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10월부터 신규지원 중단…단계적 폐지
대신 각종수당 확대…24일 공청회 열릴듯
보건복지부가 추진하고 있는 장애인차량 LPG연료 지원사업 폐지방안의 전말이 드러났다.
내년부터 1인당 지원상한선을 월 150리터까지, 2008년부터는 100리터까지 줄이는 등 2년 동안 단계적으로 폐지해 나간다는 것이 핵심이다. 올해 10월부터는 장애인이나 그 보호자가 LPG차량을 새로 구입하더라도 지원하지 않는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12일부터 1박2일간 경기도 양평소재 한 펜션에서 주요 장애인단체 사무총장들을 초청해 간담회를 갖는 자리에서 이 같은 방안을 공개했다.
이날 자리에 복지부측에서는 복지부 장애인정책관 노길상 국장, 장애인정책팀 김강립 팀장 등이 참석했고, 장애인단체측에서는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 김동범 사무총장, 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회 손복목 사무총장 등 10여명이 참석했다.
LPG지원 예산을 소득보장 강화에 투입
이날 복지부가 내놓은 LPG지원제도 폐지안의 특징은 이 제도의 폐지를 소득보장방안과 결부시키고 있다는 점이다. LPG지원제도에 투입되는 예산을 장애수당 확대 등 소득보장 확대 쪽으로 돌리겠다는 복안이다.
에이블뉴스가 입수한 이날 회의자료에 따르면 복지부는 LPG지원제도를 폐지하려는 첫 번째 근거는 LPG지원제도에 투입되는 예산이 장애인예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히 큼에도 불구하고, 수혜대상이 특정 장애인에게 한정돼 불균형이 발생한다는 점이다.
2006년도 예산 기준 LPG예산은 2천715억원으로 정부 전체 장애인 예산(9천137억원)의 30%, 복지부 장애인 예산(2천715억원)의 52%를 차지한다는 것.
반면 등록장애인 178만 명(2005년 기준) 중 25%인 46만 명만이, 특히 실제 이동권 보호가 절실한 보행 장애인 86만 명 중 21%인 18만 명만이 이 제도의 혜택을 받고 있다는 것이 복지부의 논리이다.
또한 LPG 사용 장애인 가운데 기초 및 차상위계층 등 저소득계층은 전체의 14%에 불과하고, 장애 정도별로는 경증이 전체의 72.5%를 차지하는 한편 본인보다는 보호자(44%)가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는 근거도 제시했다.
결국 균형적 사업 추진 및 새로운 욕구에 필요한 신규사업을 추진하기가 곤란하고, 이동권 보호라는 제도의 취지를 제대로 살리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LPG지원제도는 더 이상 유지하기 곤란하다는 입장이다.
장애수당·아동수당 확대…활동보조인 서비스 도입
이에 따라 LPG지원제도를 올해 10월을 시작으로 단계적으로 폐지하고, 대신 장애수당과 장애아동수당의 지급 규모와 대상을 확대하고 ‘활동보조인 서비스 도입’, ‘유료요양시설 입소료 지원’ 등 선택적 복지서비스 제도를 신규로 도입하겠다는 계획이다.
장애수당 확대와 관련해서는 먼저 대상을 기초생활보장수급권자에서 차상위계층까지 확대해 수혜인원을 현 30만명에서 51만명까지 끌어올리고, 수당 단가도 상당수준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인상 금액 수준은 구체적으로 정해놓지 않았다.
장애아동부양수당의 경우는 장애아동에게는 장애수당을 지급하지 않고 장애아동부양수당을 획기적으로 인상하겠다는 계획이다. 현재 월 7만원씩 2천700여명(수급권자, 장애 1급)에게 지급하던 것을 중증은 월 최대 20만원씩, 경증은 10만원씩 약 2만2천명에게 지급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마지막으로 선택적 복지 서비스를 내년부터 실시, 총 200억원을 투입해 기초생활보장 수급권자와 차상위계층 최중증 지체, 뇌병변, 시각장애인 15만6천명에게 활동보조인 서비스를 지원하고, 12억7천만원을 투입해 차상위계층 392명에게 유료요양시설 입소료를 지원한다는 것.
“전체 장애인 의견 물어야”…24일 공청회 개최 추진
이러한 방안에 대해 장애인단체측은 “LPG제도 개선과 소득보장 강화방안을 연계 처리하는 것은 옳은 방향이 아니다”면서 “몇몇 장애인단체 관계자들이 모이는 간담회가 아니라 여러 장애인들이 참여하는 공청회를 열어 의견을 들어야 한다”고 반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공청회 제안에 대해 복지부가 이견 없이 받아들임에 따라 장애인단체들은 공청회 개최 준비를 신속히 진행하고 있다. 오는 24일(월)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약 500명 수용가능)에서 공청회를 개최하는 것으로 가닥이 잡혀가고 있는 상황. 이날 복지부측도 참석하기로 했다.
이에 대해 복지부 관계자는 “기획예산처가 예산 총액을 정해주고 우선순위를 정해 나누도록 하는 것이 현재의 예산 편성방식이어서 LPG예산 때문에 장애인들이 필요로 하는 새로운 사업을 시도하기가 어려운 실정”이라며 “고민 끝에 이러한 방안을 만들어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전체 장애인들의 의견을 수렴하기 전에 장애인단체 실무자들의 의견을 듣기 위해 간담회 자리를 마련했던 것”이라며 “앞으로 열리는 공청회에 많은 장애인분들이 참석해서 복지부의 방안에 대해 의견을 제시해주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출처 : 에이블뉴스<소장섭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