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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장애인차별 철폐 실천한 천노엘 신부2006-10-31
작성자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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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에서 사제서품 50주년 경축행사 열려
정신지체장애인 권익 신장 위해 평생 바쳐

지난 28일 전남 광주에서 벽안의 아일랜드 신부 천노엘(74, 본명 노엘 오닐, Noel O'Neill) 신부의 사제서품 50주년 경축 행사가 열렸다. 현재 엠마우스복지관장을 맡고 있는 그는 정신지체장애인들에게 온몸을 던져 몸소 사랑을 실천해온 인물이다(엠마우스는 예수가 부활한 마을이란 뜻).

이날 행사는 사회복지법인 무지개공동회, 엠마우스복지관, 엠마우스산업, 엠마우스보호작업장, 엠마우스작업활동센터, 엠마우스어린이집에서 그동안 천노엘 신부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전달하기 위해서 손수 마련한 것이었다. 천주교 광주교구 최창무 대주교, 김희중 주교 등 많은 인사들이 참석해 천 신부를 축하했다.

천 신부는 1956년 아일랜드에서 사제서품을 받고 1957년 한국 땅으로 건너온다. 처음 전남지역 성당에서 사제생활을 하다가 정신지체장애인들과 부모님들의 고통과 아픔의 울부짖음을 듣게 된다. 19살 장애인 묘비 앞에서 눈물로 참회하면서 이웃이 눈앞에서 고통 받는 것을 외면하지 않겠다고, 죽어서도 인간대접을 받지 못하는 장애인 약자들 편에 서기로 결심한다.

그는 1981년 11월 정신지체장애인을 위한 그룹홈을 만든다. 이 그룹홈은 초창기에 양철 스레트 집으로 겨울에는 몹시 춥고 여름에는 뜨거웠다. 이 그룹홈에서 천 신부는 정신지체장애인들을 위해서 손수 식사도 마련하고, 박스가 식탁이 되는 고통 속에서도 즐거운 마음으로 장애인들을 예수님처럼 섬겼다.

세월이 지나면서 장애인이 비장애인과 똑같이 살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는 천 신부의 뜻에 동참하는 이들이 늘어난다. 그룹홈에서 출발한 엠마우스는 정신지체장애인이 영아부터 노년까지 도움 받을 수 있는 가정·학교·직장·병원으로 영역을 넓혀갔다.

현재는 사회복지법인 무지개공동회라는 울타리 안에 ▲어린이집 ▲복지관 ▲그룹홈과 자립홈 8곳 ▲작업활동센터 등을 운영중이다. 줄잡아 800여명의 자립과 활동을 지원하고 있는 셈이다.

천 신부는 "정신지체장애인들은 엉뚱한 행동으로 주변에 피해를 주기도 하지만 잘못된 정책과 법안으로 정치인들이 끼치는 민폐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며 "장애인과 일반인이 한데 어우러져 사는 사회가 꿈"이라고 전했다.

천 신부는 사제서품 50주년 금경축 축하식에서 “장애인들은 이 시대 예언자들이라고 가톨릭 신학교에서 신학생들에게 전한다”며 “직접 와서 보라”고 힘 있게 강조했다. 또한 천 신부는 가톨릭 각 교구청 주교들에 편지를 보내 장애인들에게 시설보다는 그룹홈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설득하는 일도 했다는 이야기를 가톨릭 광주교구 최창무 대주교가 금경축 축하식에서 밝혔다.

천 신부는 가정 그리고 정부에서 조차 교육이 전혀 안된다는 이유로 외면 받고, 장애인들 중에서도 가장 차별받는 정신지체장애인들을 위해서 25년간 온몸을 던졌다. 처음에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비난과 조롱도 받았다. 하지만 정신지체장애인들이 각종 프로그램을 통해 변화되고, 열심히 살아가자 정부나 많은 사람들이 감동하고 부끄러워했다.

장애인은 어느 누구도 차별받아서는 안 된다는 천 신부의 주장은 이 시대에 많은 사람들에게 장애인들 권익에 중요성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하는 큰 밑거름이 됐다. 천 신부는 장애인인권상 등을 주려고 하면 지금까지 한 일이 없다고 자원봉사자 후원자들에게 상을 돌리고 극구 사양했다. 그러나 천 신부는 광주 명예시민증은 받았다고 했다.

어느 정신지체장애인이 천 신부에게 보낸 축하 글을 보면 천 신부가 정신지체장애인들을 얼마나 사랑했는지 한눈에 알 수가 있다. 힘들게 쓴 글의 내용은 이렇다. “신부님 50주년 된 것 정말 축하드려요. 신부님 아프지 마시고 오래오래 건강하세요.”

출처 : 에이블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