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최초 시각장애인 광역의원 황화성씨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전국 최초의 시각장애인 광역의원으로 정계에 진출한 충청남도의회 황화성(50) 의원. 황 의원에게 정치 인생을 가져다준 계기는 역설적이게도 20대 후반 꽃다운 나이에 불쑥 찾아온 불행이었다.
지난 1984년 당시 운수업에 종사하던 그는 교통사고로 시력을 잃고, 하루아침에 1급 중증장애인이 됐다. 시력과 함께 희망까지 잃게 돼 여러 차례 삶을 포기하려고 시도했지만 생명의 끈은 너무나도 질겼다.
황화성 의원은 "실명을 하고 시각 장애를 가지고 이 세상을 산다는 것은 상상조차 해보지 않은 일이었다"라며 "퇴원과 동시에 목숨을 끊으려고 수 차례 시도를 했지만 그때마다 고비를 넘겼고, 결국 ‘세상과 등지는 것도 타고난 운명이 있어야 한다’는 걸 깨닫게 됐다"라고 술회했다.
황 의원은 사고 2년 뒤인 1986년부터 3년 동안 인천맹학교에 다니며 장애 극복을 위해 피나는 노력을 기울였다.
지난 1999년에는 늦깎이 대학생으로 나사렛대학교에 입학해 사회복지학을 전공하면서 그의 사회 참여 의식은 고조되기 시작했다.
황 의원은 뒤늦게 대학에 다니게 된 배경에 대해 "장애 당사자로서 장애 현장에서 활동을 하면서 건강했을 때 느끼지 못했던 것들을 느꼈기 때문에 왜 우리 사회가 이럴까 하는 고민을 시작하게 됐다"라며 “최소한 논리가 개발되고, 그 논리에 의해서 설득을 해나가야 하는 그러기에는 아는 것이 아무 것도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황화성 의원은 충남 장애인단체 총연합회 상임대표 등을 맡아 장애인 권익신장에 앞장서온 공로로 지난해 국민훈장 석류장을 수상하는데 이어, 정계에 진출해 충청남도의회 의원으로 당선됐다.
손종민 점자번역보좌관은 남다른 의욕으로 의정활동을 펼치는 황 의원에 대해 “의정활동을 할 때에는 더 열정적으로 몇 배 이상 노력하고 있고, 집행부에 대해서는 강력하게 의견을 개진하는 등 견제의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다”라며 “반면 힘들어하는 장애인들의 상담을 접했을 때 정말 자신의 문제처럼 아파하고 고민하는 것을 보면서 인간적인 모습들을 많이 느끼고 있다”라고 말했다.
황화성 의원이 도의원으로서 맞는 1주년의 감회가 각별한 것은 그가 비록 사고로 눈을 잃었지만, ‘제2의 인생’에 눈을 뜬 계기로 삼았던 ‘인생 역전’ 드라마의 주인공이기 때문이다.
대전CBS 조성준 기자/에이블뉴스 제휴사
출처 : 노컷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