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게시판 ▶ 소식란
소식란

제목'한 통의 전화로 운명이 뒤바뀐' 어느 장애인의 선행2007-05-07
작성자관리자
첨부파일1
첨부파일2
첨부파일3
첨부파일4
첨부파일5
10년 전 운전 중에 걸려온 한통의 전화가 장익환(38)씨의 운명을 바꿔 놓았다.

국도 24호선 급커브 지점에서 무심코 걸려온 휴대폰을 받다 20톤 트럭과 정면 충돌한 장씨는 그날부터 1년이 넘게 의식불명으로 병원 신세를 지다 기적적으로 깨어났다.

하지만 그 날 교통사고는 장씨에게서 많은 것을 빼앗아 갔다. 튼실한 직장도, 날랜 축구 솜씨도, 더욱이 머리 부분을 다쳐 과거와 같은 정상적인 사회생활도 기대할 수 없게됐다.

10년간 다닌 직장에서 노조 간부로 동료들의 신망을 받던 장씨였지만 그 사고 이후 정신지체 장애자가 되어 이제껏 삶과는 전혀 다른 삶이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교통사고 이후 4년을 더 누워 지내던 장씨는 걸음마를 시작으로 초인적인 재활치료에 나섰다.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절뚝거리는 두 다리를 목발에 의지, 스스로의 힘으로 처음 집밖으로 나 온 게 지금부터 5년 전이다.

그런데 5년 만에 집밖으로 나온 장씨를 놀라게 한 것은 뜻밖에도 자신이 사는 동네가 너무 지저분하게 변한 것이었다.

'두부마을'로 유명해진 그의 동네는 외지에서 찾아온 관람객들로 북적였고, 장씨는 그로 인해 동네 곳곳에 쌓인 쓰레기를 눈에 보이는 대로 주워 집으로 가져오기 시작했다.

장씨가 매일 새벽 4시에 일어나 마을 청소로 하루 일과를 시작하고부터 그의 동네는 버려진 종이 조각하나 없이 말끔해졌다.

또한 불편한 다리를 이끌고 날마다 마을 주변을 청소하는 장씨의 선행이 알려지면서 동네 사람들뿐 아니라 두부를 사러오는 외지인들도 쓰레기를 함부로 버리지 않게 되었다.

요즘 장씨는 쓰레기가 귀해져(?) 마을 꽃동산의 화초류를 가꾸는데 몰두하고 있다.

장씨가 이처럼 마을 청소를 열심히 하는 데에는 나름의 철학이 있다.

장씨는 “몸을 다치기 전에 마을 축구 대표팀에서 미드필더로 뛰었기 때문에 팀플레이의 중요성을 몸으로 익혔다”며 “동네 전체가 깨끗해야 우리집도 깨끗해진다는 신념으로 매일 마을 청소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씨는 여전히 다리를 심하게 절고, 머리를 다친 뒤 말씨도 어눌해져 처음 접하는 사람과 정상적인 의사 소통이 쉽지는 않다. 그는 현재 정신지체장애인으로 등록돼 매월 지급되는 장애인 연금 29만 원으로 혼자 생계를 이어간다.

아직도 직장에 다니던 시절, 동려들과 즐겨 부르던 '파업가'를 술술 외는 장씨에게는 소박한 두 가지 소망이 있다. 하나는 몸이 다시 건강해져 예전처럼 축구장을 누비는 것이고, 또 다른 하나는 새로운 직장을 얻어 평범한 타인들처럼 열심히 일 하는 것이다.

울산매일 김재식 기자 jourlkim@iusm.co.kr/노컷뉴스 제휴사
*위 기사에 대한 모든 법적 권한 및 책임은 울산매일 신문에 있습니다.

출처 : 노컷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