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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유니버설디자인의 아버지 로널드 메이스2007-0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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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야기]정지원의 유니버설디자인 이야기

그를 사진으로 처음 보았을 때 문득 KFC 패스트푸드점 입구에 푸근한 미소를 짓고 있는 할아버지의 얼굴을 떠올렸다. 필자가 유니버설디자인에 대한 글들을 시작하면서 로널드 메이스에 대해 첫 글로 올리는 이유는 단지 그가 유니버설디자인의 아버지이고 창시자이기 때문만은 아니다.

필자는 크게 3가지 점에서 그를 높이 평가하고 존경심을 표한다. 우선 그의 디자인적 사고가 장애제거에만 한정을 지은 베리어프리 발상이 아닌 ‘모든 이를 위한 디자인 철학’이라는 점이다. 둘째는 그가 유니버설디자인 주창과정에서 당시 시대상황으로 미루어 중증장애인의 자립생활 이념철학을 배제하지 않고 유기적 관계에서 실천했다는 점이다. 이는 두 영역 간의 가치철학의 유사성으로도 유추할 수 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그는 1급 소아마비 중증장애인으로 그가 꿈꾸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숨을 거두는 마지막 순간까지 끊임없는 열정을 분출했다는 점이다.

모든 이를 위한 디자인 사고의 발상

‘베리어프리’ 이제는 그리 낯설지 만은 않은 용어다. 국내에서도 이미 ‘교통약자를위한편의증진법’ 시행을 통해 공공장소에 편의시설 설치를 통한 베리어프리 실천을 하고 있다. 그러나 로널드 메이스는 베리어프리에 대해 한마디로 응축했다. 그는 ‘베리어프리는 죽은 말이다. 나는 사용하지 않는다.’ 고 단언하며 베리어프리는 베리어(장애)를 항상 전제로 하고 문제해결을 시도한다는 점에서 궁극적으로 동의할 수 없다고 했다.

그는 흔히 베리어프리 실천으로 행해지는 장애인 이용을 목적으로 한 별도의 대처(휠체어 마크를 크게 그려놓고 경사로를 설치해 놓거나, 영화관에서 휠체어 사용자에게만 이용가능하게 해 놓은 감춰진 통로)는 오히려 장애를 강조하거나 은폐한다고 주장했다. 다시 말해, 언뜻 보기에는 장애물을 제거함으로써 장애인에게 편의를 제공하는 것처럼 보이나 이는 또 다른 방법으로 장애를 인정하고 특별하게 취급하는 결과라는 말이다.

그는 이 점을 비판하며 장애를 숨기거나 드러낼 필요도 없이 그저 ‘인간’ 이라는 존재자체로 편하게 삶을 누릴 수 있는 사회환경의 변화가 필연적이라고 선언했다. 또한 그는 이를 위한 고민의 출발은 장애가 있거나 없거나 상관없이, 좋은 환경에 대한 어려움을 안고 생활하는 모든 이에 대한 것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결국 ‘모든 이를 위한 디자인’은 장애인만의 문제가 아니라, 모든 사람들과 관련되어 있음을 염두에 두고 그 곤란함을 장애(베리어)라고 인식 하는가 아닌가 하는 것에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출처 : 에이블뉴스<칼럼니스트 정지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