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창 옷가게 운영 오성수씨
(고창=연합뉴스) 최영수 기자 = "동전을 넣으며 듣는 '쨍그랑' 소리에 하루가 즐겁고 행복합니다"
앞을 잘 못보는 시각장애인이 푼푼이 동전을 모아 수년째 어려운 이웃을 돕고 있어 훈훈함을 주고 있다.
전북 고창군 고창읍 재래시장에서 옷가게를 운영하는 오성수(56.시각장애 5급), 김순례(46)씨 부부는 지난 2003년 가게 안에 동전함을 마련했다.
부부는 담배를 사면서 남은 500원짜리 동전과 손님들이 건넨 동전, 시장상인들이 주는 잔돈을 모아 3년째 어려운 이웃과 홀로 사는 노인들을 위해 성금으로 내고 있다.
그들은 지난 19일 한해 동안 모은 동전 76만원을 고창군 여성자원활동센터에 전달했다.
부부는 2004년에 40만원, 2005년에는 110만원을 고창군에 기탁했었다.
태어날 때부터 시력이 나빠 불과 3m 앞 사물조차 구별하기 힘든 오씨는 시각장애와 가난으로 초등학교를 중퇴했고 군대도 가지 못했지만 결혼 후 양말과 속옷을 팔며 어렵게 마련한 돈으로 지난 95년 고창읍 재래시장에 5평짜리 옷가게를 마련했다.
홀어머니 밑에서 어렵게 성장해 형편이 어려운 사람들의 심정을 잘 아는 오씨는 평소 품고 있던 '어려운 사람을 돕겠다'는 생각을 실천으로 옮기기 위해 아내와 함께 가게에 동전함을 마련했다.
"적은 돈이지만 어려운 사람을 도울 수 있어 너무 행복하다"는 오씨는 2004년 겨울부터 서울 의류도매시장에서 방한복 150벌을 구입해 외로운 노인들에게 나눠주며 또 하나의 사랑을 실천하고 있다.
다음달 설 명절을 앞두고 노인들을 위해 겨울옷 50벌을 추가로 준비한 오씨 부부는 "이웃과 더불어 살 수만 있다면 돈이 많고 적음을 떠나 행복할 수 있다" 며 "힘이 달려 장사를 못할 때까지 동전 모으기를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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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