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 ‘장애인사회참여평가단’ 활동 결과 발표
EBS 교육방송을 통해 수능을 준비하고 있는 청각장애인 김모군. 정부가 사교육비를 줄이기 위한 방안으로 EBS 수능방송을 서비스한 이후로 방송을 보며 공부하고 있지만 쉽지만은 않다. 3살 때 청력을 잃은 후로 한번도 소리를 인지한 적이 없어 일반 학생에 비해 어휘력이 크게 부족한 김 군은 특히 언어영역 방송을 볼 때는 자막이 너무 빠르게 지나가 강의 내용을 이해하기 힘들다.
김 군은 "청각장애인만을 위해 특별히 쉬운 언어를 선택해 강의를 진행할 수는 없지만 청각장애 학생들의 이해를 높이기 위해 수화통역 방송이 함께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장애인들이 방송이나 공공기관에서 제공하는 정보서비스에 접근하는데 여전히 어렵다.
보건복지부와 20개 장애인 단체가 참가하는 '장애인사회참여 평가단'은 '장애인 정보접근'에 대한 평가 결과를 19일 발표했다.
장애인 배려한 방송 프로그램 등 부족
평가결과 시청각장애인들을 배려한 방송프로그램 부족, 정보화 정책에 대한 홍보 부족 등이 문제가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이번 평가는 △공공기관 정보접근 △방송접근 △정보기기 보급 △정보화교육 등 4개 분야에 대해 장애인 당사자들이 제공되는 서비스를 직접 체험 평가하는 방법으로 진행됐다.
청각장애인 100여 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결과 수화통역 화면이 너무 작거나 화면상 내용과 자막의 내용이 맞지 않는 등 수화통역방송의 경우 청각장애인 10명 중 6명이, 화면해설방송의 경우 청각장애인 10명중 4명이 내용의 절반 이하만을 이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EBS에서 운영하는 위성 1·2 채널은 자막방송을 하지 않아 청각장애인은 위성방송을 이용하지 못하고 있었다.
지난해 현재 자막수신기 보급률은 13%, 자막방송편성은 40%, 수화통역방송편성은 1% 미만에 그치고 있다. 시각장애인을 위한 화면해설 방송도 전체의 4% 수준에 머물고 있어 아직도 우리사회 장애인은 방송 소외계층이라는 사각지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 됐다.
공공기관 홈페이지, 시각장애인 접근 여전히 어려워
정부기관과 금융기관 등 50개 공공기관 홈페이지 웹 접근성에 대한 조사 결과 대부분이 시각장애인을 위한 별도의 홈페이지를 운영하고 있었지만 정보 업데이트가 늦고 정보량이 일반 홈페이지에 비해 매우 낮았다.
일반 홈페이지와 다른 텍스트를 제공하는 별도 홈페이지의 경우 대체텍스트도 대부분 부적절한 것으로 조사됐는데 정부기관은 23곳 중 8곳, 방송언론 7곳 중 4곳, 금융기관 6곳 중 4곳, 장애인관련기관 11곳 중 8곳이 적절하지 않은 텍스트로 형식적으로 운영되는 것으로 지적됐다.
이에 따라 기존 사이트에서 제공하는 각종 콘텐츠와 서비스를 시각장애인도 비장애인과 동등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웹 사이트를 설계·제작하는 등 보다 세심한 배려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에서 제공하는 정보화 교육 역시 신청방법 등의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복지부에 등록된 장애인 중 500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 결과 정부의 정보화 정책에 대해 불만족하다는 비율은 9.6%에 그쳤으며, 특히 정보화 교육의 경우 4점 만점에 3.26점의 만족도를 보이는 등 만족도가 높았지만 신청 방법이 어렵다는 응답이 높았다.
평가단은 "장애인의 경우 이동이 어려우므로 가급적 전화나 인터넷을 통해 신청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인터넷 신청시에도 장애인 정보화교육 홈페이지 홍보 등을 통해 불필요한 검색단계를 거치지 않도록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정보화 정책이나 프로그램에 인지도는 2003년 34.2%에서 올해 49.7%로 높아졌지만 더 많은 장애인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홍보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복지부는 "지난해 우리나라 국민의 인터넷 이용율은 72%에 달하지만 장애인 인터넷 이용율은 41%에 불과하다"며 "이번 평가결과를 관계부처에 통보해 개선대책을 마련, 추진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일정 기간이 지난후 재평가를 실시하는 등 지속적인 모니터링 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출처 : 국정브리핑 이건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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