 영역이 불황에 쫓긴 청년층에 잠식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심지어 출산경험이 있는 아주머니들의 독점영역이던 산후도우미에도 청년층이 진출하고 있다. 보통 산후도우미의 경우 산모 관리·신생아 관리 등 주업무와 집안청소·장보기 등 보조업무로 구분된다. 보조업무영역을 힘좋은 청년들이 잠식하고 있는 것이다.

모 산후도우미 업체는 “젊은 청년들이 보조업무에 적합해 올해부터 2∼3명에게 일을 맡겼다”며 “심지어 스포츠 마사지 자격증이 있다는 20대 남성이 산모 마사지까지 할 수 있다고 졸라 난처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아주머니 일색인 보육교사 영역에도 젊은 남성들이 등장했다. 아이들을 가르치고 싶어 보육교사를 지원했다는 정의민(26)씨는 “처음 갔을 때 아줌마들이 어떻게 왔는지 신기해하며 질문을 해 그럴 듯한 대답을 몇달 동안 계속해야 했다”며 “내년 2월 대학을 졸업할 예정인데 남자가 워낙 귀하다보니 벌써 스카우트 제의가 들어왔다”고 즐거워했다.

전화 고장이나 인터넷 관련 신고를 받는 KT ‘콜센터 100번’에도 최근 젊은층의 비율이 늘어나고 있다. 지난달부터 콜센터에서 일하는 김모(25)씨는 “콜센터의 경우 대부분 아줌마들이 근무하기 때문에 처음 왔을 때 굉장히 어색했다”며 “아줌마들이 친자식처럼 대해주기 때문에 시간이 갈수록 ‘아줌마’ 분위기에 익숙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출처 : 국민일보 허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