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박람회 찾은 청년 장애인들의 바람
“전공을 살려서 취업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지금 생각으로는 전공, 연봉 상관없이 일할 수 만 있다면 좋겠다.”
한국장애인고용촉진공단 서울지사·서울남부지사와 서울시가 장애인 2천여명 일자리 마련을 목표로 지난 24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서울무역전시컨벤션센터에서 개최한 ‘2006년 장애인취업박람회’를 찾은 김혜옥씨(여·22·지체장애 6급)의 바람이다.
고등학교 때에 이어 두 번째로 장애인 취업박람회를 찾았다는 김씨는 “조건과 상관없이 일할 수만 있으면 좋겠다”며 취업에 대한 간절한 바람을 표시했다.
이어 김씨는 “취업을 하기 위해 면접을 보러 가면 ‘다리도 불편한데 왜 왔느냐’며 선입견을 갖고 보는 경우가 많다”면서 “장애인 고용이 확대되려면 우선 사업주의 생각과 사람들의 시선이 바뀌어야 할 것 같다”고 지적했다.
김씨는 이번 박람회와 관련해 “예전에 참가한 박람회는 장소도 좁고 참여업체도 적어 형식적인 채용박람회에 불과했는데, 이번 박람회는 업체가 많이 참여해 가고 싶은 곳을 골라 면접을 볼 수 있어 좋다”며 웃었다.
장애인 고용을 확대하기 위해 의무고용제를 비롯해 기업 고용협약, 맞춤훈련 등 다양한 제도가 시행되고 있지만 장애인들이 체감하고 있는 고용시장은 차갑기만 한 것이 현실. 청년 장애인들의 경우는 더욱더 그렇다.
경북에서 올라와 취업박람회에 참가한 문모(남·33·지체장애 2급)씨는 중증장애인과 고학력 장애인 일자리가 확대돼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문씨는 “장애인을 뽑는다고 해서 지원하면 장애인 티가 안 나는 경증장애인을 우선으로 선발하는 경우가 많다”며 “장애인 채용이 기업 홍보나 이미지 제고를 위한 수단으로 쓰이고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문씨는 “지방에서는 채용박람회를 한다고 해서 가보면 참가 업체와 업종이 적고 단순노무직이나 생산직이 전부”라며 “능력 있는 중증장애인과 고학력 장애인들의 일자리가 확대되고 장애인 능력이 채용에 부족하다면 여러 분야의 맞춤훈련을 통해 채용을 확대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날 박람회에는 350여 곳의 구인기업체와 1만여 명의 구직 장애인이 참가해 역대 최대 규모의 장애인취업박람회가 됐다. 아직 취업하지 못한 장애인들이 너무 많다는 것을 반증하는 셈이다.
출처 : 에이블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