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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시각장애인에게 컴퓨터는 세상과 소통하는 고리입니다”2006-11-30
작성자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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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장애인들에게 컴퓨터는 세상을 연결시켜주는 고리입니다. 단순한 의식주 지원이 아니라 정보통신 기술을 익혀 재활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죠.”

기업이 사회공헌활동을 펼칠 때 그 분야에 대한 전문가는 보석과도 같은 존재다. 수혜자의 눈높이에서 봉사활동을 펼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장애인 교육에서 장애인 교사는 더욱 그렇다. 삼성전자의 시각장애인 컴퓨터 교실의 운영을 책임지고 있는 김병호(39·시각장애 1급) 대리는 3800여명의 시각장애인은 물론 수백명의 정상인들에게 뛰어난 ‘전문강사’이다. 그는 컴퓨터 교실을 만든 주인공이기도 하다. 김 대리가 한때 삼성전자의 잘 나가던 영업맨이었다. 그는 삼성전자의 구미사업본부에서 일하다 포도막염을 앓게 돼 시력을 잃었다. 그때문에 둘째 딸아이는 한번도 얼굴을 본 적이 없다. 시력을 잃었다고 희망까지 잃지는 않았다. 스스로 시각을 잃은 상태에서도 컴퓨터를 익혔고 회사에 시각장애인을 위한 컴퓨터교실 운영을 제안했다.

그의 노력 덕분에 삼성전자의 시각장애인 컴퓨터교실은 1997년 문을 열었다. 2002년에는 시각장애인 전용 온라인교육사이트인 ‘애니컴’(anycom.samsunglove.co.kr)을 개설해 소프트웨어, 검색엔진 활용법 등 75개의 교과목을 전액 무상으로 운영하고 있다. 현재 회원수는 3866명으로, 전국에서 컴퓨터를 사용하는 시각장애인 7천여명 중 절반 이상이 애니컴과 만났다. 그의 제자 중에는 캐나다에서 영어교육을 전공하는 김원씨, 미국에서 접속해 교육을 이수한 강의준씨도 있다. 일반인들도 시각장애인들에게 교육을 하려면 김 대리의 지도가 필요하다.

그는 평소 전화를 통해 시각장애인들의 스승 역할을 한다. 아침 8시부터 2시간 가량 동료들과 업무 협조를 논의한 뒤 오전 10시부터 본격적으로 상담에 시작해 하루 30~40여통을 해결한다. 오후 5시 일과가 끝났다고 그의 도움이 끝나지는 않는다. 귀가한 뒤에는 이메일이나 게시판을 통한 문의가 그를 기다린다.

매일 이렇게 많은 일들에 파묻혀 지내지만 김대리는 아직도 할 일이 많이 남았다고 말한다.

“우리 나라는 정보통신 강국이지만 시각장애인에게 컴퓨터는 아직 장벽이 많습니다. 컴퓨터 교실을 통해 많은 보람을 느꼈지만, 앞으로 더욱 더 많은 이들이 혜택을 볼 수 있어야죠. 물론 저도 좀 더 노력해야죠.”

출처 : 한겨레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