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과 소외이웃 초대의 허와 실
10월 12일부터 20일까지 부산에서는 제11회 부산국제영화제가 개최된다. 이번 영화제에는 63개국 245편의 영화가 출품되어 풍성한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국내외적으로 많은 영화관계자 및 관람객들이 부산으로 찾아오고 있다. 장애인 중에서는 영화 마니아가 아닌 다음에야 그 인파속으로 끼어 들 엄두조차 못 내고 있다.
그러나 다행인 것은 부산국제영화제 조직위원회에서는 제1회부터 장애인들을 배려해 주어서 장애인들도 국제영화제 기간 동안 영화 관람의 기회를 누리고 있다.
올해도 장애인과 소외이웃을 위해 1천여 장의 ‘정겨운 나눔’ 초대권이 전달되며, 특히 올해는 청각장애인을 위한 한글자막 서비스까지 제공한다고 한다.
지난 9월 28일 부산장애인총연합회에서 영화제 초대권 신청을 하라고 했다. 수영만 야외상영장, 대영시네마, 해운대CGV 등의 영화 프로그램을 안내하면서 10월 2일까지 신청을 하라고 했다. 필자도 부랴부랴 관람 가능한 장애인들에게 연락을 하고 성명 생년월일 장애정도를 적어서 13일 야외상영관의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에 9명을 신청했다. 한 단체에서 10명까지라고 해서.
그런데 막상 날짜가 임박해지자 문제가 생겼다. 중증장애인이나 뇌병변장애인은 안되고, 더구나 우리 단체는 빠져 있었던 것이다. 부산장총에서는 추가로 협상을 해 보겠으니 다른 날로 하면 안 되겠느냐고 했다. ‘안 된다. 신청자 중에는 국제영화제에서 영화를 처음으로 보는 사람들도 있어 가슴 설레며 기다리고 있는데 그럴 수는 없다.’ 하여 초대장 9장을 받아 왔다.
우리 신청자 중에는 휠체어 장애인이 있어 일부러 야외상영장을 택했는데 ‘중증장애인은 제외’라니, 만약 안 된다고 한다면 한바탕 붙을 각오를 하고 갔는데 다행히 입구에서는 별 문제없이 입장을 시켜 주었고 밤바람에 대비하여 무릎담요도 제공해 주어서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 영화 관람은 잘 했다.
필자는 부산장애인총연합회에서 사무총장을 역임 했었다. 제1회 부산국제영화제 김동호 조직위원장의 배려로 영화제 초대권 500장을 지원 받았고, 이를 계기로 해마다 장애인 몫으로 500장이 부산장총으로 배분되었었다.
그런데 2005년에는 이같은 전례를 깨고 한국장애인고용촉진공단 부산지사 홈페이지를 통해 영화제 초대권을 신청하도록 했다. 그리고 올해는 부산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위임을 했던 것이다. 국제영화제 조직위원회에서는 관객들에게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하면서 「중증장애인(장애등급 1,2급, 뇌병변 장애인) 제외」라니 중증장애인은 ‘관객’ 이 아니란 말인가.
주최측에서는 작년에도 한 장애인이 전선에 걸려 넘어졌다면서 만약의 사고를 염려하는 모양인데 사고는 비장애인에게도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는 일이기에 ‘중증장애인 제외’는 장애인을 잘 모르는 기우에 불과할 뿐이다.
출처 : 에이블뉴스<칼럼니스트 이복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