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들에 따뜻한 시선’이 마음 녹여
우리 정부는 안 좋은 것만 배우고 있어
한 발짝 뒤로 물러서면 시야가 더 넓어진다는 말이 있다. 한국의 자립생활운동 리더들이 외국에 나가서 쳐다본 우리나라의 자립생활 현실은 어떨까? 현대기아자동차그룹 후원을 받아 지난 3일부터 9일까지 일본으로 자립생활 연수를 다녀온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총연합회 소속 자립생활센터 소장들이 전하는 우리나라 자립생활의 과제를 살펴본다.
양분된 한국 자립생활센터들 '씁쓸'
“우리나라 자립생활 바람은 태풍처럼 일어나고 있어 자고 일어나면 센터가 하나씩 생겨나고 있으나 자립생활 이념을 정비한 센터들은 많이 부족한 것 같다. 나 스스로 정말 장애인 당사자들을 위한 센터 본연의 임무를 다하고 있는지 되돌아보고 반성하는 시간이었다.”
광주장애인자립생활센터 정연옥 소장의 소감이다. 정 소장은 “내 자신부터 스스로 자립생활이론을 겸비하고 운동에 있어 흔들림 없이 실천하며 장애인 당사자들과 리더들을 발굴해내고 지역사회 변화를 위해 노력해야한다는 과제를 안게 됐다”고 덧붙였다.
정 소장은 특히 일본에서 바라본 우리나라의 현실이 씁쓸하다고 말했다. 먼저 정부 협상전략과 관련해 “일본의 경우 120여개 단체가 하나가 되어 정부를 상대로 협상을 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정착화 되기도 전에 자립생활센터들이 양분화 돼서 서로 다른 협상을 하는 것을 보니 답답하고 씁쓸하다”고 말했다.
정부의 모습도 씁쓸하기는 매한가지다. 정 소장은 “일본 자립생활도 힘든 과정을 지나 어느 정도 발전하고 정착되어 가고 있지만 2006년 자립생활지원법이 생기면서 활동보조 시간에 제한을 받는 등 시사하는 것이 많았다. 일본의 안 좋은 것만 받아들여 복지부가 실행하고 있다는 나카하라씨의 말은 우리에게 많은 과제를 안겨주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장애인 쳐다보는 따듯한 시선 감동
“연수를 다녀온 뒤 내가 느낀 점은 일본사회의 일본 사람이 장애인을 바라다보는 인식이다. 일반 공공장소나 사람들이 많이 붐비는 곳을 가면 일단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색안경을 끼고, 따뜻하지 못한 시선으로 동물원에 원숭이 쳐다보듯 우리들을 바라다보는 것이 보통이다. 하지만 일본 사람들은 그렇지 않았다.”
시흥장애인자립생활센터 김양근 소장은 장애인을 쳐다보는 시선에 대해 이야기했다. 김 소장은 “전혀 모르는 사람들인 우리에게도 환한 미소로 눈웃음 쳐주었고, 인사해주는 일본사람들이 일단은 편했다”고 말했다.
김 소장은 “어딜 가나 장애인을 위한 작은 배려와 따뜻한 미소가 추운 겨울 마음 한구석까지 따뜻하게 녹여주는 시간을 갖게 해준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에 좋은 시간, 많은 것을 느끼고 온 시간에 대해 감사함을 느낀다”고 말했다.
덕진장애인자립생활센터 강현석 소장도 “일본에 느낄 수 있었던 장애인에 대한 인식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아마도 친절이었던 것 같다. 어떤 곳에 가든 장애인에게 들어갈 때부터 나올 때까지 항상 친절하게 설명하고 안내하는 등 모든 친절을 아낌없이 베풀고 있었다”고 전했다.
“일본의 시행착오에서 배우자”
“일본의 자립생활 역사는 우리나라에 비해서 20여년 먼저 실시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제도 하나하나를 정비하기 위해서 정부를 대상으로 투쟁과 교섭을 지속하고 있다. 일본의 자립생활운동에서 나타난 바와 같이 처음에는 많은 어려움과 시행착오가 있었다고 하니 우리는 이러한 점들을 헛되이 듣지 말고 타산지석으로 삼아야겠다.”
김 소장은 일본의 경험을 잘 배우자고 말하며 첫 번째로 소장의 덕목을 이야기했다. 김 소장은 “무엇보다 자립생활센터가 성공하기 위해서 투명한 경영, 이타심, 직원과의 원만한 인관관계 형성, 지역 내에서 협조 끌어 들이기, 중장기발전계획 수립과 비전, 풍부한 자립생활 경험 등의 덕목을 소장이 갖춰야할 것”이라고 제시했다.
김 소장은 이어 자립생활센터 운영방안과 관련해 “자립생활센터의 사업으로 동료상담, 이동지원, 활동보조서비스 제공 등의 사업을 균형 있게 실시돼야함을 당연시 되어졌고, 자립생활 프로그램과 운동이 조화롭게 이뤄질 때 자립생활운동이 성공할 수 있다는 배움을 얻게 됐다”고 전했다.
출처 : 에이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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