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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당신은 시청각장애인을 아시나요?2007-03-19
작성자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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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정도와 발생시기에 따라 장애유형 다양
의사소통 지원 절실…당사자단체 결성 필요

헬렌 켈러(Helen Adams Keller) 여사는 전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진 시·청각 중복장애인이다. 얼마 전 다녀간 동양판 헬렌 켈러로 불리는 후쿠시마 사토시 교수(도코대 첨단과학기술연구센터 배리어프리 조교수)는 시·청각 중복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지원이 절실하다는 과제를 던져줬다. 지난 15일 열린 시청각중복장애인의 교육과 재활 국제세미나에서 소개된 후쿠시마 사토시 교수의 원고를 토대로 들을 수 없고, 말할 수 없는 중복장애인들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자.

▲시·청각 중복장애 유형의 다양성=시·청각 중복장애의 가장 큰 특징은 다양성이다. 장애의 정도나 발생시기에 따라 커뮤니케이션의 방법이나 배경이 되는 생활문화가 크게 다르며, 요구도 매우 복잡하다. 이에 따라 같은 시청각장애인이라도 해도 전혀 요구가 다른 경우가 적지 않다.

시·청각 중복장애는 장애정도에 따라 ①시각과 청각 모두 전혀 활용할 수 없는 ‘전맹전농인’ ②잔존청력의 활용은 가능하나 시력은 활용할 수 없는 ‘맹난청인’ ③반대로 잔존시력 활용은 가능하나 청력 활용이 불가능한 ‘저시력농인’ ④시력과 청력 모두 잔존하는 ‘저시력난청인’으로 분류할 수 있다.

장애의 발생 시기나 발생 순서에 따라서는 ①헬렌 켈러처럼 생후 조기 또는 출생 시부터 시·청각장애를 가지게 된 ‘선천성 시청각장애인’ ②청각장애인이 중도에 실명해 시청각장애인이 된 ‘청각베이스 시청각장애인’ ③시각장애인이 중도에 실청해 시청각장애인이 된 ‘시각베이스 시청각장애인’ ④비장애인이 시력과 청력을 모두 상실해 시청각장애인이 된 ‘중도 시청각장애인’ 등으로 분류된다.

▲시청각장애인의 어려움은?=시청각장애인의 가장 큰 어려움은 ①이동 ②정보 입수 ③타인과의 의사소통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이들 세 가지가 제한된다는 것은 일상생활의 거의 모든 것들이 제한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시각과 청각을 활용할 수 없다면 가벼운 산책이나 쇼핑도 매우 위험한 것이 되고, 대표적인 매스미디어인 TV, 라디오, 신문, 잡지, 전화, 팩스, 인터넷 등을 통한 정보입수도 거의 불가능한 것이 되고 만다.

시청각장애인에게 적합한 커뮤니케이션의 수단은 특수하고 다양해서 숙련된 사람이 아니면 대화가 불가능하다. 이에 따라서 시청각장애인은 같이 사는 가족과의 의사소통도 불가능한 것이 현실이다.

▲시청각장애인의 커뮤니케이션 수단=시청각장애인이 주로 사용하는 커뮤니케이션 수단은 ①손가락 점자(finger braille) ②촉독 수화 및 접근 수화 ③손가락 문자(finger spelling) ④손바닥 문자(print-on-palm) ⑤음성 등으로 요약된다.

‘손가락 점자’는 시청각장애인의 양송 검지, 중지, 약지를 점자 타이프라이터의 키로 간주해 이들의 여섯 손가락에 점자의 시스템을 이용해 가볍게 터치해 의사를 전달하는 방법이다. 주로 시각베이스 시청각장애인들이 수신 방법으로 사용하고 있다. 점자를 모르는 사람은 이용하기 어렵다는 것이 단점이다.

‘촉독 수화 및 접근 수화’는 시청각장애인의 양손에다가 수화를 표현하는 것으로 그 수화를 시청각장애인으로 하여금 만져서 읽도록 하여 전달하는 방법이다. 또한 시력이 남아있는 시청각장애인의 경우에는 당사자에게 접근해 본인의 시력과 시야를 배려하면서 수화를 표현하는 ‘접근수화(약시수화)’라고 하는 방법도 사용된다. 이들은 주로 청각베이스 시청각장애인의 수신방법으로 이용된다.

‘손가락 문자’는 수화에서 사용되는 손가락으로 만든 문자를 활용하는 것이다. 주로 선천성 시각장애인 중에서 손가락 문자에 의한 교육을 받은 사람 등이 수신, 발신 방법으로 이용하는 방법이다. 청각베이스 시청각장애인의 수신 방법으로도 활용되고 있다. 하지만 손가락 문자를 주된 커뮤니케이션 수단으로 사용하는 사람은 적으며, 수화 등의 보조적인 수단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한자씩 나타내기 때문에 손가락 점자 등에 비해 속도가 느리다.

‘손바닥 문자’는 시청각장애인의 손바닥에 화자 쪽에서 검지 또는 시청각장애인의 다른 한 손에 검지 끝으로 문자를 써서 의사를 전달하는 방법이다. 주로 중도에 시청각장애인이 된 사람의 수신 방법으로 사용되는 경우가 많다. 청각베이스 시청각장애인 중에서도 수화의 보조적 수단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있다.

‘음성’은 시청각장애인의 귓가 또는 보청기 마이크에다 큰소리(해당 시청각장애인이 듣기 좋은 정도의 목소리로)로 확실한 발음으로 자신의 의사를 전달하거나 타인의 의사를 복창하는 방법으로 사용되고 있다. 주로 잔존 청력 활용이 가능한 ‘맹난청인’이 수신 방법으로 이용하고 있다. 음성언어를 말할 수 있는 사람이면 누구나 시청각장애인에게 의사를 전달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후쿠시마 사토시 교수의 제언=후쿠시마 사토시 교수는 지난 1981년 일본에서 자신이 처음으로 대학을 진학하고자 할 때, 이를 지원하는 단체가 설립된 후 시청각장애인이 모이기 시작했고, 시청각장애인을 위한 지원 활동이 시작됐다면서 당사자단체의 결성이 갖는 의미가 크다고 전했다.

일본의 경우 지난 2006년 12월 말 현재, 시청각장애인단체는 41곳에 이른다. 이들 단체들은 시청각장애인에게 통역·활동도우미를 파견하고 있으며, 시청각장애인이 일할 수 있는 작업소를 설치하는 활동을 벌이고 있다.

후쿠시마 사토시 교수는 앞으로 해결해야할 과제로 시청각장애인을 위한 교육·재활·직업훈련 등을 전문적으로 담당할 전문적인 기관이 설립돼야한다는 점을 제시했다.

하지만 이 기관의 설립 이전에 각 영역의 관계자들에게 시청각장애에 대한 인식을 높여야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심지어 시청각장애를 가진 당사자조차도 자신의 장애를 자각하지 못하고 있는 경우도 많다는 설명이다.

마지막으로 후쿠시마 사토시 교수는 “지난 2001년에 결성된 세계시청각장애인연맹에 아시의 여러 나라들의 가맹 상황이 충분하지 못하다”면서 “한국과 일본이 국제 연계를 강화하고, 다른 아시아 지역의 나라와도 연계를 강화해 나갈 수 있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출처 : 에이블뉴스<소장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