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일자리 창출형 사회적기업 설립안 대두
복지부 “복잡한 장애인 일자리에 적용 힘들 것”
“사회적 기업의 정착을 통해 장애인, 고령자, 여성 등 다양한 사람들에게 노동의 가능성을 보여줘야 한다.” 한국장애인복지진흥회와 민주노동당 현애자 의원실이 지난 27일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개최한 ‘장애인 일자리 창출 포럼’에서는 최근 장애인 고용의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는 ‘사회적 기업’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 제시됐다.
장애인 일자리 창출을 위한 설립모델 3가지
“사회적 기업이 일자리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만능은 아니다”라는 전제로 발표를 시작한 자활정보센터 김신양 전 연구원은 ‘장애인 일자리 창출을 위한 사회적 기업의 설립방향’을 제시했다.
김 연구원은 장애인 일자리 창출을 위한 사회적 기업 설립모델로 ▲노동의 기회를 제공해 취업연계 체계를 구축하는 ‘사회통합형’, ▲장애인 집단의 창업을 지원하는 ‘창업형’, ▲기존 사회적 기업에 장애인의 참여비율을 정해 이 기업에 취업시키는 ‘취업형’을 제시했다.
이어 김 연구원은 “새로운 사업을 발굴하고 지역 내에서 필요한 자원을 동원하는 사회적 기업의 목적 및 운영원리에 적합한 사회적 기업가와 장애인의 조건을 이해하며 지원할 수 있는 실무종사자가 필요하다. 이와 함께 장애인의 문화적, 사회적 욕구에 부응할 수 있는 신규사업이 개발돼야 한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김 연구원은 “장애인 사회적 기업은 장애인 정책, 자활 정책, 사회적 일자리 정책의 결정체”라며 “이 세 분야에 대한 자원과 특징을 파악해야 제대로 된 사회적 기업을 설립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복지부 “사회적 기업은 비장애인 일자리 늘리기 될 것”
보건복지부 장애인소득보장팀 유병희 팀장은 장애인 사회적 기업에 대한 우려를 제기하며, 반대 입장을 명확히 표명했다.
유 팀장은 “장애인 일자리 창출은 굉장히 어려운 부분이다. 사회적 기업의 전신인 자활사업이 성공했다고 장담할 수 없는데, 자활사업이 확대된 형태의 사회적 기업을 복잡한 중증장애인 창출 사업에 적용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유 팀장은 “기존 조직을 개편하거나 확충해 사업을 진행하게 되면 효과를 내야할 부분에 효과가 집중되지 못 한다”며 “장애인 사회적 기업도 장애인의 이름을 빌려 비장애인이 일자리를 갖는 주객전도 현상이 발생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유 팀장은 “복지부가 장애인 일자리 10만개 마련을 목표로 발표한 ‘Able2010 프로젝트’가불가능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국회예산이 확정되면 상세한 사항을 정식 공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본의 장애인 일자리 확충에 대한 고민은?
한편 일본 ‘장애인차별과 싸우는 공동체연합’ 사이토 겐조 사무국장은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경제적으로 자립하기 위해 함께 일하는 일본의 ‘공동사업소’에 대해 소개하며, 공동사업소의 향후 비전에 대해 제시했다.
특히 사이토 사무국장은 일본의 공동사업소가 한 단계 더 발전하기 위해서는 유럽의 사회적기업인 형태인 ‘사회협동조합’으로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사이토 사무국장은 “일본의 공동사업소가 커다랗게 성장해 왔음에도 불구하고 장애인의 노동은 확대되지 않았다”며 “공동사업소는 성장하면 사회복지법인격을 취득해 수산시설(국가가 정한 사회복지시설)로 전환하게 된다. 장애인에게 더 이상 시설은 필요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사이토 사무국장은 “공동사업소 운동이 발전해왔지만 어디까지나 민간운동의 하나에 불과하며, 사회복지법인 사업의 테두리 안에서 밖에 발전할 수 없게 됐다. 하지만 일본의 공동사업소 운동과 같은 시기에 시작된 이탈리아의 사회협동조합운동은 법으로 제정되는 성과를 거뒀다”고 밝혔다.
이날 사이토 사무국장은 이탈리아 사회협동조합의 장점으로 ▲장애인이 일할 수 있다는 사회적 가치와 경영·분배가 이뤄지는 경제적 가치 결합, ▲넓은 장애개념과 조합원 30% 이상 장애인 채용, ▲조합원의 동일한 임금과 노동조건 보장 등을 제시했다.
마지막으로 사이토 사무국장은 “장애인, 여성, 고령자 등 자본주의적 영리기업에는 없는 일하는 방법과 사회적기업의 필요성은 확실히 높아지고 있다”며 “장애가 있는 사람, 없는 사람에 머물지 않고 다양한 사람들이 더불어 일할 수 있도록 일본적 사회협동조합을 만들어 갈 것”이라고 밝혔다.
출처 : 에이블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