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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장애인도 장애인을 알아야2007-04-30
작성자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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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정도와 유형의 차이 좀더 이해 합시다

얼마 전 나는 매우 의미 있는 모임에 함께 했다. 그 모임이 의미 있는 모임으로 여겨진 건 여러 유형의 장애인들이 한 자리에 함께 했다는 점이다.

그 자리는 상호 친목을 도모한 자리였지만 나 뿐 아니라 함께한 모든 장애인들이 서로에 대해 너무 모르는 것이 많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실감한 자리가 되었다.

간단하게 모임을 축하하고 식당으로 자리를 옮기자 장애인들이 또 다른 유형의 장애인들에 대해 얼마나 모르는 것이 많은지 여실히 드러나는 일들이 이어졌다.

한 지체장애인은 시각장애인에게 컵이나 수저, 반찬 등의 위치를 말해 주는데 ‘저기 있어요’, ‘거기 있잖아요’ 등 가리키는 손 자체를 볼 수 없는 시각장애인에게 알 수 없는 도움(?)을 주느라 애썼고 중증뇌성마비장애인에게는 빨대 없이 컵이 건네어졌는데 이 역시 빨대를 사용하면 보다 편하게 음료를 마실 수 있는 뇌성마비장애인을 배려하지 못한 부분이다.

수화통역사를 미처 섭외하지 못해 청각장애인이 대화에 끼지 못하고 뒷전에만 있어야했으며 휠체어장애인이 자리할 곳에 의자를 치워 놓지 않아 그것을 치우고 자리 잡느라 어수선했다. 그런가하면 언어장애가 심한 뇌성마비장애인과의 대화가 이루어지지 못해 안타까웠다.

장애인이 서로에 대해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정도에 차이는 있겠지만 같은 유형의 장애인들도 별반 다르지 않다.

시각장애만 해도 빛조차 볼 수 없는 분은 빛 정도를 보는 것이 어느 정도 실생활에 도움이 되는지 모르고 시각적 경험이 전혀 없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간의 사물에 대한 이해도 다르다. 이런 기능적 측면 뿐 아니라 사회성에 관한 부분도 상당한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중도장애인이 선천적 장애인의 특성을 이해하지 못하고 선천적 장애인 역시 중도장애인의 고통을 이해하는데 한계가 있다.

우리 장애인들은 기회 있을 때마다 비장애인들을 향해 말한다. 우리의 불편함을 알아달라고 또 우리의 가슴을 이해해 달라고…. 하지만 우리 장애인들조차 서로에 대해 잘 알지 못함을 서로에 대한 배려가 부족함을 자각해 본다.

이제 우리 장애인도 서로에 대해 좀더 관심을 가져야 하겠다. 그리고 배려 받는 데 익숙한 태도, 배려 받으려하는 그 마음에서 벗어나 먼저 이해하고 먼저 배려하는 일에 좀더 힘을 기울였으면 한다.

출처 : 에이블뉴스<칼럼니스트 심준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