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역 이렇게 찾아가세요 안내 글"
한 청각장애인이 자신에게 친절을 베푼 한 시민에게 고마움을 전하는 인터넷 글과 한 장의 메모지 사진을 올려 네티즌들과 감동을 나누고 있다. 네티즌들은 “세상은 여전히 따뜻하다”면서 이 시민에게 ‘길거리 천사’라는 별명을 붙이고 칭찬을 아끼지 않고 있다.
아이디 ‘수성인’인 네티즌은 지난 16일 포털 사이트 다음에 ‘장애인에게 친절을 베풀어주신 분’이라는 글과 사진을 올렸다. 후천적으로 청각장애와 성대마비 장애인인 수성인은 지난 15일 지방에서 서울에 약속이 있어 왔다가 길을 잃고 버스정류장에 서 있던 한 시민에게 지하철역을 물었다. 이 시민은 수성인의 장애를 알아채고 수첩과 펜을 꺼내 열심히 길을 안내했다.
수성인은 글에서 “열 명에게 길을 물으면 반 이상은 무시하거나 제 목소리 때문에 괴물 쳐다보듯 한다. 그리고 듣지 못하니 적어달라고 부탁하면 대부분 자리를 슬금슬금 피한다”고 자신이 겪는 어려움을 설명했다. 그는 이어 “그러나 그 분은 귀찮아하는 기색 없이 많은 시간을 할애해 글과 설명,손짓 등을 몇 번이고 반복하며 친절히 길을 알려줬다”고 소개했다.
수성인은 “약속시간에 늦어 급하게 달려가느라 (그 분에게)인사를 못 드렸다. 덕분에 길을 잘 찾고 일도 잘 마쳤다. 따뜻한 친절 평생 잊지 않겠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그는 장애인에 대한 비장애인들의 따가운 시선에 대해 “희귀 생명체를 바라보는 듯한 눈빛은 장애인들에게 상처가 될 수 있다”며 “더불어 사는 세상,우리를 편견 없이 바라봐 달라”고 당부했다.
수성인의 글에 네티즌들은 감동했다. 나흘 만에 무려 20만건의 클릭수와 1780건의 추천수를 기록한 수성인의 글에는 600여개의 칭찬 댓글이 달렸다. 흔히 찾아볼 수 있는 성마른 댓글은 없었다. 한 네티즌은 “이런 글만 인터넷에 올라왔으면 좋겠다”고 적었고 다른 네티즌은 “정말 멋진 아저씨예요. 꼭 찾아서 상 줘요”라고 칭찬했다.
폭발적인 반응에 놀란 수성인은 다시 글을 올려 “친절을 베푼 그 분의 따뜻함이 널리 퍼졌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그는 “우리 주위에는 제 생각보다 훨씬 더 많은 천사들이 있는 것 같아 고개가 숙여집니다. 응원해주신 분들의 마음도 잘 간직했다가 아낌 없이 나눌 것”이라고 글을 맺었다.
출처 : 국민일보<김상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