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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시각장애인 국회의원의 칼럼쓰기2005-07-19
작성자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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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정책 펼칠 공간 필요", 점자로 구술 수정보완 등 반복 작업
지난해 4월 17대 국회의원 당선자들의 상견례를 겸한 한나라당 의원들의 연찬회.

시각장애인으로 국회에 입성한 정화원 의원은 "눈에 뵈는 게 없는 정화원입니다"라는 말로 자신을 소개했다.

"눈에 뵈는게 없는"으로 자기소개

소신껏 열심히 의정활동을 하겠다는 다짐과 함께 장애인들에 대한 관심을 촉구하는 말로 들렸다. 그리고 1년 뒤 지난 4월 임시국회.

정 의원은 시각장애인으로는 헌정 사상 처음으로 대정부 질의 단상에 섰다. 답변석에 나온 국무위원을 향해 나왔다는 표시로 인기척을 해달라고 요청하면서 그것은 시각장애인에 대한 기본적인 배려사항이라고 꼬집기도 했다

정 의원은 대정부 질의를 통해 장애인 정책에 대한 평소의 생각들을 쏟아냈다. 질의를 마친 정 의원을 향해 동료의원들은 기립박수로 화답했다.

정 의원이 대정부 질의를 위해 사전에 원고를 모두 외웠고, 본회의장에서의 동선에 따라 예행연습까지 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잔잔한 감동을 선사했다.

정화원 의원은 이 달부터 한나라당 공식 홈페이지의 칼럼 필진으로 등장했다. 홈페이지 칼럼의 인기도 때문에 의원들간의 경쟁이 만만치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4월 대정부 질의 이후 장애인 단체를 비롯한 각계의 강연요청이 쇄도했고 그는 그 만큼 더 바빠졌다.

정 의원은 "더 고단한 삶을 살기 위해 칼럼을 쓰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고단함의 지향점은 장애인과 소외계층에 대한 더 큰 사회적 관심사다. "장애인 정책에 대해 하고 싶은 말과 생각을 펼칠 공간이 필요했다"고 정 의원은 말했다.

"장애인 정책에 대해 하고 싶은 말과 생각을 펼칠 공간이 필요했다"

정 의원의 글쓰기 작업은 비장애인과는 다르다. 정 의원의 구술을 보좌진이 받아 적고 이를 점자화 한 뒤 다시 글을 써야 한다. 수 차례에 걸친 수정 보완 작업에도 점자화 과정이 뒤따른다. 자신의 말대로 고단한 작업인 셈이다.

한국전쟁 당시 3살이던 정 의원은 피난길에 포탄화염으로 눈을 다쳤고 19살 때 완전히 시력을 잃었다. 30여년간 장애인 운동을 계속하다 국회의원이 된 그의 의정활동 방향은 이미 정해져 있다.

전 국민의 10%가 장애인이고 그들의 가족까지 합치면 국내에서만 1800만명이 직접적으로 장애의 고통을 겪으며 살아가는 현실을 제대로 알려야 겠다는 것이다.

정 의원은 이미 열두세편의 칼럼을 미리 생각해뒀다. 장애인 정책에 대한 장애인으로서의 생각과 현장의 목소리들, 선진국들의 정책 사례들을 차례로 글로 풀어낼 생각이다.

그리고 시각장애인 국회의원이 바라본 국회와 동료의원들의 모습, 의정활동 과정의 에피소드도 칼럼에 담을 생각이다.

장애인의 90%가 후천성 장애인이란 점 때문에 정 의원은 장애인과 비장애인이란 말대신 장애인과 예비 장애인이란 구분법을 사용한다

보좌진이 받아 적어 점자화 한 뒤 다시 써, 수 차례에 수정 보완 작업도 점자화 과정

본회의장이나 상임위 회의장에서의 갑작스런 일정변경, 그리고 마이크가 꺼진 상황에서 오가는 의원들간의 욕설과 고함, 함께 탄 엘리베이크 안에서 동료의원들의 외면 등.

정 의원은 국회 안에서 시각장애인으로서 겪는 불편함과 불안함에 대해서도 칼럼을 통해 털어놓을 생각이다.

소외계층과 장애인들을 위해서라면 정당이나 정치적 이해와 상관없이 자신을 길을 갈 것이라고 말했다. 앞으로 그가 펼쳐낼 칼럼 속에서 장애인에 대한 우리 사회 전반의 무지와 편견을 다시 한번 확인하게 될 것 같다.

기자의 창/CBS정치부 성기명기자

출처 : CBS 노컷뉴스 www.nocu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