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여성 장애인들이 일상생활에서 겪는 정신적, 물리적 ‘고난’이 다른 나라들과 비교할 때 상대적으로 높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도 세계 58개국의 여성인권 상황을 분석하면서 한국을 54위에 올려놓을 정도다. 그것은 여성 장애인 정책이 보편적 인권의 개념에서 출발하지 않고 시혜나 동정적 지원에서 출발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장애여성의 취업률은 20.2%로 장애인 남성의 43.54%에 비해서 현저히 낮은 실정이다. 이러한 장애여성의 미취업은 이들이 경제적인 자립을 이루는데 큰 어려움으로 작용한다. 일자리가 있는 장애 여성도 장애인남성보다 월 평균 약 55만원이나 낮은 임금을 받고 있으며, 전체 장애여성 근로자 중 상용 근로자가 11.7%에 불과해 안정적인 직업을 갖지 못하는 실정이다.
취업, 임금, 직장 내 지위에서 장애여성의 노동력을 가치 절하하는 경향은 장애여성의 실질적인 능력과는 무관하다. 이는 장애여성이 비장애인과 남성장애인에 비해 의존적이고 능력이 부족하다는 사회적 편견과 선입견 때문에 비롯된 것이다. 이런 사회적 편견과 무지는 여성 장애인들이 자주적이고 독립적인 삶을 영위하는 데 어려움으로 작용한다.
여성 장애인의 삶의 질을 이야기하면서 더 이상 여성 장애인을 ‘돌보는’ 사람의 처지와 편의만 생각해서는 안 된다. 이제는 사회가 여성 장애인의 인권과 시민권을 보장하는 차원에서 그들의 아이 기르기, 일하기, 여가 즐기기를 지원해야 한다.
사단법인 ‘내일을 여는 멋진 여성’은 오는 25일부터 ‘장애를 희망으로 바꾸는 여성들’이라는 이름으로 일하는 장애여성들의 사진전을 개최한다. 다양한 직종에서 다양한 업무를 해내는 장애여성의 모습을 사진에 담아 장애여성도 일을 통해 당당하게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활동할 수 있다는 사실을 시각적으로 알리기 위한 목적에서다.
한편 이 단체는 사진전에 참여하신 장애여성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대중에게 장애여성의 희망적인 메시지도 전달할 예정이다. 02)761-7482 http://www.wsbt.co.kr
출처 : 경향신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