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오전 광주광역시 서구 삼성화재 콜센터. 상담원 50여 명이 전국에서 걸려오는 전화를 받느라 분주하다. 자동차 고장 신고를 받는 데 보통 50초, 사고 접수도 5~6분을 넘기지 않는다. 상담원들은 20~40세 여성들로 한 명이 하루 여덟 시간 동안 1100통 정도 상담한다.
서울(300명), 인천(110명)에서 콜센터를 운영하는 이 회사는 12일 광주에서 100명을 신규 채용해 새로 문을 열었다. 회사 측은 광주 콜센터를 2008년까지 350명 규모로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광주에선 올 들어서만 이 회사 외에 대한화재.동양화재 등의 콜센터 8곳이 문을 열어 800여 명의 상담원이 새로 생겼다. 2003년 이후 지금까지 보험.통신.카드사 등 25개 회사의 콜센터가 들어와 5100여 명이 일자리를 구했다. 광주시는 3~4년 안으로 콜센터 고용 인력이 배로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콜센터가 광주로 몰려들고 있다. 광주시와 지역 대학들도 재정지원, 관련 학과 개설 등 집중 육성에 나섰다.
?왜 광주인가=윤석길 삼성생명 콜센터 광주본부장은 "임대료가 수도권보다 낮아 비용 절감 효과가 크고, 무엇보다 우수한 인력들이 많아 기업들이 이곳을 선호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객들의 요구사항을 재빨리 파악해 해결해 줘야 하는 콜센터 업무의 특성상 안정적인 양질의 인력 공급이 중요하다. 광주는 제조업체의 비율이 낮아 청년실업률이 9월 말 현재 10.5%(전국 평균 7.5%)로 광역시 중 가장 높다. 삼성화재의 경우 상담원 50명을 채용하는 데 1000여 명의 지원자가 몰리기도 했다. 광주 연세직업전문학교 교사 박종선(34)씨는 "다른 지방사람보다 단기간에 사투리와 억양을 표준어로 바로잡을 수 있다는 것도 이점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콜센터 상담원 350명을 두고 있는 LG텔레콤 서부 고객센터 정철 부장은 "인연을 소중히 하는 정(情) 문화가 두터워 이직률이 10%대로 다른 지역에 비해 낮고, 말투도 상냥해 전화상담에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대학과 광주시도 지원=광주여대는 2004년 국내 처음으로 콜마케팅학과를 신설하는 등 텔레마케팅 인력 양성에 나서 지금까지 500여 명을 배출했다. 전남대엔 2003년 초 한국콜센터산업정보연구소가 설립돼 경영 컨설팅 등을 해왔다. 전남대는 2008년 1월까지 시비 등 38억원을 들여 콜센터 실태를 조사해 네트워크를 구축할 예정이다.
광주시는 콜센터가 들어오면 직접적인 고용 효과가 높을 뿐 아니라 정보통신 분야 발전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해 유치에 힘을 쏟고 있다. 콜센터에 고용보조금과 교육훈련보조금.시설보조금을 합해 최대 5억원을 지원한다. 특히 2010년까지 2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콜센터 전용 빌딩을 세울 계획이다.
◆ 콜센터=컴퓨터 자동화로 많은 통화를 조직적으로 처리하는 장소. 주로 보험.은행.통신 회사와 공기업 등에서 고객상담이나 텔레마케팅을 위해 자회사 등의 형태로 운영한다. 기업들이 고객만족을 추구하고 전자상거래가 활성화하면서 2001년 1500곳 18만여 명에서 올해 3100곳 37만여 명으로 늘어났다.
출처 : 중앙일보 광주 천창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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