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까지 외면하는 장애인들의 슬픔
어제 오늘 일이 아니었다. 수없이 많은 장애인들은 비장애인들과 차별 없이 대우해 달라는 시위를 하기도 하고 저상버스 등 대중교통 이용에 있어서도 좀 더 나은 편의를 제공해 달라는 요구도 정부 측에 끊임없이 하고 있는 이 시점에 있어서 정작 우리가 장애인들에 대해 돌아 봐야할 곳은 너무나 가까운 곳에 있는 건 아닌지 다시 한 번 생각해 보았으면 한다.
정부·사회에 맞서 우리 장애인들은 살아가는 데 필수적인 것들에 대해 끊임없이 평등하게 해달라고 요구를 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이며 꼭 누군가는 해야 할 장애인 인권 찾기에 중요한 일환이다.
하지만 이렇게 우리가 정부·사회를 향해 인권 찾기에 힘을 쓰는 동안 또 다른 장애인들을 가족들에게 마저 외면당할 수밖에 없는 처지에 놓여 더 힘들어 하고 있다는 것을 우린 돌아봐야 할 것이다.
가족부터가 외면할 수밖에 없는 장애인들
최근 기자가 취재했던 한 중증장애인 관련 기사를 읽고 지상파 K방송국에서 연락이 왔다. 기사 내용에서 장애인이 ‘(장애인)시설에 다시 입소하지 않고 집에서 어머니와 집에서 지내고 싶다’라는 것에 선뜻 집수리 또는 활동보조인 지원 등을 통해 기사 속 장애인이 집에서 어머니(老母)와 생활할 수 있게 도움을 주겠다는 반가운 연락이었다.
이 기쁜 소식을 안고 다시 그곳을 찾아가 어머님께 설명을 해드리고 나니 반응은 의외로 차가웠다. 또한 뿔뿔이 흩어져 있는 가족들과 상의해 보고 연락을 주시겠다는 답변을 덧붙였다.
이날, 기자와 대화를 나누면서도 어머님은 줄곧 (장애인)아들을 시설에 계속 입소 시켜 생활하게 해야 한다는 말씀을 하셨고, 그 말씀을 옆에 누워 듣고 있는 아들은 수시로 오는 굳어는 몸의 경직에 힘들어 했다.
그리고 며칠이 지난 어제(10월 25일) 어머니로부터 연락이 왔다.
‘신경 써준 것은 고마우나 가족들과 상의해 본 결과 그냥 (장애인)아들은 시설에서 생활하도록 해야겠다’는 내용으로.
덧붙여 이유는 이러했다. 우선 어머님이 연세가 많이 드시고 당신 혼자 힘으로 아들 뒷바라지 하시 기에는 역부족이며, 무엇보다 시설에 입소하기가 하늘에 별 따기보다 어려워서 한번 퇴소하면 다시 입소하기가 어려우므로 당신께서 평생 같이 있어 주지도 못할 바엔 차라리 시설생활을 하게 하는 게 낫다는 생각에 그런 결정을 내리신 것이라 했다.
이에 장애인 아들인 당사자도 가족들을 이해하고 자신을 시설로 다시 보낸다는 것에 서운하지 않다는 의사를 밝혔지만 제3자의 입장인 기자의 눈에는 모든 상황이 안타깝기만 할 따름이었다.
장애인, 진정 우리가 갈 곳은 어디인가?
이렇듯 가족들도 힘들어 외면 할 수밖에 없는 우리 장애인들이 진정 갈 곳은 어디란 말인가?
기자는 이 질문을 이 글을 읽고 있는 네티즌들에게 던져 본다. 만일 자신의 가족 중에서 장애인이 있다면 그 가족에 대해 어떤 마음으로 대할 것이며 온전한 가족으로 안고 살아갈 수 있을 것인지, 남들 앞에 내 가족이라 소개하며 당당히 보여줄 수 있을 것인지 질문 하고 싶다.
이러한 문제와 글은 매년 4월 중순부터 하순까지 집중적으로 다뤄지는 글이나 이번엔 뜬금없이 10월이 저무는 어느 날 갑자기 꺼내보기로 했다.
가족에게 버려진 장애인도 많고, 가족은 있으나 집안 여건이 힘들어 가족 모두가 힘들게 장애인 가족을 돌보며 지내는 경우도 많다. 또한 위처럼 운 좋게 지원의 손길이 닿아도 가족들 간에 반대로 한 장애인 가족을 시설로 다시 떠나보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이렇듯 우리 장애인들은 그 어떤 상황에서도 정부·사회 가깝게는 가족들에게 까지도 짐스러운 존재란 말인가? 같은 장애인으로서 느끼는 안타까움과 알 수 없이 밀려드는 두려움에 잠시 상념에 빠져 본다.
끝으로 이 기사에서 예로 제시한 한 가족을 탓하고자 함이 아니라 우리 사회가 고쳐 나가야할 사회복지환경 그리고 장애인들을 보는 시선이 앞으로도 많이 개선 되어져야할 것이란 것을 다시 한 번 상기코자 쓴 것이며, 가족들도 어쩔 수 없이 장애인 가족을 외면 할 수밖에 없는 우리 현실에 초점을 두고 쓴 기사란 것을 거듭 밝힌다.
출처 : 에이블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