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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국립서울병원, 지역이기주의에 ‘수난’2006-07-11
작성자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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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주민들 ‘혐오시설’이라며 이전 요구
병원·장애인측 “정신장애인 치료권 침해”

서울 광진구 중곡동에 위치한 국립서울병원이 지역주민들의 이기주의에 수난을 당하고 있다. 지역주민들이 혐오시설이라며 다른 곳으로 이전하라고 주장하고 나서 업무를 마비시키고 있는 것.

국립서울병원은 1961년 개관한 수도권 유일의 국립 정신질환치료기관으로, 낡은 시설을 개보수 하기 위해 10년 전(1996년) ‘병원현대화 계획’을 수립했으나, 중곡동 지역주민들의 이전 요구에 부딪히면서 수도권을 중심으로 병원 부지를 물색해 병원이전을 추진했다.

그러나 타 지역에서도 국립서울병원을 환영하지 않았다. 2003년에도 두 차례나 병원시설 조성 사업자를 공모해 병원이전을 추진했으나, 이전 후보지역 주민들의 반대에 부딪혔다. 결국 병원 측은 현부지에 병원을 신·증축하기로 결정하고 사업을 추진하자, 중곡동 주민들이 또 다시 이전을 요구하고 나서고 있는 것이다.

지난 6월 28일에는 보건복지부와 서울병원, 주민대표들과 정신장애인 가족들이 모인 가운데 ‘국립서울병원 이전에 대한 의견교류회’가 열렸으나, 결국 양측의 팽팽한 대립 속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지역 주민들이 병원 이전을 요구하는 이유는 “국립서울병원이 혐오시설로 인식돼 있어 지역발전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집값 상승을 막는 요인이 된다”는 것. 이들은 ‘치료시설이 굳이 도심지 안에 있을 이유가 무엇이냐, 물 좋고 공기 좋은 곳으로 이전하라’며 병원이전장소로 경기도 포천군 대천면을 제시하기도 했다.

최근 일부 신문이 ‘병원 측에서 경기도 가평군으로 이전을 추진하고 있다’는 오보를 내면서 양측의 갈등은 더욱 증폭되고 있는 상황.

장애인측은 “정신과치료에 대한 무지와 편견의 극치다. 정신장애인 치료시설을 혐오시설로 치부하는 것도 참을 수 없으나, 집값상승을 목적으로 장애인이 적합한 환경에서 진료를 받을 권리를 빼앗으려는 것은 더욱 참을 수 없다. 이것이 님비현상(지역이기주의)이 아니고 무엇이냐”며 반발하고 있다.

특히 대한정신보건가족협회,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 등 관련 단체들도 성명서를 내고 지역주민들에 대한 우려와 유감을 표시했다.

대한정신보건가족협회는 “국립서울병원은 대중교통 접근이 쉽고 저소득 장애인을 위한 진료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어 국가에서 제공하는 의료혜택 중 가장 실질적인 역할을 하는 기관이다. 외진 지역으로 병원이 밀려날 경우 외래진료를 받는 정신장애인들에게는 절대적 불편함을 줄 것이다. 이전요구를 수용할 수 없는 타당한 이유가 있다”고 주장했다.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은 “장애인들의 치료권 확보를 위해 지지를 보내야 할 지역주민들이 이 같은 요구를 한다는 것이 안타깝다. 하루속히 타협이 이루어져 국립서울병원이 현대화된 건물로 재건축되고, 정신장애인 및 지역주민들을 위한 복지프로그램이 확충돼야 한다”고 밝혔다.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은 이어 “정신보건시설만이 아닌 지역주민이 함께 이용할 수 있는 공원과 체육시설등이 마련된다면 기존의 일반인들이 생각하는 혐오시설이 아닌 장애인과 대중이 교류할 수 있는 공동의 공간이 될 것이다. 더 이상의 방치는 논란만 야기한다. 정부의 신속한 결정과 과감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국립서울병원측은 현재 홈페이지에 알림창을 띄우고 “예전에는 이전을 추진했으나, 현재는 현부지에 병원을 신·증축하기로 결정한 상태다. 설계비 등 관련 예산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출처 : 에이블뉴스<주원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