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성마비로 두 손을 쓰지 못해 발가락으로 자판과 마우스를 작동하는 상주 상희학교(교장 전옥선) 고등부 권경욱씨(29)가 지난해 12월 개최된 제5회 장애인인터넷정보검색대회에서 우수상을 차지해 주위를 놀라게 하고 있다.
의성군 옥산면 입암리에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난 경욱씨는 5세 무렵 갑자기 찾아온 고열증세로 몸이 굳어져 두 손을 전혀 못쓰는 뇌성마비 1급 장애인. 20세가 넘도록 교육을 못 받았으나 컴퓨터에 대한 관심이 많은 경욱씨는 혼자 컴퓨터 공부를 시작했다. 용돈이 생기면 몽땅 컴퓨터 서적을 구입하는 데 사용했고, 1994년 꿈에도 그리던 중고 컴퓨터를 구입했다.
책을 통해서만 공부하다가 컴퓨터로 직접 실습을 하게 되니 무척 신기하고 재미있었지만 손을 사용하지 못해 발가락으로 자판과 마우스를 움직여야 했다.
발가락이 잘 움직이지 않아 문자 하나를 입력하기도 쉬운 일이 아니었지만, 매일 컴퓨터 앞에 앉아 발가락에 물집이 생기도록 자판 연습을 반복한 결과 실력이 부쩍 늘었다. 97년 팬티엄급을 구입하고 책으로만 봤던 PC통신을 처음 접하고 보니 신기하기 그지 없었다.
"'우린하나'라는 장애인 동아리를 조직하고 PC통신을 통해 많은 사람들과 자유롭게 소통할 기회가 생겼다"는 경욱씨는 "동아리 활동을 통해 다양한 친구들을 만나고 사회에 대해 눈을 뜨게 된 후 자신도 학교교육을 받아야겠다는 절실한 욕구와 필요성을 느꼈다"고 했다.
경욱씨는 스물 세살에 검정고시에 도전해 6개월 만에 초등학교 과정을 마쳤다. 이후 학업의 꿈을 이루기 위해 특수학교에 입학한 뒤 체계적인 교육과정을 통해 학업 실력도 키웠다. 각종 정보화 경진대회에도 참가해 2005년 제5회 경북도 장애인 정보화 대회 은상, 2004년 제4회 경북도 장애인 정보화 대회 성공사례부문 금상, 정보검색부문 동상, 제4회 경북도 장애인인터넷정보검색대회 우수상 등 상을 휩쓸었다.
"미래에 인터넷 쇼핑몰을 운영하겠다"고 포부를 밝히는 경욱씨는 지금도 장애 극복의 의지를 불태우며 자랑스러운 그의 발가락으로 정보의 바다를 헤집고 있다.
박복로 컴퓨터 담당교사는 "학업성적도 우수한 데다 컴퓨터 실력이 뛰어나고 의지가 강해 장래가 촉망되는 인재"라고 했다.
출처 : 국민일보 쿠키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