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윤씨, "판사가 돼 장애인 대변자 될 것"
(서울=연합뉴스) 왕길환 기자 = "판사가 돼 장애인을 위한 대변자가 되겠다"
7일 '밴쿠버조선'에 따르면 지난해 여성 뇌성마비 장애인으로는 처음으로 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대(UBC) 법과대학원을 졸업한 이지윤(32) 씨는 "장애는 결코 나를 가로막지 못한다"며 이같이 포부를 밝혔다.
이 씨는 "때로는 내 삶을 남과 비교하고 너무 불공평하다고 생각했지만 믿음이 자라면서 하느님의 뜻을 의심하지 않았고, 장애 또한 정신적으로 더욱 강건하게 하려는 것임을 믿는다"고 말했다.
브리티시 컬럼비아주 정부에서는 그에게 함께 일하자는 제의가 쏟아지지만 그는 올해 변호사 시보(試補) 생활을 계획하고 있다. 항상 자신보다 더 불편한 장애인을 돕겠다는 취지에서다.
그가 지난해 6-8월 장애자 재활센터인 'G.F. 스토롱'에서 첼로를 연주한 것도 그 이유에서다.
이봉주.이진영 씨 사이의 1남2녀중 둘째로 태어난 그는 태어나면서부터 원인을 알 수 없는 뇌성마비 장애 판명을 받았다.
대학입학검정고시에 합격한 뒤 1993년 가족과 함께 캐나다로 이민한 이 씨는 1997년 UBC 심리학과에 편입했고, 3년만에 '올 A'라는 성적으로 졸업했다.
"장애인을 정상인과 똑같이 취급하는 대학의 열린 사고가 때론 섭섭했지만 자극제가 됐다"는 그는 2002년 UBC 법과대학원에 진학했다.
그의 대학과 대학원 생활은 시간과의 싸움이었다. 어떤 일을 하더라도 정상인보다 2-3시간이 더 필요하기 때문.
"시간을 벌기 위해 하루 한 끼만 먹으며 공부했다. 하루종일 꼼짝도 않고 공부하는 것을 보고 도서관 직원이 죽었는지 확인하러 온 적도 있다"
앉아야 할 때 앉지 못하고 서야할 때 서지 못하며 목을 제대로 가누지도 못하는 이 씨는 "대학원 3년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힘들었다"며 "반드시 판사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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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