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게시판 ▶ 소식란
소식란

제목"대한민국에 장애인 인권은 없다"2006-07-06
작성자관리자
첨부파일1
첨부파일2
첨부파일3
첨부파일4
첨부파일5
죽임당하는 장애인, 유린당하는 인권

얼마 전 기사에서 미신고 장애인시설에서 장애인이 말을 듣지 않는다며, 약을 먹여서 5명을 사망케 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런데 검찰조사 결과, 사망원인이 불확실하다며 살인혐의가 없다는 결론을 내려졌다.

참으로 어이없는 것은 다른 장애인의 진술은 증거로 부족하다는 것이 검찰 측의 판단이다. 그들이 진술능력이 떨어지는 장애인이라는 것이다. 그 장애인들이 정신적인 지능이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장애가 있기 때문에 지능이 떨어진다는 무지와 편견을 검찰이 갖고 있는 것은 아닐까?

그리고 또다시 벌어진 헌법재판소의 판결은 더 가관이다. 시각장애인의 안마사의 독점적 직업은 비장애인과의 형평성에 어긋난다며 위헌 판결을 내렸다. 일부 선진국에서도 시각장애인의 사회적인 참여를 위해서 일부 직업을 독점적으로 허용하고 있는데 한국은 이번 판결로 우리나라는 아직 후진국이라는 판결을 내린 것과 같다고 생각한다. 이번의 판결로 결국은 2명의 시각장애인이 자살하고 말았다.

그리고 어제(4일) SBS의 방송을 보며, 또다시 눈물을 흘렸다. 예전의 ‘노예 할아버지’, 섬에 팔려간 ‘노예 청년’, 그리고 어제 본 ‘노예며느리’. 이들 모두의 공통점은 약간의 지능장애로 인한 정신지체장애인이라는 것이다. 정신지체장애인은 약간의 지능이 떨어져서 자기방어를 하지 못해 남이 하라는 데로 하며, 어떻게 보면 순박하기 그지없는 사람들이다.

그러다보니 이들을 데려다가 노예보다도 더한 일을 시키며 밥도 제대로 주지 않고 부려먹는다. 그것도 그냥 부려먹는 것도 아니고 욕설과 구타를 일삼으면서 말이다. 더 황당한 것은 그 부려먹는 인간들은 그 지역의 유지이거나 이장이라는 것이고, 그 지역에 사는 사람들조차도 그것을 당연시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10년 이상을 부려먹으며 월급 한 푼 주지 않으면서 오히려 기초생활보호 수급권자로 신청해서 장애수당과 생활비를 타서 마음대로 써왔던 것이었다. 그러면서 당당하게 하는 말이 그동안 입혀주고 먹여준 것이 어디냐며 되레 화를 낸다. 그런데 더 황당한 것은 그 지역 동사무소에서 근무하는 사회복지사도 같은 말을 했다는 것이다.

이 모든 일이 최근 2달 사이에 벌어진 일들이다. 죽임을 당해도 장애인이기 때문에 죽인 사람이 없거나, 자살을 해도 비장애인의 직업 선택권이 우선이라는 법, 그리고 지능이 떨어지는 정신지체장애인은 노예로 살아도 먹여주고 입혀주는 것만도 어디냐며 되레 화를 내는 사람들!

뜨거웠던 월드컵의 응원전을 보며 대한민국의 국민이라는 게 자랑스럽다며 인터뷰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과연 그들이 불의의 사고로 장애인이 됐을 때도 그런 말이 나올지 의심스러웠다. 이 나라에 정말로 장애인의 인권이 있는지, 있다면 그것이 비장애인과 동등한 인권인지 아니면 장애인은 따로 정해놓은 편견과 차별 속에서 어느 범위의 인권을 적용하는지 나로서는 도저히 알 길이 없다.

다만 한 가지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이 나라에서는 절대로 장애인이 되지 말라는 것이다. 현재의 장애는 90%이상이 산업재해와 교통사고로 만들어지니 부디 알아서 몸조심하는 수밖에 없으며, 만약에 불의의 사고로 장애인이 됐다면, 알아서 잘(?) 살기를 바랄 뿐이다.

*김영주 기자는 에이블뉴스 누구나기자로 7년전 교통사고로 전신마비장애를 입었으며, 현재 삼성화재 보험설계사로 일하고 있다. 블로그 http://blog.daum.net/21konan

출처 : 에이블뉴스<김영주 기자>